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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훈 May 23. 2024

널 엔터프라이즈를 시작하며

잊힌 꿈에서부터

원글 링크: https://hansanghoon.com/880UqxN798RDCIkGOTzG





널 엔터프라이즈 홈페이지


오늘 널 엔터프라이즈 회사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면서 그동안 했던 모든 프로젝트를 검토해 보았다.


개인적으로 했던 소소한 프로젝트를 뺀다고 해도 약 40개의 프로젝트였다. 공개가 불가능한 프로젝트까지 합하면 이래저래 60개의 프로젝트 정도를 진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많은 프로젝트를 했으나 대부분의 프로젝트에는 그 프로젝트에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얼굴과 그때의 기억과 감정들이 떠올랐다.


워크샵에서 먹던 고기


회의 시간, 멀리 보이는 화이트 보드엔 직원 초상화도 보인다


내가 회사 운영을 하면서 느꼈던 한 가지 보람은 우리 회사 디자이너들이 참 잘해주었던 점이다. 우리 회사는 개발자 중심의 회사였기 때문에 당연히 디자이너의 숫자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러나 디자이너 한 명 한 명이 잘해주었고, 고마운 분들이 많다. 내가 더 운영을 더 잘했다면 훌륭한 디자이너 분들과 더 오랫동안 즐겁게 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멋지게 만들어준 회사 캐릭터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많은 걸 배운 4년 있었다. 지난 4년간 좋은 일들과 안 좋은 일들을 마주하며 나는 내가 얼마나 부족한 인간인지 마주해야 했고, 한 편으로는 함께한 이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움도 매일같이 마주해야 했다.





리더로 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의도하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 해명해야 하기도 하고, 뜻하지 않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나보다 연약한 이들을 감싸주어야 하기도 하고, 쓴 현실을 마주하게 해야 할 때도 있다. 반대로 사람들이 던지는 모된 창과 가시 같은 말을 듣지 못하는 것처럼 행동해야 하기도 한다. 그렇게 부족한 사람들이 모여 멋진 작품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일'이었다.


에어데스크를 포기하며 수중에 남은 마지막 돈으로 사먹은 맥도날드

수많은 실패와 성공을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지쳐 있을 때가 있다. 겉은 멀쩡한데 정신이 가동되지 않는 것이다. 에어데스크에 쏟은 시간 4년이 사라진 고통은 여전히 아프다. 플렉스웹에 쏟은 3년도 마찬가지로 아프다. 모든 것이 내 선택이었으나 선택에 대한 책임은 무거웠고, 때로는 사람들의 실수를 대신 짊어져야 하는 대표의 책임을 벗고 싶은 마음도 컸다. 악랄한 인간들도 많이 만났다. 일상에서 만나기 힘든 범죄자들도, 사람들을 기만하는 것을 숨쉬듯 하며 살아온 사기꾼들도. 계속해서 마주해야 하는 삶을 산다.



인도네시아 파트너 분들과


해외 파트너들과 일하는 데에는 또 다른 능력이 필요하다. 영어로 소통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그들의 문화와 에티켓을 알아야 한다. 또한 그들과 유대를 형성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만들기 힘든 파트너쉽을 해외에서 만든다는 건 다른 세계에서 일하는 것과 같다.



독립기념관에서


실패와 실패를 거듭하며 내가 보람을 느끼는 것은 이것이 곧 인생이라 믿기 때문이다. 빛이 있어야 어둠이 있는 것처럼 슬픔이 있어야 기쁨도 찬란하다. 나는 항상 행복한 인생을 꿈꾸지 않는다. 인생에서 의미를 찾자면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한 명씩 늘어갈 수 있다면 그것이 좋은 인생이라 믿고 있다.






조카들과 찜질방에서


그래서 먼 훗날 과거에 함께 일했던 이들을 만나게 된다면 나는 그들에게 가진 여러 기억들이 있음에도 밝게 그들과 인사하고 싶다. 한껏 팔을 벌려 반갑게 안고 싶다. 그들과 내가 허물 없는 인간이어서가 아니라 함께 젊음의 순간을 나누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애써왔기 때문이다. 때로는 서로가 이해하는 방식이 다르고, 느끼는 것이 다르고, 믿는 것이 다를지라도. 우리는 나름의 방향에서 목표를 달성하고 싶었으니 말이다.



'어떤 기업을 만들 것인가' 라는 글에서



전세계에서 사업을 하고자 한다. 기본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한다. 내가 무엇을 하든 모든 것은 모든 사람들에 의해 알려질 것이라 믿는다. 그렇기에 나는 진심을 다해 살고 싶다. 쓰레기 같은 짓을 한다면 내가 한 쓰레기 같은 짓으로 내가 기억될 것이고, 옳은 일을 하며 살아왔다면 미담으로 기억될 것이다. 어떤 이로 기억될 지는 나에게 속한 일이라 생각한다. 잘 해내고 싶다. 더 잘 해내고 싶고, 잊고 있던 꿈을 달성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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