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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 Aug 19. 2018

인도 Uber를 이용하면서 배운 서비스 개선 과정

디자이너가 직접 경험한 인도 Uber 사용 경험기

인도 출장을 다니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앱은 Uber다. Uber 없는 인도의 삶은 생각하기 싫을 정도로 자주 애용하고 있다. 물론 이 넓은 인도 땅에 택시 서비스가 Uber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동남 아시아에선 Grab이라는 서비스가 Uber를 인수했듯, 인도 토종 서비스인 Ola가 Uber의 가장 강력한 경쟁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초 그리고 지금까지도 Ola와 Uber가 합병한다는 기사가 나고 있을 정도로, 두 업체간의 경쟁은 치열한 상태이며, 앞으로 어떤 택시 서비스가 독점할진 아무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아시아 시장을 놓친 UBER가 인도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출장 초반에는 Uber에 대한 경험과 신뢰도가 많이 쌓여 있지 않았기 때문에, 두 개의 서비스를 번갈아 이용한 적이 있었다.


특히 Ola를 썼을 때 인상 깊게 다가온 서비스들이 몇 가지 있다.


1. 타블렛을 통해 TV, 음악 시청 가능 (드라마를 본다면 다음 번 탑승 때 마지막 재생위치 기억한다. 스피커는 당연히 차량과 연결 되어 있다)

2. 무료 와이파이 사용 (Ola를 타는 순간 와이파이를 쓸 수 있는데, 패스워드는 내 모바일 전화번호가 된다)

3. 기사와 만났을때 OTP 고유 번호로 서로 확인 (이것 때문에 Ola가 Uber보다 안전하다고 느끼는 유저들도 있다.)


이처럼 한국에도 없는 신선한(?) 기능은 인도 Uber에도 없는 기능이다. 그래서 이 서비스때문에라도 Ola만 계속 사용할수도 있었지만, 현재 나는 Uber만 이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놀랍게도 굉장히 단순한데, Ola는 해외 카드 결제를 쓸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많은 인도 온라인/앱 서비스들이 아직도 해외 카드를 받지 않고 있다)


UBer - 현금 결제 하면 내리기 직전에 나오는 화면

물론 현금으로도 Ola를 충분히 이용 할 수 있지만 '기사가 잔돈을 돌려 주지 않으면 어쩌지?'하는 걱정은 늘 Ola를 사용하는데 걸림돌이 되었다. 또 하나의 단점이 있다면 Uber기사보다 Ola기사가 간단한 영어로 커뮤니케이션 하기 더 어려웠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의사 소통이 가능한 Uber를 선택하곤 했다.(물론 이 부분은 편견일수도 있다)



그동안 만났던 친절한 Uber 기사 아저씨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지난 2년에 걸친 시간동안 Uber를 자주 이용하게 되었고, 서비스 디자이너로써 그들의 서비스가 어떻게 개선되고 발전되고 있었는지를 관찰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Uber의 UI/UX는 전 세계 어디서나 똑같기 때문에, '인도만을 위한' 특별할 점을 발견하긴 어렵다(그러나 올해 6월, 인도에서만 Uber Lite 버전이 출시되었다). 그러나 Uber가 미국 시장을 벗어나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장 했을 때 다양한 환경과 사용 패턴을 연구하고 분석하여 개선해 나간 것은 틀림 없는 것 같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될 조건들(느린 네트워크, 열악한 GPS, 저사양 스마트폰 고려 등등)을 인도에선 꼭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한 환경의 차이가 만들어낸 불편함을 해결해 낸 과정을 실제로 사용하면서 체감할 수 있다.


이렇게 직접 사용하면서 발견한 기능 외에도, Uber 디자이너의 리뉴얼 디자인 제작 과정에 관련된 글을 읽으면서 왜 이런 기능이 제공되었고,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개선하고 있는지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글 중반부에 그 내용을 같이 다루려고 한다.





