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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정곰 Aug 06. 2019

'스타트업'에서 좋은 동료는요.

회사를 떠나면서 좋은 조직이 일하는 방식을 끄적끄적

*이 글은 실제 내부에서 공유된 글을 기반으로 구성된 글입니다.





긴 글이에요. 오늘 밤 저는 찬호박 모드입니다.

스크롤 압박을 예시하는 최고의 jpg 파일

  

회사를 떠나며, 저의 리더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어요.

저는 이 질문을 받고 어떻게 답을 해드려야하나 고민을 했어요.

혼자 독백을 해보기도 했고, 술을 한 잔 걸치고 이 질분에 대한 답을 쭉 적어봤죠.

(술김에 좀더 솔직하게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 조금더 차분하게 애기를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어요.)


그 내용을 공유드릴게요.




1. 00스타트업에 일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핵심 역량 및 자질은 어떤 것이었으면 하는지

2. 000들이 어떻게 일하는 방식을 가지면 좋겠는지
3. 000이 어떤 위기에 처했을 때 위기를 헤나가는 모습이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는지

의견 한번 주세요




질문이 3가지이긴 한데 사실 같은 답변을 드릴 수 있는 것 같긴 합니다.

최대한 세가지 질문에 대해 답을 해볼게요.




1. 00스타트업에 일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핵심 역량 및 자질은 어떤 것이었으면 하는지


제가 생각하는 것은 5가지가 있습니다.

자기주도성

목적성

실행력

회고 능력

공유와 소통




1) 자기주도성


제가 00에 입사한 이유, 그리고 계속 일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거였던 것 같습니다.

'150만 다운로드 서비스 너맘대로 하게해줄테니까 드루와!'

기억이 어렴풋하긴 하지만, 이런 문장이었던 것 같아요.

좀 더 해석하지만, 자기주도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할 수 있던 곳이었던 것 같습니다.

즉, '자유롭게 자기 주도적으로 업무하며 성장하는 회사' 였던 것 같아요.

우리 회사는 이렇게 사람들을 이끌었던 것 같아요.

이게 그리고 이것이 00스타트업의 가장 기초적인 기본적인 자질과 역량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일을 하면서 제가 이것에 더해서 중요하게 생각하게된 가치들이 있던 것 같아요. 즉, 자기 주도적인 업무 방식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죠.



2) 목적성


일을 함에 있어서 목적을 생각할 순 없는 것 같아요.

아무런 목적없이 그냥 '이거 하면 좋을 거 같아요'는 프로답지 못한 모습이고,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해요.

내가 생각한 방향과 다른 사람들이 생각한 방향은 우연처럼, 인연처럼 딱 맞아 떨어지길 바라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해요. 어느 정도 채용 단계에서, 입사하고 나서, 그리고 꾸준히 우리 회사가 이런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목적의식을 공유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들은 한 조직문화 게임이있는데요.   

다같이 등을 지고 서로 팔을 맞잡고 원을 만들어요. 딱 한 사람만 등지지 않고, 안쪽을 바라보죠.

그리고 3층짜리 나무탑을 쌓기 시작하고, 그 안쪽을 바라보는 한 사람의 시각에서 나머지 모든사 람이 그 사람의 오더를 받고 탑을 쌓는 거에요.

그런데, 그 탑은 생각만큼 잘 안쌓아지는거죠. 한 30분이 걸려도 3층탑을 못쌓는데요.

이렇게 한 차례 게임을 끝내고, 이번에는 다같이 안쪽을 바라보고 원을 만들어요.

이번에도 탑을 쌓는거죠. 모두가 한 방향을 보고요. 그때는 탑이 순식간에 만들어진다고 하네요.







즉, 구성원이 같은 목적하에 같은 방향을 바라봤을 때의 속도와 성과가 엄청나다는 건데요.

자기 주도적으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목적, 방향을 잘 알고 해야하는 것 같아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일을 하는 지 생각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00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영업팀에서 왜 매출을 내야하는지? 단순히 돈벌면 좋으니까가 아니라,

우리의 캐시카우, 매출과 트래픽을 내는데 어떤 기여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있어야하고,

00는 왜 신규 사업을 해야하는지, 그리고 그 서비스들이 하나의 회사로서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목적'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그 아래 있는 임직원들이 스스로 회사의 목적하에 본인들만의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자기주도적'으로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거고요.


