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은경 KAY Feb 07. 2024

구성원이기 전에 인간으로 대하기

리더의 존중에 대하여

'지금이 몇 년차인데 아직도...'

'지금 나이가 몇 살인데...'

'하다못해 월급을 받는데, 월급값을...'


상황이 심각하다. 심각하다고 스스로 해석했다. 

팩트로 평가된다면 빨간불을 주면 그만일 수 있지만

여기에 따라오는 나의 화는 과연 정당할까.

나의 화는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생각해보니 나는 합의된 목표나 수준으로 이야기하지 않았고,

나의 기대와 전제로 상대를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지금의 성과를 이루기까지 얼마나 고되게 걸어왔는지,

구성원이 열심도, 의지도 잘 보이지 않는다면 왜 이렇게 화가 나던지.

한동안 문제로 혼자 많이 괴로웠다.

그리고 그 끝의 결론은 '다시 사람을 본다'였다. 


몇 해전부터 컨설팅을 해오는 그룹사 중에 제조업 분야의 기업이 있다.

기계를 다루고, 공학적인 input과 output을 다루다보니 예측도 쉽고, 손 쉽게 다룰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느 순간, 사람도, 회의도, 업무도, 업무의 연장선으로 기계 다루듯이 진행을 하고 있었다.

아마 조직의 일원들은 이것을 눈치 채지 못했던 것 같다.

너무 익숙하기 때문에.


그런데 기계와 달리 사람은 생각과 정서가 있고, 

자신의 의지로, 무언가를 해내기를 기대하고, 관계를 맺고,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여기에서 '사람'을 대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생기는데- 

기계도 문제를 일으킬때가 있겠지만- 기계와 달리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영역이 매우 적다는 점이다.


내 마음과 다르니, 내 입장에서 생각하면 나의 생각과 판단으로 인한 화도 정당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리더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된다. (상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부족한 부분과 잘못에 대하여는 분명한 hard talk는 필요하겠지만

그것 이전에 '사람'을 대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도 인격과 생각을 가진 귀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나는 종종 바쁜 업무 속에 여유가 전혀 없을 때, 특히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자원(기존의 Human Resource, HR의 관점)으로 보였다.

효용가치가 있어야만 존재이유가 있고, 쓸모가 있는 사람으로 보였던 것 같다. 


나의 주니어 시절, 잘 해보고자 해도 잘 되지 않았던 그 때를 기억하면

나를 생각하면, 그 어려움도 전혀 이해못할 것은 아니다.

그도 자기 실현을 하고 싶을텐데 하지 못하는 그 마음은 어떻겠는가.


그럼 리더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

심지어 리더들이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 질문을 던지고, 그들을 돕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내 스스로도 바로서지 못하면 어찌 당당할 수 있을까. 

여러가지 생각 끝에, 일의 효율 그 전에 '사람'을 보기로 결심하였다. 


잠시라도 내게 맡겨주신 사람들에 대해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고 한명한명 관심있게 지켜보듯 

동료들을 한명한명 살피고, 자기실현을 할 수 있도록 든든한 발판이 되어야겠다. 


리더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한번의 결심이나 한번의 깨달음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삶 속에서 살아내야 하는 것 같다.

리더 이전에, 리더십을 갖추는 것, 그러나 그 이전에는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은 바로 타인을 존중하는, '사람'으로 대하는 태도와 마음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순간적인 판단이 밀려올 때, 다시금 나의 나된 은혜를 기억하고, 

동료와 주변을 사람으로서 귀하게 여기며 존중하는, 리더가 되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