그 전에 우리나라의 Uber를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인도의 Uber는 어떤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가자


각 나라마다 Uber가 운영되고 있는 방식은 굉장히 다르다. 미국에서 Uber를 이용해 본 경험은 없지만,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개인 드라이버가 직접 자신의 차를 이용하여 돈을 벌 수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복잡한 법과 이해 관계 속에서 한국 택시 시장을 뚫지 못한 Uber는 한국에선 '고급' 이미지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먼나라 두바이에서도 비슷했는데, 두바이의 Uber 역시 상당히 고급스러웠다. (두바이는 무엇이든지 고급스럽긴 하다;;)

(좌)두바이 Uber 기본 차량, (우) 옵션에 헬리콥터가 있다.... (매우 놀라울 따름...?!)


그렇기 때문에 한국 혹은 잘 사는 국가에서 Uber를 이용하다 인도에서 Uber를 타게 되면 상당히 깜짝 놀랄 수 있다. (아니, 분명히 놀랄것이다..)


그럼 인도 Uber에는 어떤 옵션이 있는지 살펴보자.


1. Uber Auto (릭샤)

동남아 여행지에 가면 쉽게 탈수 있는 툭툭이이다. 인도에서는 '릭샤'로 불려지는데, 올해 6월부터 Uber에서도 릭샤를 호출 할 수 있게 되었다.


릭샤는 인도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수단이지만 최근에서야 Uber 수단에 릭샤가 추가되었는데, 그 배경은 스마트폰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저렴한 데이터 환경이 조성되면서부터 가능해질 수 있었다 (참고 : 데이터 사용률 1위 국가, 인도의 2017년).

스마트폰이 달린 릭샤는 1년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직 Uber로 릭샤를 이용한 적은 없지만, Uber에 릭샤가 추가되고 나서 좋은 점이 있다면 가격을 미리 알고 이용할 수 있게 된 점이다. 외국인에겐 워낙 부풀려서 말하기 때문에 사기를 당하기 쉽상인데, 이제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 점이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뻔뻔한 흥정을 필수이다!)




 2. Uber Moto (오토바이)

Uber 오토바이 타고 퇴근하는 직원

최근 구글 맵에서 오토바이 맵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처럼(참고) 오토바이는 인도의 주요 운송 수단 중의 하나이다. 작년 이 맘쯤에 Uber에서도 오토바이를 운행하기 시작했는데, 최근엔 주황 헬멧을 쓰고 있는 오토바이를 타는 손님들을 쉽게 발견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도저히 용기내서 탈 수 없었다ㅎㅎ 인도에선 자동차를 타는 것도 너무 무서운데, 오토바이라니?! )



 3. Uber  Pool/ Go / Premium (자동차)

어느 차가 Premium 일까???!!

내가 주로 이용하는 수단은 Uber Go나 Premium이다. 이름은 Premium지만 Premium과 Go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Premium은 트렁크가 있다는 점? 모..약간의 편안함 정도??


어느 날 하루는 이게 차인지 뭔지 모를 정도로 소음도 떨림도 심한 차가 걸린 적이 있었는데, 그런 안 좋은 케이스를 제외하고서는 에어컨이라도 나오는 것에 감사하며 불편함 없이 잘 타고 다니고 있다. 특히 Uber를 자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면 저렴한 가격이 한 몫한다. 우리나라 일반 택시 기준으로 50% 저렴한 느낌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까운 거리던 먼 거리던 부담없이 매일 이용하고 다닐 수 있다. (아마 가격이 이렇게 저렴하지 않았다면 아무리 좋아도 자주 탈 수 없었을 것 같다)


Pool은 타보지 않았지만, 여러 사람이 합승할 수 있는 것으로 시간이 있다면 조금 더 저렴하게 차를 이용할 수 있다.



4. Uber XL / Hire

XL은 5-6명이 탈수 있는 차가 온다. 그래서 여러명이 한꺼번에 움직일때나 공항에 갈때 이용하곤 한다.

인도에서는 워낙 기사를 고용하여 운전하는 시스템이 활성화 되어 있어있기 때문에 하루 종일 개인 기사로 고용하여 운행하는 Hire도 수단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나에게 Uber가 편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해외에서 택시를 이용하면 다음과 같은 고민들이 뒤따르곤 한다.


