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짐도 줄일 겸 기부도 할 겸 짐 정리를 시작해 총 해남절임배추 크기의 6박스를 비워내고 옷, 기타 잡화, 책 등 115점 총 18만 원 상당 아름다운가게 기부 완료.
뭘 제대로 모으는 취미는 없지만 이고 지고 사는 성미라 늘 비워내는 게 고역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물건과의 이별도 어느 정도 해내고 있다.
옷은 '세상에 내가 이 사이즈 옷을 입었다고!?' 싶을 만큼 작거나 짧은 경우는 가차 없이 박스행. 무릎 위로 올라오는 스커트와 짧은 반바지도 드디어 모두 버려냈다. 나이가 들수록 치맛단이 길어지는 이유가 있었다. 멀쩡한데 도무지 수년째 손이 안 가는 코트나 블라우스 등도 일부 처분했다. 마지막까지 입었다 벗었다 하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지만 최소한 올해 겨울에도 안 입을 게 뻔했다.
모자 좋아하는 편이라 모자도 이래저래 색깔 별로, 스타일 별로 여러 개였는데 대다수 보냈다.
책은 올해 안 사겠단 목표를 지켜냈고(e북 등으로 봄) 40권 기부 완료. 앞으로도 3x4 사이즈 책장만 지키고 살아야지.
이 작업을 여러 번 해보니 어느 날 갑자기 '그때 그 옷, 그때 그 책 버리지 말걸'하며 아쉬운 순간이 오기도 했지만 대체로 없어진 지도 모른 채 살아가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가끔 사진 속에서 추억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