예전에 리더분이 말해준 말이 생각나요. '재밌게 일하며 재밌는 삶을 살 수 있게 돈 많이 버는 조직' 이라고 말씀주셨는데요. 저는 물론 이 가치가 너무 좋아요. 그런데 좀 더 생각해보면 이건 우리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보다는 그래서 얻고싶은 결론에 해당하는 말인 것 같아요.


내가 이 업(業)을 왜 하고 싶고(목적), 어떻게 해나가고 싶은지(아이디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야 사람들도 더 일할 맛 날 것 같거든요.



3) 실행력


 사실 앞에 것도 중요하지만, 그리고 1번 자기주도성이랑 유사한 워딩인거 같기도 해요. 아무튼, 실행력은 스타트업에 빼놓을 수 없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일을 하면서, 농구, 축구 등 제가 좋아하는 스포츠와 비슷한 점이 있다는 걸 느낀게 있어요.

저도 스포츠를 보면 '저 선수가 저기서 저렇게 했으면 안되지'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그런데 막상 제가 플레이를 할 때는, 사실 선수의 발끝만큼도 못하는 거죠.


그 상황을 제가 몸담은 조직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난 선수지, 해설가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해설자입장, 비평가 입장에서 안되는 이유 1,000가지도 댈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전 선수에요. 선수 입장에서는 눈 앞에 맞딱뜨린 상황을 빠르게 의사결정해서 돌파하고 슛을 쏴야합니다. 패스를 하든, 드리블을 하든, 슛을 쏘든 하는 거죠. 즉, 고민을 길게 한다고해서 만점짜리 답을 얻을 순 없는 거 같아요. 그리고 만인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답도 없고요.


제한된 정보하에서 최선의 의사결정을 하는거죠.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벌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결국 해야 답이 보입니다.

실행력은 정말 중요하고 필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감명깊게 본 아무런 특별한 것도 없지만 실행력으로 미국 씹어먹은 숙취해소음료 https://www.youtube.com/watch?v=BPVgt0gwY9A#action=share




4) 성찰 능력


워딩을 뭐라 써야할지 모르겠어서 성찰 능력이라고 했는데요.

어떻게 보면 다른 사람의 말에 귀기울이고, 실패를 인정할 수 아는 능력, 허세없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실행만 마구마구 잘한다고 능사는 아닌 것 같아요.

내가 했던 Action(행동)과 Decision(결정)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는지 돌아볼 줄 알아야할 것 같습니다.

이걸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게 데이터지만, 데이터란, 꼭 숫자가 아니라  사람들의 피드백, 주변 동료의 피드백도 있을 것 같아요.


결국 들을 줄 알고,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아는 자세 등이 전반적으로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실패에 대한 인정도 있겠지만, 또 반대로 회고를 통해 좋은 성과를 이룬 것에 대해서는 뜨거운 박수쳐주고, 잘 안된 것은 성장의 디딤돌로 삼을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공유하는 자세와 소통력


조직은 단세포가 아니에요. 여러명이 시너지를 내는 거죠.

제가 혼자 낸 생각이 맞으리라는 법도 없고, 사실 리더의 촉이라는 것도 전 믿지 않아요.

조직은 아주 화학적인 거라, 내가 '이거 해보면 어때?'에서 파생되는 생각들이 만들어낸 결과들이 미친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누구의 아이디어인가?' 에 대해 성공한 프로젝트들이 정확한 사람을 지칭하기도 어려운 것 같고요.

즉, 내가 말한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늘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고, 그리고 더 좋은 생각을 얻기 위해 생각을 나눌줄 아는 능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더 나아가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어야 조직이 건강하고 서로의 신의에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2. 000들이 어떻게 일하는 방식을 가지면 좋겠는지



사실 앞의 질문과 유사해서 다른 답을 해드리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앞의 얘기를 그냥 요약해서 한줄로 말씀드릴게요.