'이 기사 아저씨가 나에게 정당한 요금을 요구하고 있는지',

'제대로 목적지까지 나를 안전하게 데려다주는지'


Uber는 이러한 걱정들을 말끔하게 해결해 준 서비스다. 특히 인도 출장 중인 나한테는 더욱 더 감사하게 다가오는 부분들이 많은데, 기사와 말 한마디 없이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언제나,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점은 정말 완벽한 경험이지 않을 수 없다. 대중교통도 잘 구축 되어있지 않고, 언어가 통하지 않은 나라에서 바가지 쓸 걱정 없이 택시를 탈 수 있는 것은 거의 신세계나 다름 없다.


그러나 이런 완벽한 경험을 하기 전에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Uber 기사와의 만남이다. 2년 전만 하더라도 기사가 내 위치를 한 번에 알아서 찾아 오는 경우가 없었는데, 불안정한 GPS, 네트워크 그리고 기사들의 스마트폰 품질 등, 수많은 문제점들은 그들이 한 번에 손님의 위치를 파악하는데 큰 장해물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Uber로 호출하고 나면 기사와 통화하는 것이 필수 과정이 되어야만 했다. 사실 영어로 기사들이랑 통화해야하는 부담감도 부담감이지만, 그들이 영어가 아닌 힌디어로 말하는 순간부터 나의 에너지는 엄청나게 소비되기 쉽상이었다.


'아니... Uber의 편리한 점이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여서 사용하는 것이였는데.. 기사를 만나기 위해서 통화를 해야한다니???'


무언가 순서가 바뀐 느낌이었다.


도저히 영어로 통화한다가 안되서 통화 부탁하러 간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옆에 있는 인도 사람에게 'Uber Driver~ Uber Driver~' 라고 하면서 폰을 내밀면 대신 내 위치를 친절하게 설명해주곤 한다. 그러나 이렇게 매번 Uber를 부르기 전에 주변에 인도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살피는 나의 행동과 부르고 났는데도 제대로 잘 찾아오지 못한다면 그 때부터 낭비되는 나의 시간은 늘 Uber를 혼자 사용하는데 망설히게 만들었다.


그런데 인도 온지 1년이 지난 어느 날부터인지 그 동안 Uber를 사용하면서 가졌던 불안감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였다. 기사들과 통화하는 횟수가 급격하게 줄어 들었고, 기사들이 알아서 나의 위치를 잘 찾아 왔다. 확실히 1년 전의 Uber 경험과는 차원이 다른 편안함이었다.


그래서 '도대체 왜 이렇게 변한 것일까??' 에 대해 생각했을 때, 지난 1년 동안 인도의 환경에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 원인을 Uber가 아닌 다른 외부에 의한 것일 것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통신 네트워크 품질 향상, Jio 통신사의 등장, 구글 지도 품질 향상, 저렴함 스마트폰의 보급화, 더 좋아진 GPS 등등 ...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의 외부 변화가 있었다.


이런 막연한 추측만 가지고 있었던 어느 날 우연히 Uber 메인 개편 작업의 뒷 이야기를 자세하게 써 놓은 디자이너의 글을 읽게 되었고, 이 글을 읽고 나서 내가 인도에서 Uber를 정말 편하게 탈 수 있었던 진짜 이유는 인도 환경의 변화도 변화지만, Uber의 노력 없이는 절대로 불가능 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위 작업기에선 개선 목적부터 리서치,프로토타입 과정까지 상세하게 다뤄져 있다.

물론 내가 인도에서 Uber를 처음 썼었을 때도 개편 후의 디자인을 사용했기 때문에 개편된 디자인이 급격한 변화를 만들었다고 단정 할 순 없다. 그러나 개편하고 난 1년 뒤, 엄청난 사용성의 변화를 이뤄낸 것은 아마도 사용자가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수많은 연구를 하였고, 그 부분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와 계속해서 쌓이는 데이터를 통해 근본적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 나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Uber가 2016년 11월 대대적인 개편을 하였을 때, 도대체 무엇에 집중하여 개선을 했기에 그 동안 가지고 있었던 불편함을 사라지게 하였을까?


