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여정

만남

2026. 2. 16.

by 한상훈

나는 가장 먼저 잠에서 깨어났다. 형제들은 아직 즐거운 잠에 있었는지 평온한 모습이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형제들도 모두 다. 나는 따뜻한 불이 타오르는 벽난로를 지나 벽을 보았다. 그때가 그를 만난 첫 순간이었다.


그는 시간을 초월한 존재였다. 그의 세계는 타들어가듯 메마른 곳이었다. 어두운 하늘 속 모래바람이 날리는 거친 사막. 장발의 머리칼을 날리는 그는 날카로운 눈매로 나를 마주 보고 흐르는 시간선 어딘가로 사라져 갔다. 그를 처음 보고 내가 느낀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두려움? 이상한 감정이었다. 그는 이 선을 넘을 수 없음에도 어떤 점에서 나는 두려웠던 것일까.


그를 본 후 나는 세계를 지켜보았다. 첫 번째 세계엔 아무런 생명체도 보이지 않았다. 당연하긴 하다. 생명체를 보기 위해선 내부로 들어가는 게 확실하니. 두 번째 세계에서도 세 번째 세계에서도. 나는 형제들을 뒤로하고 두 번째 세계로 향했다. 두 번째 세계는 무척이나 아름다우며 상상하는 모든 아름다움과 행복이 존재하는 무한의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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