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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작가 Jun 21. 2024

잡념이 많아서 일단 뛰었어

밤샌 다음날 러닝하기


앤드류 후버맨 루틴을 하려다가

밤을 꼴딱 새웠다.


백수가 되니 자는 시간과 깨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져서 생체리듬이 엉망이 되었다.


의식적으로 6시 30분에 일어나 루틴대로 실천을 해보려고 했다.


여기서 해보려고 했다는 건 실패했다는 뜻이다.

즐려고 하니 잠이 안 와서 밤을 새웠다.


디지털 디톡스니 뭐니 나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유익한 정보를 보겠다고 유튜브를 켰다가

숏츠만 2시간을 넘게 봤다.


11시가 다 돼서 눈을 떴다. 면접 제안이 여러 개 와있었고, 답장을 하고 다시 하루를 시작했다.


워드프레서 책을 구매했는데 월별 결제를 할지 말지 고민하다가 오늘도 접었다.


이제는 게임도 재미가 없다. 뭘 할까 생각하다가

이내 채용포털을 또 하루종일 들여다본다.


너무 가고 싶은 기업이 있지만, 어느새 여기저기서 불합격을 받다 보니 멘털이 많이 약해졌는지 떨어지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일단 키보드를 두드려 본다.

내가 퇴사할 적에 가장 후회되는 부분이 나의 실적을 데이터로 세분화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때는 몰랐지, 데이터의 소중함을

‘나’라는 상품이 결국 숫자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머릿속이 복잡해서 찬물로 샤워를 했다. 요즘에는 하루 4번은 샤워를 한다.

찬물이 차갑지가 않다. 여름이라 그런가..


마음 같아서는 얼음을 찬 욕조에 담가놓고 반신욕을 하고 싶지만 욕조가 없어 참는다.


찬물샤워를 하고 일단 달린다.


그리고는 항상 산책로 근처에 있는 오래된 책방에 들른다. 왔다 갔다 1년은 된 거 같은데, 책이 그대로다..

그래.. 오래된 서점은 이런 맛이지.. 반전은 추가로 책을 구매해 오신다고 한다.. 뭐 이런 반전이..


서점 주인 어르신은 내가 올 때마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 하고 묻는다. 보통은 찾으시는 책이 있어요? 하고 묻는 게 정상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없나요?

“없을 텐데? “ ”데일 카네기의 자기 관리론“ 없나요?

“없을 거예요” 네 그럼 좀 둘러볼게요


어김없이 사지도 않을 책들을 삼십 분가량 표지만 쳐다본다. 초능력이 있다면 펼쳐보지 않고도 목차가 보이는 능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항상 뛰어다니는 봉제산으로 향한다. 오늘도 강아지들이 참 많다. 트랙을 돈다. 한창 때는 5km를 안 쉬고 달렸는데, 이제는 1km도 좀 버겁다.


나이키 앱을 다시 설치하고 2마일을 뛰어보았다.

굼벵이가 되어버렸다 내가 이렇게 저질 체력이라니..


한강은 뷰가 좋아서 더 뛰게 되는데 트랙은 똑같은 곳만 돌아서 재미가 없는 게 원인인 거 같다.


내일은 한강 가서 뛰어보겠다는 다짐을 한다.


UDT 체력 테스트 해보려다가 어깨가 나간 거 같다.

호주에 있을 때는 경찰 체력 테스트 정도는 거뜬히 했었는데.. 이제는 못할 거 같다.


백수면 체력이라도 증가시켜야 하는데, 이러고 있네..

건강하고 바쁜 백수가 되어야겠다고 오늘도 생각한다.


저번에 진행했던 이상한 면접이 나쁘지 않았는지 갑자기 다음 주에 출근을 하란다. 그런데 나는 이미 마음이 상했는걸?


“기한이 더 필요합니다.” “왜요? 다른 곳 면접 보세요? “

“네, 연락 주신다 하시고 연락이 없어서 떨어진 줄 알고 이미 이력서 넣었어요.”

원래는 뽑을 생각 없었는데 특별히 내가 자리하나 더 마련했다는 식으로 생색을 낸다.


합격했다 해놓고 연봉협상 진행하니 예산이 어쩌고 하면서 채용 취소했던 빌어먹을 몇몇 회사 때문에 이제는 채용되었다는 말이 오퍼레터를 받기 전까지는 모른다는 것을 깨달아 버렸다.


“내일 만나서 다시 한번 얘기 나눌 수 있을까요? 2차 면접 보신다고 생각하시고 시간 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호기롭게 결투를 신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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