*아래 글에 소개되는 내용은 원작자, Simon 디자이너의 허락을 받고 발췌하였습니다. 그러나 번역본이 아니기 때문에 원문을 꼭 읽어보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



2016년 11월, 우버의 대대적인 변화는 단순히 디자인을 멋지게 진화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2016년 11월 Uber의 정말 큰 변화가 있었다. 아마 많은 디자이너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아이콘, 로고, 디자인 스타일, 화면 플로우 정말 모든 것이 한꺼번에 바뀌었다.


사실 디자인 스타일만 봐도 많은 것이 달라졌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정말 많이 좋아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그 당시에 내가 감탄한 것은 그저 껍데기뿐이었음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택시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사와 승객의 만남을 쉽게 해주는 것이었다


Uber 호출부터 탑승까지의 여정

승객이 Uber를 호출하는 과정과 Uber를 탄 이후에는 겪는 어려움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그 순간, 즉 앱으로 요청한 기사를 현실에서 만난는 것은 생각만큼 이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기사와 승객이 만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원인은 놀랍게도 승객이 휴대폰의 'GPS' 기능을 너무나도 믿고 있기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한다. (또는 Uber를 믿는 것이다. 그래서 유저는 Pick up 위치를 잘 못 설정해도 고치기를 귀찮아 한다.)


승객은 앱을 실행하자 마자 보이는 핀이 자신의 위치를 잘 설명해줄 것이라는 믿음 하에 그냥 호출을 눌러버리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믿고 있는 GPS는 정확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Android 앱을 쓰는 기사와 iOS 승객이 매칭되었을 때 발생하는 GPS 오차 범위도 무시할 수 없다.


Pick up 위치의 혼란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상황은 승객이 실내에서 호출을 할 때 발생하는데, 가령 코엑스와 같이 넓은 내부에서 그냥 무작정 호출 버튼을 눌러 버린다면 기사는 어디로 승객을 태우러 가야 할까?  


이렇게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GPS와 앱을 믿어버리는 태도로 인해 기사들에겐 정확하지 않은 Pick up 장소가 전달되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서비스를 만드는 입장에서 유저의 귀찮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유저의 실수라고만 계속 방치해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지도를 보는데 어려움을 겪는 유저, 처음 가는 동네에서 지도를 봐야하는 유저에게 매번 지도를 확대해서 정확한 위치에 Pin을 위치 시키는 것은 유저의 사용 경험을 악화시킬 뿐,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


그래서 Uber는 기사와 승객의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만남을 주도하기 위해, 승객에게 호출 전 정확한 위치를 확인시키는 Flow를 추가하였다. 이는 호출 하기 전, 단계(화면)가 늘어나는 문제가 있지만 이 한 장의 화면으로 인해 커뮤니케이션 노력과 시간이 단축되는 효과는 실제로 어마어마하다.

승객이 자신의 위치를 설명하기 위해 옵션을 제공한다

1. 왼쪽 화면 : 내가 호출한 건물에서 Pick up 위치가 주로 일어나는 곳을 보여 준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장소에서 타기 때문에 기사와 승객 모두 헷갈릴 일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 호출 할 때 Uber가 제시한 장소가 맞다면 유저는 하단의 Confirm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되고, 아니라면 지도를 움직여 새로운 장소에 Pin을 위치시키면 된다.


2. 오른쪽 화면 : 코엑스와 같은 큰 Mall의 경우는 입구가 정말로 많다. 그래서 이와 같은 장소에서 Uber를 부를 때는 유저에게 입구의 위치를 선택하게 하여 내가 나가야 하는 장소와 입구 이름을 알게 한다. 호출을 하고 나서 만약 내가 가야하는 위치를 찾지 못한다면 주변 사람에게 "Building 10B"가 어디인지 물으면 된다. 이는 기사와 통화를 하면서 찾아가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방법일 수 밖에 없다.







첫 화면의 액션이 하나만 남은 진짜 이유

좌)개편 전 메인 화면 / 우)개편 후 메인 화면

개편 전과 후의 명확한 차이가 있다면, 메인 화면에서 유도하는 액션이 하나만 남았다는 것이다.


