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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훈 Jun 04. 2020

실패는 얼마나 성공에 가까이 갔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평생 동안 겪는 실패의 대부분은 자신이 성공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갔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토머스 에디슨


나는 에어데스크​를 만들 때 토머스 에디슨의 이 말을 매일매일 곱씹었다.


‘성공까지 얼마나 남았을까. 지금 포기하는게 나은걸까. 2달만 더 고생하면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1년이면 정말로 성공하지 않을까.’


그렇게 버티고 버티면서 일을 진행했지만 성공하진 못했다. 내가 원하는 수준으로 만들지도 못했고, 점점 커져가는 일들과 비용들을 감당할 수 없었다. 꿈을 컸지만 누구에게도 내 꿈을 위해서 수 천 만원 넉넉하게 투자해달라고 말할 수 없었다. 경험도 없고, 에러도 많고, 그리고 언제쯤 성공할지 도무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작하기 전 성공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알았다면 나는 포기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성공의 높이와 실제의 높이는 너무도 달랐다. 처음에 쉽게 생각한 고지에 다다랐을 때 나는 곧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내가 정복한 곳은 고지도 아닌 둔턱도 안됐던 것이었다. 그 다음 둔턱을 넘어, 또 둔턱을 넘어, 수 개월 동안 넘어가도 여전히 성공을 보이지 않았다. 성공하리라는 착각을 품고 살았다. 저 언덕만 넘으면 해낼 수 있겠지라는 믿음이 마른 수건을 짜내듯 나를 짜냈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그리고 물질적으로 완전히 탈진시킬 때까지 나를 짜냈다.


성공이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얼마나 노력해야하는지. 내 능력과 내 환경과 조건으로 얼마나 해야하는지 모른다. 세상의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무엇이 성공하고, 어떤 회사가 대박을 치고, 어떤 주식이 오를지 모르는 것처럼 성공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렇기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건 기약없는 성공을 위해 일하거나 아니면 포기하는 길이다.


성공에 집착하다보니 포기라는 선택지를 버리고 살았다. 하지만 포기는 포기가 아닐 수 있다. 워렌 버핏이 주식투자에 대해 말한 것을 생각해봤다.


날라오는 모든 공에 스윙을 할 필요가 없다. 홈런이나 장타를 칠 수 있는 정말 좋은 공이 들어올 때 까지 기다려도 된다. 왜냐하면 투자에서는 스트라이크 아웃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산관리를 하고 있을 때 관중들이 스윙을 하라고 소리지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잘 억제해야 된다.


성공을 향한 노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투적으로 일을 벌리고, 망하면 또 시도하고, 또 시도하고. 좋은 공이 오기도 전에 치다보니 정작 좋은 공이 지나쳐도 칠 힘이 없었다. 세상에서는 홈런을 친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나만 홈런을 못치고, 나만 흔한 안타도 못치는 것 같았다. 그러다보니 모든 공에 스윙했고, 나는 삼진아웃 당했다.


토머스 에디슨의 말은 사람에 따라 분명 다르게 들릴 것이다. 성공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도 노력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또는 성공이 너무 멀리 있을 수도 있기에 더 좋은 공을 노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둘 중 무엇이 더 나은지 말할 순 없다. 하지만 모든 공에 스윙하는 타자치고 성공한 타자는 없었다. 모든 기회를 살려야만 인생을 성공하는건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토머스 에디슨의 말을 이제 다르게 이해한다. 성공의 어려움을 느끼고, 얼마 안되는 기회를 살려야 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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