1모두가 안된다고 하는 상황에서도 된다는 마음으로 자기주도하에,

2내가 이 일을 어떤 것을 위해서 하는 지에 대한 목적성을 가지고,

3내가 가진 가설을 빠르게 검증해보고 싶다는 실행력으로 시도해보고,

4그것이 틀릴 수도 있지만, 좌절하지 않고 검증하여 새로운 시도를 하고,

5그 결과를 나 뿐이 아니라 내 동료들이 잘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유하여 더 좋은 시도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일의 태도를 가졌으면합니다.






3. 000이 어떤 위기에 처했을 때 위기를 헤져나가는 모습이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는지


위기에 처했을 때의 모습.


제가 생각한 모습은 크게 2가지인 것 같아요.

1)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

2)서로에 대한 책임감과 믿음



1) 문제에 대한 인식

제가 읽은 책 중에 생각나는 책은 '생각하는 늑대 타스케' 입니다.


그 책에 보면 상황과 문제를 구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얘기해요.

이런 내용이 있었던 것 같아요.


비가 안와서 땅이 갈라져 흉작이었다.


이때의 상황과 문제, 그리고 문제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런 상황에서 이런 오류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비가 안오니, 비가 오도록 기도하고 기우제를 지내자.


이건 사실, 문제해결책이 아니죠. 기도한다고 비가 오는 건 아니니까요.

여기서 상황과 문제를 제대로 구분하면 이렇다고 합니다.


상황 : 비가 오지 않는다.

문제 : 물을 가둘 수 있는 시설이 없어, 비가 오지 않을 때 작물에 수분 공급이 되지 않는다.

문제 해결 : 우물을 만들어 수원을 확보하자.



비가 오지 않는건 문제가 아니고,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문제라고 생각해봐야 아무 의미가 없는거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이 정확한 문제를 파악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전 조직이 위기일 때 다같이 비가 내리길 바라면서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우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는 우물을 파고 있는데, 옆에 있는 구성원이 '비가 오길 바래야죠'라며 우물을 파기위한 삽을 들지 않는다면, 저조차도 우물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것 같거든요.


조직에 몸담으면서 느낀 것은 상황을 문제로 생각하는 구성원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나는 우물을 파야한다고 생각하는데, 비가 안오는 탓을 하는 구성원에 대한 아쉬움인 거죠.



2) 서로에 대한 책임감과 믿음


이어지는 내용인데, 조직은 역할이라는 게 있죠.

서로가 역할을 다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면, 내 일조차 하기 싫어지는 것 같아요.

즉, 어려운 상황일수록 구성원에 대해 오는 책임감을 가지고 믿음을 줄 수 있어야하는 것 같아요.


또 농구 얘기를 하게 되는데요.

이기는 팀은 사실 실수를 해도 크게 사기가 떨어지지 않아요. 패스미스를 해도 "잘했어, 좋았어 좋았어"라는 얘기를 하게 되죠.

하지만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야야!! 거기서 이렇게 했어야지!", "패스를 거기다 주면 어떻게해!" 등 서로에 대한 비판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상황에서 서로에 대해 비판하기보다는 실수를 하더라도 "잘했어, 더 잘할 수 있어"라고 할 수 있는 팀이 역전을 할 수 있는 팀인 것 같아요.

이런 믿음을 가진 팀은 질 뻔했던 게임도 역전해서 더 큰 희열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이미 안좋은 상황에서 "야 넌 안돼'라고 하는게 아니라 "잘했어!"라는 말 한마디가 주는 힘은 엄청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그럴 때 모든 선수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한 발 더 뛸 수 있는 것 같고요.


팀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날강두같은 모습보다는 서로 격려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위기 상황에서는 서로 비판을 하기 보다는 격려해주는 모습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쉬운 상황에서 아쉬운 소리를 하기보다는 격려해주고 서로가 한발 더 뛰는 거죠. 그리고 실제로 서로 한발 더 뛰어야하고요.


정리하면 위기상황에서는요.

1차적으로는 구성원에게 '문제'를 정확하게 인지하는게 필요하겠죠.

2차적으로는 그 구성원이 그 문제를 정확하게 알고 문제를 같이 해결할 수 있는 동료라는  '믿음'을 가져야할 것 같습니다. 또 내가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동료라는 믿음도 주어야하고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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