 "어디로 가시나요?"


그 전에 있었던 질문들, 'PICKUP 장소가 어디인지', '차가 PICKUP 장소까지 오는데 얼마나가 걸리는지', '나는 어떤 수단을 이용할 것인지' 의 대한 질문은 첫 화면에서 과감하게 생략되었다.

* 개편 전 Flow(현재 위치 우선)  : https://www.youtube.com/watch?v=35PoNDxgeeQ
* 개편 후 Flow(목적지 우선) : https://www.youtube.com/watch?v=x7EYAQdhi4c&t=28s


사실 승객의 입장에서 '내 위치까지 택시가 오는데는 얼마나 걸릴까?'는 탑승자한테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다.그렇기 때문에 지난 4년 동안 어떤 수단의 차가 내 위치에 오는데 얼마나 걸리는지를 메인에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정보가 개편 이후에 왜 생략된 것일까?




1. GPS의 향상도를 위해서, 나의 위치를 선택하는 것이 다음 단계로 빠졌다.

개편 후 Flow
1. 목적지 설정 (검색 혹은 단축키)
2. 수단 설정
3. 자신의 위치 확인

유저에게 메인 화면에선 많은 질문을 하지 않고, 하나의 액션(여기서는 목적지 설정)만 유도한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논리일 것이다. 그러나 어떨 때는 하나의 액션보다도 여러가지의 정보가 혼합되어 있는 경우도 적절할 때가 있는데, 모든 케이스를 고려하고 나서도 "나의 위치"를 묻는 기능이 메인에서 밀려 난 것은 놀랍게도 디자인, 사용성의 문제 해결 접근 보다는 기술적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 선택된 방식이다.


앞 부분에서 GPS 불안정함에 대해서 언급하였는데, GPS가 언제나 부정확한 것은 아니었다. Uber 팀은 다음과 같은 케이스로 GPS의 정확도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1. 앱을 실행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GPS가 보다 정확해 진다.

2. GPS를 요청하는 순간 정확도가 45%나 올라간다.


이렇게 GPS 정확도를 올리기 위해 첫 화면에서 유저의 위치를 묻는 질문을 과감하게 제거될 수 있었다. 유저가 목적지를 선택하는 동안 앱이 실행되다 보니 GPS 정확도를 올릴 수 있는 시간을 확보 할 수 있게 되었고, 유저에게 목적지 입력에 집중하게 하여 잘못된 나의 위치를 수정하려고 하는 욕구(?)를 자연스럽게 들지 않게 하는 효과도 있었다.


디자이너 Simon의 현장 프로토타입 리서치

그러나 앱을 실행하자마자 '현재 위치'를 선택 하는 화면에서 '목적지 우선'의 컨셉으로 바꾸는 것은 Uber에서도 큰 변화이자 도전이였다.


개편전 화면과 개편용 Prototype 비교 샷

그래서 Uber 디자이너들은 초기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인도와 중국(방갈로, 델리, 아흐메 다 바드, 광저우, 상하이)에서 테스트를 하였는데 놀랍게도 대부분의 테스터들은 기존의 앱의 흐름의 순서가 다르거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게 여러 리서치와 데이터를 통해 GPS의 향상도를 높이는 '목적지 우선'의 컨셉이 적용될 수 있었다.




2. 호출 후, 승객의 GPS를 기사에게 공유하도록 유도한다.

호출을 하고 나면, 기사에게 나의 실시간 위치를 공유하라는 안내 메세지가 나온다. GPS가 켜있지 않으면 기사가 나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실시간 위치를 공유하여 보다 기사를 쉽게 만날 수 있게 한 것이다.


승객 앱에서도 마찬가지로 Uber 기사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전송되기 때문에 기사가 잘 오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다.




3. 보다 직관적인 명칭으로 위치 정보 전달

승객과 기사가 만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어디에서 만나야 하는지 그리고 그곳에 어떻게 가야 하는지 서로 명확하게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 Uber 앱은 '거리 주소'에 의존하였기 때문에 길찾기를 지원하는 데 적합하지 않았다.


