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이 쓰면 노답이야!
부자가 되기 위해 해야 하는 3가지
1. 수입을 늘인다.
2. 지출을 줄인다.
3. 자산을 불린다.
셋 중 하나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3가지를 동시에 다 해야 한다. 1~2가지만 잘하고 나머지를 못하면 어려워진다. 마치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 국, 영, 수를 모두 잘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그중에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한다면 "지출을 줄인다"를 선택하고 싶다. 가장 현실적이면서 쉬운 일이기도 하다. 주변을 보면 물려받은 재산이 많거나, 수입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지출 통제가 안돼서 점점 가난해지는 사람들을 종종 보곤 한다.
부자에서 가난해지기까지
아버지 친구 중에 물려받는 재산이 많아서 아주 부자였던 분이 있다. 시내에 건물이 몇 채나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평생 일하지 않고 놀면서 사셨다. 그런데 그분은 가진 재산을 몽땅 탕진하고 50대부터 환갑이 넘은 지금까지 대리기사 등 힘든 일을 하고 어렵게 살고 계신다. 지출 통제만 잘했다면 지금도 편하고 여유 있게 살았을 텐데 돈을 물 쓰듯이 쓰고 살았던 탓이다. 씀씀이가 커지면 답이 없다. 돈 버는 게 어려워서 그렇지 쓰는 것은 한순간이다.
장교의 메리트
장교로 군 복무를 마치고 나올 때 3천만 원이 넘는 돈을 모았다. 당시에 유행하던 묻지 마 차이나 펀드로 일부 날리고, 보험 강매하던 선배에게 쓰레기 보험(변액유니버설) 들어서 날리고, 상조 들었다가 날리고, 선배에게 돈 빌려줬다가 몇백 떼인 것치고는 양호하게 모은 편이다. 기껏해야 P.X에서 애들 간식(냉동, 과자, 음료수) 사주거나 주말에 외출하면 영화 보고 외식 한 번씩 하는 정도 외에는 별로 돈 쓸 일이 없었다.
백수로 시작한 서울생활
전역하고도 모아둔 돈으로 든든하게 서울생활을 시작했다. 전역과 동시에 취업을 못했던 탓에 신림동 고시원에 살면서 취준생 생활을 6개월쯤 했다. 그때가 수입 없이 벌어놓은 돈 까먹으면서 살았던 시기였다. 다른 친구들은 군대에서 모은 돈으로 유학가거나, 차를 구입하기도 하고, 펑펑 몇 달 쓰면서 살기도 했다. 다행히 나는 군대에서 읽은 수십 권의 재테크 책 덕분에 지출을 줄이면서 지켜나갈 수 있었다.
적은 돈으로 살아가기
당시 보증금 10만 원에 월세 26만 원짜리 고시원에서 지냈다. 밥은 대학교 학식(1,700~3,000원)이나 고시식당밥(식권 대량 구매로 장단 2,700원)으로 먹고 술, 담배, 커피는 따로 하지 않으니 월 50만 원 정도로 생활이 가능했다. 6개월 백수로 지내면서 주식하면서 용돈벌이 하면서 살다 보니 12월에 취업했을 때 모아둔 돈은 오히려 소폭 불어나 있었다(바닥 쳤던 차이나 펀드가 오른 덕분).
직장인이 되었으나
두 번째 직장(첫 직장은 군대)에 취업하면서 씀씀이는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악의 근원인 '신용카드'를 만들었다는 것. 이게 화근의 시작이었다. 그전까지 현금과 체크카드만 쓰던 나는 마치 도깨비방망이 두드리듯 신용카드를 긁어대기 시작했다. 일시불도 긁고, 할부도 긁었다. 퇴근을 하면 동기들과 명동과 을지로를 쏘다니며 술을 마시고, 쇼핑을 했다. 주말에도 연애를 한답시고 레스토랑을 다니며 카드를 긁었다.
카드값이 월급을 넘어서다
당시에 월급이 250만 원이 조금 넘었는데, 카드값도 매달 250만 원이 넘었다. 고시원에서 벗어나 보증금 3천에 35만 원짜리 원룸으로 이사한 데다 교통비며, 밥값이며 감당이 되지 않았다. 눈이 높아져서 맞춤 정장을 입고, 고가의 셔츠와 타이도 구매했다. 매달 마이너스 인생이 반복되었다. 어느 순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굿바이 서울
서울에 있는 한 이 생활이 끝날 수 없을 것 같았다. 매일 밤 친구들과 어울렸고, 주말에도 약속을 몇 개씩 정해서 사람들을 만났다. 타지 생활의 외로움을 사람들을 만나서 돈을 쓰는 것으로 달랬다. 정말 그 시절 나의 뒤통수를 후려치고 싶다. 퇴사를 하고 이직을 준비하던 중 지방에 자리가 났다. 고향에서도 가까운 곳. 나는 뒤도 안 돌아보고 짐을 싸서 내려갔다. 하지만 차마 신용카드를 자르지는 못했다.
부모님 집에 산다는 것은
학창 시절과 대학생까지만 해도 집에서 독립을 꿈꾼다. 자유로운 생활을 동경한다. 하지만 직장생활에 찌들고, 세상 아까운 월세에 데일 때쯤 부모님 집에 얹혀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느끼게 된다. 끼니마다 엄마 밥, 안락한 내 방, 세탁에 다림질까지.. 사실 부모님께는 등골 브레이크지만, 편안하고 결혼 전 돈 모으는 데는 최고다. 서울에서도 직장 생활할 때 가장 부러웠던 것이 부모님이 서울에 살아서 원룸 생활 안 해도 되는 친구였다.
월급 받아서 월세 내고, 밥 사 먹고, 차비 쓰면 정말 월급 절반만 받는 기분이다. 돈을 모으려야 모으기 힘들다.
※ 지금은 20대 때와 비교하면 검소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때는 10만 원이 넘는 티셔츠를 덥석 결재했다면, 지금은 2만 원짜리 티셔츠를 집었다 놓았다 고민을 하면서 살죠. 궁색하거나 찌질해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그렇다면 정말 슬플 텐데.. 그게 아니니 다행입니다.
가난한 사람은 있어 보이려고 비싼 옷을 사지만, 부자는 싸구려 옷을 입어도 자신감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