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성준 Jul 11. 2022

원래 방법은 뻔하다. 해내는 게 어렵지.

멘토링 로그

종종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 멘토링이나 컨설팅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내가 너무 뻔한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대표님들은 마치 태어나서 처음 듣는 얘기인 듯 노트에 적어가면서 열심히 들어주고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을 해주시지만 정작 나는 뭔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달리기도 런태기가 있다던데 멘토링도 멘태기가 오나보다. 



수년째 해오던 일인데 뭔가 더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어떻게든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 싶은데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글을 쓰는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지만, 사람들은 글보다 영상을 좋아하고 쓴소리보다 달달한 소리를 좋아한다.  

좋은 투자자를 소개하는 것이 미덕이지 싶어 별다른 필터링 없이 벤처캐피탈에 소개했다가,

준비가 안되었거나 성과가 미미한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것은 나의 크레딧을 파는 거라며 야지를 먹은 적도 많아 그것 또한 조심스럽다. 

계속 고민해야겠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는 뭔가 조직화, 체계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오늘도 수많은 창업 멘토 코스프레들, 유튜버들이 결국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을 것이다. 

고객의 가치를 창출해라.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라.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해라. 매출을 늘리고 비용을 아껴라. 최고의 인재를 뽑아라. 린스타트업을 해라. 적시에 투자를 받아라. IR은 6개월 전부터 해라. 등등등 

이 중에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얘기는 많지 않다. 

사실 검색을 하거나 책을 몇 권만 봐도 다 아는 얘기들이다. 

좋은 대학에 가려면 국영수 위주로 열심히 예습, 복습하라고 얘기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결국 과외 선생의 역할일 뿐이다. 공부는 정작 학생이 해야 한다.

과외 선생이 아무리 족집게 과외를 해도 학생이 그 문제를 풀지 않고 암기하지 않으면 성적이 오르기는 어렵다. 학생의 성적을 올리지 못한 과외선생은 짤리면 그만이다.  



성공하기 위한 방법은 원래 간단하다. 그걸 해내는 게 어렵지. 

공부를 잘하려면 매일 일정 시간 이상의 문제 풀기와 암기와 같은 노력을 해야 하고

좋은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영어 성적이나 회화 실력, 공모전 입상, 사회봉사와 다양한 경험 등의 스펙을 잘 쌓으면 된다.

10Km 이상 뛸 수 있는 러너가 되려면 매일 꾸준히 달려야 하고

80대를 치는 골퍼가 되려면 매일 1시간이라도 연습을 해야 한다. 

모두의 숙제인 영어회화도 하루 두세 시간씩 몇 년간 빡세게 공부를 해야 외국인을 만났을 때 위축되지 않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창업을 해서 회사를 성장시키는 방법도 간단하다. 

좋은 아이템을 찾아서 최고의 인재를 모아 팀을 만들고 고객의 가치를 창출하고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면서 

매출을 늘리고 비용을 아끼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투자유치를 하면 된다. 

입으로 야불거리기는 쉽지만 이 모든 것을 해내는 게 어려울 뿐이다.



원래 방법은 뻔하다. 그걸 해내는 게 어렵지. 



강의 및 멘토링 연락처: junsme@gmail.com







작가의 이전글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일단 영향력부터 가지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