Uber 팀이 인도에서 연구하는 동안, 제한된 도로 표지판, 극심한 교통량, 열악한 GPS 정확도 속에서 기사와 승객이 POI(Point of Interst : 관심지점, 주요 시설물, 역, 공항, 터미널, 호텔 등으로 파악)를 사용하여 픽업 위치를 조정했다는 것을 파악하였고, 그들의 의사소통에 내재된 구조적 패턴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위 하단에 있는 이미지는 실제 운영 앱에서 보여지는 앱을 캡쳐한 것이다. 기사를 호출하고 나면 내가 호출한 장소 명칭이 보여지는데, "Meet at Select Citywalk Front Gate"에서 "Select Citywalk"는 쇼핑몰 이름이고, "Front Gate"는 이 쇼핑몰의 입구이다. 이 쇼핑몰에는 Front Gate외에도 Back Gate가 있는데, 이 명료한 문장만으로 근방에 있는 기사들은 지도를 보지 않고도 어디로 승객을 태우러 가야하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완벽한 Pick-up을 위해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는 디자인


아래부터 소개하는 사례는 내가 직접 Uber를 사용하면서 캡쳐한 화면들이다. 2016년 11월 개편 이후 메인 컨셉은 큰 변화없이 유지되고 있다. 개편 이후 외관적으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업데이트 될 때마다 어떤 기능, 요소들이 변화되었지 파악하면서 어떻게 서비스를 개선, 운영하면 되는지 알게 되었다.



1. 메인 화면 : 도착지 즐겨찾기 디자인 변경

좌) 2017년 메인 화면 , 우)2018년 메인 화면

메인 하단에 있는 원형 단축키는 같은 장소를 자주 가는 유저에게 매우 편리한 기능이다. 단축키에 등장하는 주소는 고정적이지 않고 Uber를 실행 했을때마다 상황에 맞춰 추천한다. 만약 A라는 곳을 평일이 아닌 토요일만 규칙적으로 호출해서 간다면 평일에는 다른 장소를 추천하고, 토요일이 되었을때 A 장소를 추천하여 앱을 실행하자 해당 주소를 클릭만 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메인 개편때부터 유지해온 원형 디자인이 이 기능에 가장 최적화된 디자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날 단축키의 형태가 상단으로 이동하면서 네모로 바뀌었는데, 그 때 당시 업데이트 된 화면을 보고 아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래서 '왜 이 디자인을 선택 할 수 밖에 없었을까?' 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아래의 이유로 원형 디자인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 추측했다.


1. 상세 주소를 보여주기 위하여 : 내가 Home이라고 설정한 영역을 잘 못 설정해서 내가 생각한 Home의 상세주소가 다른 곳이었을 수도 있고, 혹은 비슷한 이름을 가진 상호명이 여러개 일때 동시에 하단에 보이는 것을 고려하여 상세 주소가 보여질 수 있는 디자인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2. 도착지와 연관된 기능을 한 곳에 묶기 위하여 : 다른 이유가 있다면 검색 창인 'Where to' 와 연관된 도착지 단축키를 검색창과 묶어서 보여주기 위해 이 디자인을 선택했을 것 같다.




2. 차량과 매칭 된 직 후 차량 정보 - 디자인 변경

(좌) 예전 버전, (우) 최신 업데이트 버전

위 화면은 목적지를 설정하고나서 기사와 매칭 되었을 때 볼 수 있는 화면이다. 작은 영역이지만 디자인적으로 달라진 점이 크게 3가지가 있다.


1. 프로필 옆, 교통 수단 이미지 추가  : 지도 위에 아이콘 외에도 프로필 옆에 수단 아이콘을 추가하였다.

2. 매칭 된 기사의 한 줄 장점 어필 : 드라이버의 운행 횟수를 보여주거나 5점을 많이 받은 기사는 5점을 몇 번 받았는지, 다국어를 할 수 있는 기사는 다국어를 할 수 있는 드라이버라는 것을 알려준다.

