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즈니스젤라또 Feb 01. 2024

로컬맛집 vs 5성급 호텔? 고객이 잊지 못하는 서비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DNA  (feat. 디테일의 미학)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DNA 시리즈는 개인부터 브랜드, 기업까지 치열한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인사이트와 작은 브랜드부터 큰 브랜드의 사례를 함께 전합니다.  


5성급 호텔에 갔다. 곳곳에 예술 작품과 조형물들은 눈을 즐겁게 만들었고, 서울 호텔에서는 보기 힘들 정도의 압도적인 크기와 샹들리에, 방크기, 쾌적한 환경에 정말 만족스러웠다. 


호텔 서비스도 전체적으로 친절했다. 그런데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허술함이 보였다. 친절은 한데 5성급 호텔에 맞지 않게 서비스에 허술함이 있었다. 가령 체크아웃할 때, 시설 이용료에 대한 할인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을 해주지 못한다거나, 인력 배치는 많았음에도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제때 알려주지 못한다거나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수영장 시설과 스파 시설을 갖춘 복합공간 탈의실에서 스파시설을 가는 법을 한 직원에게 물어봤는데 본인도 처음 왔다면서 잘 모르겠다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하다못해 자신의 선배에게 바로 가서 물어보고 알려주겠다고 말하는 기지를 발휘할 수도 있었는데 이런 부분도 아쉬웠다. 


서비스에 대한 실망은 로비 화장실과 일식 파인레스토랑에서도 이어졌다. 체크인 때 화장실을 들렸을 때는 분명 쾌적하고 좋은 향이 났는데, 저녁쯤 가니 쾌쾌한 냄새가 났다. 이후 호텔 안에 있는 파인 레스토랑에 방문했다. 


일행과 나는 아주 오랜만에 호텔에서 마음먹고 쉬려고 온 것이라 사실 돈을 많이 지불하더라도 기분 좋게 술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싶었다. 그런데 들어서자마자 현재 음료를 1인 1개를 주문해야 하는데 괜찮으시겠냐는 질문을 했다. 술도 마시고 싶어서 온 거니 알았다고 해서 들어갔다. 그런데 자리가 메인홀이 아닌 출구 쪽에 위치한 자리였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파인다이닝은 인테리어도 즐기고,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서 온 것인데 이런 부분을 충족하지 못하니 일단 김이 샜다. 1인 1 주문에 대한 의중을 묻기보다는 출구 쪽 자리뿐인데 괜찮은지에 대한 질문을 먼저 던져서 고객의 동의를 받는 게 더 세련된 커뮤니케이션이었을 거라 생각이 들었다.  


시설이나 환경이 커버를 못하는 부분을 서비스를 통해 커버만 잘해 고객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어준다면 충성 고객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신기하게 모두들 정말 친절은 했다. 그런데 그 친절에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헤아려주는 친절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화룡정점은 다른 테이블 가격으로 청구한 것. 무려 우리가 내야 할 돈보다 10만 원 이상 높게 청구를 한 것이다. 계산할 때 예상과는 다른 금액이라 영수증을 받아보니, 다른 테이블의 비용이었다. 우리가 이야기를 하다가 혹은 급한 일이 있어서 금액 확인을 하지 않고, 바로 결제만 했다면... 아주 난감한 일이 생겼을 거다. 금액을 떠나 누구든지 불합리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직원은 친절하고 빠르게 환불을 해주었지만, 우리는 이미 호텔 서비스와 레스토랑에 대해 실망했고,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었다. 


다음날, 체크아웃을 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오래된 로컬 맛집이라고 해서 방문했다. 9천 원에 백령도식 냉면을 하는 맛집이었다. 갈 때마다 줄을 서는 맛집이었는데 다행히 우리가 방문한 시간에는 기다리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주차장은 사람들이 많아 혼잡했는데, 주차 안내해 주시는 분이 우리 키를 받아 발렛을 해주셨다. 주차 공간을 찾고, 주차를 하는 각을 찾는 아주 사소한 고객의 시간도 소중하게 느껴주는 배려가 느껴졌다. 우리가 식사를 하고 있자 주차를 하시고, 친절한 인사와 함께 키를 전달해주셨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데, 함께 나온 밑반찬과 따뜻한 차를 내어주셨는데 정말 맛있었다. 차를 더 마시고 싶어서 다 마시고 리필을 부탁드리려고 살짝 모서리 쪽으로 컵을 옮기는 순간 사장님이 오시더니 차를 따라주셨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우리의  동선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살펴보고 계신 거 같았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야기도 안 드렸는데도 밑반찬을 리필해 주셨다. 아마 맛있게 먹는 우리의 모습을 보셨던 거 같다. 


