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복음 집중수련 3일차 묵상
마이클 교수님이 공유해주신 ‘침묵의 소중함’을 침묵하며 정독했다가 나중엔 나직이 낭독해보았다. 침묵은 양선良善함이고 자비이며, 인내이자 겸손일 뿐만 아니라 믿음이고 흠숭欽崇이며, 기도라는 토마스 머튼의 이야기가 더 깊게 세포에 스며들었다. 기존의 패턴을 해체시키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기존의 방역 패턴이 해체되어, 이제 딱딱한 회의도 한정식 즐기며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오래 굳게 침묵했던 하늘이 방언처럼 쏟아내는 빗줄기 뚫고, 대전 시내 <예지원>에 안착하였다.
보건복지부와 대전광역시가 주최하고, 대전권역 책임의료기관인 충남대병원이 주관하는 회의였다. 2022년 제2차 대전권역 응급의료 실무협의체 회의. 구급대원들의 환자 이송을 돕는 앱, ‘위(WE)급해유’ 업그레이드 관련하여 마스코트 제작 등을 논의하였다. 회의를 이끄신 교수님이 좌중에게 의견을 물으시다 아무런 답변이없자 말씀하셨다. “침묵은 동의죠?”
그 순간, 침묵에 붙은 모든 수식어가 헤쳐모였다. 선량한 자비이자 인내와 겸손이며 믿음과 흠숭과 기도인 침묵은 한 마디로 ‘동의’다. 그분 뜻에 온전히 동의하는 것이다. 그러면 하느님이 우리 안에 임재하신다. 우리 속의 신성 원리, 하느님의 나라는 그렇게 우리 안에 세워진다.
하느님의 나라가 우리 안에도 있고, 우리 밖에도 있다는 <도마복음>의 이야기를 묵묵히 묵상하며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었다. 무소부재하신 하느님은 공기와 같은 바, 그 공기는 우리 밖에서 안으로, 안에서 밖으로 스미고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