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김 라일락 꽃은 작년 겨울의 칼바람에도 살아남아 올해도 꽃을 피웠다. 은은한 보랏빛이 맥문동과 비슷한데 향이 참 좋다. 향수로 만들어 들고 다니며 뿌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을 정도로 기분 좋은 향이다.
미스김 라일락
덕분에 꿀벌도 봤다. 올해 들어와 처음인 것 같다. 작년에도 꿀벌을 못 봤는데. 벌이 보라색 꽃을 좋아한다는 글을 어디서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말이 진짜인 것 같다. 예전 같으면 쫓아내기 바빴겠지만, 해가 지날수록 개체수가 급감한다는 소식을 몸으로 체감하면서 요즘은 그냥 그러려니 보고 있다. (단, 말벌제외)
앵두나무와 상추
작년과 재작년에 만들어둔 흙은 올해 들어와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상추모종이 자라도 너무 잘 자라고 있다. 며칠 전에 상추를 뽑아서 회덮밥을 만들어먹었는데, 그새 또 자랐다. 이쯤 되면 성장속도가 콩나물과 견주어도 좋을 듯싶다.
광어회와 직접 키운 상추
다만 월동에 성공한 차나무가 요즘 심상치 않다. 차나무 이파리들이 누렇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잎이 노래지는 이유"를 찾아 여러 가지 글들을 읽어서 정리해 보니 아래와 같다.
1. 물 또는 영양분이 부족하다.
2. 물이 너무 많이 흙속에 고여있다.
3. 갑작스러운 환경변화(갑자기 음지에서 양지로 이동했다거나, 분갈이를 해줬다거나)
4.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분갈이는 안 했고 장소도 크게 바뀐 것이 없으니 물이나 영양이 부족하거나 아니면 많은 건데, 요즘 해가 쨍쨍 내리쬐는 것을 보니 물이나 영양분이 부족한 게 아니었을까.
조만간 비가 온다던데 비 맞은 후에 거름을 한번 뿌려줘 봐야 알 것 같다. 잠시만 정신을 다른데 돌려놓으니 식물상태가 금방 변한다. 뭔가 더 바빠지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