3. [핵심 변화] 번호판 숫자 확대 : 이 부분이 가장 의미있는 변화라 할 수 있는데, Uber 기사와 만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번호 판이다. 내가 앱에서 확인한 번호와 실제 차량 번호 판을 비교하면서 차량이 맞는지 확인하는데, 불필요한 사각형 테두리를 제거하고 숫자를 키운 것은 매우 의미있는 변화라 생각 된다.




3. 도착시간 강조

좌) 2017년 버전, 우) 2018년 버전

호출을 하고 나서 메인에서 보이는 하단의 카드를 상단으로 스크롤하면 상세 내역을 볼 수 있다. 기존에는 "Arrive now"(도착하기 전), "On Trip"(탑승한 후)의 단어가 더 강조가 되었는데, 업데이트 된 화면에서는 실제로 유저에게 더 중요한 "시간"이 강조 되었다. 그 외에도 Uber를 탑승하고 난 뒤에 보였던 불필요한 정보(기사와 contact)가 제거되고,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주소 변경, 결제 수단 변경, 기사의 정보)로 재구성 되었다.







그 외, 인상 깊었던 서비스들


1. 빠른 환불 CS

어떤 CS 인지에 따라 대응 시간이 다르긴 하지만, Uber CS는 굉장히 잘되어 있는 편이다. 주로 하게 되는 CS는 요금에 관련된 것인데, 운전 기사가 추천 경로보다 멀리 돌아서 운행을 한 경우에 컴플레인을 하면 즉각적으로 돈을 환불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빠르게 환불 조치 된 것으로 미뤄 보았을 때, 기사들에게도 추가 요금이 아닌 원래의 기본 요금을 주기 때문에 기사들이 최대한 Map이 알려주는 길로 운전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사례는 1년 전만하더라도 Uber기사가 내 위치를 찾아오지 못했을 때 취소 버튼을 누르면 나에게 취소 요금이 발생하곤 했었다. 기사들이 내 위치로 잘 찾아 오지 않았던 시절에는 내가 직접 취소를 빈번히 해야할 경우가 있었는데, 그럴때마다 CS를 넣고 환불을 받는 절차가 꽤나 번거로웠다. 그러나 그런 CS가 많았는지 요즘에는 Uber 기사가 제대로 나에게 오지 못하는 경우에 바로 환불 조치가 이뤄져 CS를 넣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


이렇게 빠른 환불 조치는 Uber를 신뢰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또 다른 큰 장치가 되었다.




2. 별점 및 스티커의 역할

좌) 내가 운전기사를 평가하는 화면 / 우) 운전 기사 프로필

탑승이 종료되면 운전 기사를 평가할 수 있는 화면으로 유도 한다. 4점 이하까지는 무엇이 안 좋았는지 이유를 선택할 수 있게 하고, 5점을 선택하면 추가 칭찬으로 스티커를 줄 수 있다. 보통은 별표 5점을 주고 Done을 누르는데, 친절한 기사나 운전을 잘하는 기사를 만났을때 6점을 준다.

실제로 이 스티커와 별점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내막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운전을 잘하는 기사들을 만나면 대부분 6-star와 평이 많은 경우가 많다. 가끔 내릴때 '내가 너에게 5star(승객 기준으론 최고)를 줄테니 너도 줘' 라는 피드백을 봤는데, 이러한 승객 평가 시스템이 운전자의 퀄리티를 조절해는 장치로 쓰이고 있는 것 같다.


https://dribbble.com/shots/4810615-Compliments-Animated








+ 올해 6월, 인도에서만 볼 수 있는 Uber Lite 출시


인도의 시장이 정말로 거대하다고 느낄 때는 글로벌 회사에서 인도만을 위한 서비스가 계속해서 나올 때인 것 같다. 같은 스펙으로 전세계를 커버하기에는 인도의 규모가 남다르고, 환경도 다르기 때문에 Google에서도 인도를 중심으로 Go 시리즈(참고)가 계속 해서 나오고 있고, Uber도 Lite버전을 따로 출시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이 든다.

