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2(2021.1.3)
J에 대해 글을 쓰겠다고 결심했다.
오늘 오랜만에 만난 친한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결국 J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J가 떠난 후 나는 평소와 같이 사람을 만나 웃고 떠들다가도 머릿속 한편에서는 계속 J의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친구와의 대화에 크게 집중하지 못했다. 친구는 나를 이해해주었지만, 나는 이러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J 얘길 털어놓았다. 사실은 내가 이래서 지금 좀 힘드노라고.
그러나 하나도 후련하거나 가벼워졌거나 이해받은 기분이 아니었다. 다만 J얘기를 하지 말걸 하는 가벼운 후회만이 몰려왔다. 좋은 친구였고, 잘 들어주었는데도 그랬다.
J는 내가 이렇게 짧고 간단하게 말해도 되는 존재가 아니었다. 나의 수많은 기억 속에는 J가 존재했으며 그애의 죽음에는 일부 나의 책임도 있었다. 그애를 사랑했고 그애를 동정했고 그애를 내버려두었고 그애는 떠나갔다.
J의 기억이 나를 내버려두지 않았지만 누군가와의 한순간 대화 주제로 그 이야기를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글을 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