고객의 관점에서 우리가 정말 필요하다고 느끼는 서비스를 해주셨다. 이런 귀한 서비스를 받으니 우리가 어제 5성급 호텔에 받은 서비스와 비교를 하면서 우리도 모르게 비교 아닌 비교를 하게 되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모든 회사와 사업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적용할지 아래 간단히 정리해보려고 한다. 


최고의 서비스는 군더더기가 없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만 제때 해주기만 해도 과도한 친절을 베푸는 것보다 고객이 더 만족하고 기억한다. 식당이라면 고객의 방문부터 식사를 하고 결제까지의 고객 경험 여정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을 제공할 수 있는지 점검하고 이 부분을 확실하게 서비스로 전달해야 한다. 


가격보다 훨씬 더 가치를 주어야 고객은 잊지 못한다. 

고객이 기억하는 브랜드는 결국, 고객이 지불하는 금액보다 더 많은 가치를 주는 것이다. 5성급 호텔 직원분들도 대체적으로 정말 친절했고, 우리가 원했던 서비스를 잘해주신 부분도 많았다. 그러나 우리가 지불했던 비용만큼 그 이상의 감동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의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만약 우리가 먹었던 냉면집에서 받았던 고객경험을 호텔에서 받았어도 우리는 정말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우리는 그 냉면집을 잊지 못한다. 


고객만족은 친절함이 아니다 

고객만족은 친절만으론 완성되지 않는다. 서비스나 제품의 핵심이 되는 것에서 가장 먼저 충족을 시켜주어야 한다. 음식점이라면 음식 맛이 가장 중요하고 이후 서비스와 인테리어 분위기 등일 거다. 5성급 호텔이라면 시설과 서비스가 5성급에 맞으면 된다. 최근 방문했던 브런치집도 비슷했다. 사장님이 정말 친절하셨다. 캐주얼한 레스토랑이었는데 음식 설명도 디테일하게 해 주시고, 친절하셨다. 생각보다 사람이 거의 없어서 의아했는데 식사를 해보니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사장님이 음식에 대한 철학은 있으셨지만 사실 음식이 우리 입맛에 맞지는 않았다. 우리에게 음식이 어땠는지 들으시진 않고, 일방적으로 이걸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게 정통 프렌치 가정식이라는 것만을 계속 어필하셨다. 요식업의 끝판왕 백종원 씨도 로컬에서 개업을 할 때 로컬에서 먹는 것과 잘 먹지 않는 것을 파악해서 다음날 메뉴를 바꿀 정도로 고객 입맛과 취향을 반영을 하는데 확실히 잘 되는 집과 그렇지 못한 집의 차이는 이런 디테일에서 나오는 것 같다.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 사람과 시스템으로 완성한다

나는 호텔 직원분들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호텔에서 고객이 필요한 것을 어떻게 알아차리고, 제공해야 하는지 세밀한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산 실수가 이뤄지지 않도록 빌즈를 제공한다거나 (돌이켜보니 빌즈도 제공되지 않았다) 고객의 편의를 주기 위해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체크하는 매뉴얼이 존재하고, 인에어로 몇 번 테이블이 계산하러 나간다는 등의 커뮤니케이션이 명확하게 이뤄져야 했다. 냉면집 경우 규모가 작았음에도 주차 안내 담당자가 계셨고, 홀에서도 우리를 전담해서 케어해 주시는 직원분이 계셨고, 고객의 반찬이 비거나 물이 비었을 때 채워주라는 매뉴얼도 존재했다. 그리고 시스템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것은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분의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주는 따뜻한 마음과 프로 의식일 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