Uber lite의 가장 큰 핵심은 용량이 굉장히 작고(일반 앱 : 181.4MB, Lite 앱 : 5MB), 심지어 2G 네트워크 연결성을 가진 모든 기본 안드로이드 폰에서 작동된다는 점에 있다. 또한 캐시를 저장하기때문에 사용자가 오프라인 상태일 때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GPS 또는 네트워크 문제로 인해 위치를 감지 할 수없는 경우 근처의 인기있는 랜드 마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


특히 Uber lite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지도를 보여주지 않는 것인데, 유저가 원할 때 지도를 보게하여 불필요한 데이터 소비를 막는다.


아무래도 저렴한 스마트폰과 데이터 시장이 형성이 되어도, 아직도 작은 화면과 품질이 나쁜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유저가 많은 인도인들에게는 Uber Lite가 더 편리하게 다가올 것이다.

https://dribbble.com/UberDesign 에서 Uber Lite 버전 디자인을 확인 할 수 있다. 







Ps. Uber 사용기를 마무리를 하며..


지금까지 Uber의 메인 기능인 손님과 기사의 매칭에 관련된 UI를 살펴보았다. 그러나 이 부분은 Uber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일부분중 하나일 뿐, 손님의 입장이 아닌 기사의 입장, 운영 소스, CS, Data 등 내가 보지 못한 부분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또한 다른 쪽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러나 이렇게 외지에서 글로벌 서비스를 오랫동안 쓰면서 디자인 개선 과정에 공감하고 직접 사용하면서 그 과정을 느낄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아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은 경험으로 다가왔다. 실제로 일을 하면서도 '나는 이런 관점으로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는지' 고민도 많이 하였고,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자세한 후기및 리뷰를 상세하게 남길 수 있게 되었다 생각한다. 



+ 인도에서 Uber는 위험하지 않은가요??

사실 처음 출장 오고나서 몇 개월간은 혼자 Uber를 탄 적이 없었다. 인도에서 혼자 돌아다니면 좋을 것이 없다는 편견 아래 Uber 도 혼자 이용하는것을 꺼려했고, 힌디어든 영어든 기사들과 대화를 하면서 내 목적지를 설명하는 것이 불편했다. 그러나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는 수단은 Uber뿐이었고, 점점 서비스가 편리해지면서 주말엔 혼자 Uber를 타고 가고 싶은 곳을 정말 많이 다녔다. 인도는 운전을 굉장히 험하게 하기때문에 처음 인도에서 차를 타게 된다면 굉장히 놀란 마음을 가지며 탈 수 있겠지만, 그들의 운전 실력을 믿고 탄다면(믿어야 한다 ㅎㅎ)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우려와는 다르게, 인사도 친절하게 해주는 기사들도 많았고 밤에도 여러번 이용을 했지만 위험한 상황이 연출된 적도 없었다.(사고가 날것 같은 순간들이 많은 건 함정


Uber가 없는 인도의 출장은 정말로 상상하기 싫을 정도로 나에게 많은 혜택을 주었는데, 다만 요금이 너무나도 저렴한 점은 아무래도 기사들의 수당이 굉장히 적어서 일텐데 그런한 부분들도 같이 고려되면서 기사와 상생할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 되었으면 좋겠다.



+ 직접 인도에서 Uber, 릭샤 타면서 찍은 영상 :)

직접 인도에서 Uber와 릭샤를 타면서 어떻게 Uber를 호출하는지, 어떻게 릭샤를 타는지(여기서는 Uber를 이용하지 않고 바로 탄 영상)를 담은 영상입니다. 인도의 운전 습관도 덩달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 



+ 인도 마케팅 영상 

최근 #MoveForward 라는 키워드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모델은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크리켓 선수다. 퀄리티 높은 마케팅 영상을 보면서 '아 진짜 Uber가 인도에 많이 투자 하고 있구나'를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다.

 






+ 참고 자료

1. The New Uber App Where to Next?

2. Uber India plays inclusivity card in second ad campaign

3. Uber’s India ride sees 10% rise in revenue in FY17

4. The Mounting Losses Of Ola Could Soon Make The Mega-Merger A Re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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