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내가 주고 싶은 3가지

체력. 다정함. 그리고 성공경험.

by 작가 안나


초등학교 1학년. 6살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저희 아이들은 2~3가지 정도의 학원을 다닙니다.

첫째는 수영, 축구, 태권도(줄넘기). 둘째는 축구. 미술. 태권도(유아체육)를 다니죠. 다행히 교육열이 높지 않은 동네에 살고 있어 '영어 유치원'이나 '7세 고시'의 거센 바람이 저희에게 닿진 않았습니다.


1744282665501.jpg 오늘도 태릉인이 되어보자. 헛둘.


어떤 나라에서는 웃통을 벗고 바닷물에 수영하는 것이 일상이듯 내가 사는 환경이 우리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군지를 피해 다녔나 봅니다.


저는 부산 해운대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서울 학군지 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죠. 우스갯소리로 비학군지 학생들은 멋으로 담배를 피우고, 대치동 학생들은 수학 문제가 안 풀려서 담배를 피운다더군요. 공부하려는 분위기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때문에 다들 학군지로 이사 간다고 합니다.


신기하게 저는 고등학교 2학년 전까지 학원을 다니지 않았습니다. 교사이신 아버지의 교육철학이셨기에 따를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학교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수업이 저에게는 귀하디 귀했습니다. 이 수업을 놓쳐버리면 다신 들을 수 없다는 생각에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죠. 모르는 수학문제가 생기면 혼자 끙끙대다가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교무실에 계신 수학 선생님을 찾아가 물어보곤 했습니다.



20250714_185714.jpg 주은이도 오늘 배운 것을 한 줄로 정리하는 정도로 공부를 합니다.


학창 시절 제가 공부를 했던 이유는 단 한 가지였습니다. "언젠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그 걸림돌이 학벌이고 싶진 않아" 그래서 하루에 4시간 자며 전교 1등을 하진 못했지만 사회에서 어느 정도 스마트하다. 라는 이야기는 들을 정도는 성적을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그 정도는 학원 없이도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물론 아이가 공부를 너무 좋아하고 잘하는 데다, 의대까지 가고 싶어 한다면 학원을 보내야겠죠. 개인적으로 90점까지는 스스로 충분히 만들 수 있고, 95점까지는 개인의 집요한 노력. 그 이상은 개인의 초월적 노력이 있거나 학원, 과외 등에서 알려주는 스킬이 있다면 더 편안하게 갈 수 있는 점수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아이가 공부를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가. 지원을 해줬을 때 감사해하며 그것을 누리는가에 있습니다.


아이가 학교 공부에 뜻이 없더라도 저는 중상위권은 유지해야 한다고 알려줍니다. 학교에서 쌓는 것은 지식 외에도 '힘들어도 참아보는 것' '어려울 것을 해결했을 때의 기쁨'과 '친구와의 관계' '선생님을 포함한 어른을 공경하는 자세' 등을 배운다 생각하기 때문이죠.


1735280853428.jpg 운동은 체력과 성공경험을 함께 줍니다


이 모든 생각 때문에 저는 선행학습을 위한 학원을 보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공부가 스스로 하고 싶어질 때 지쳐 쓰러지지 않도록 어린 시절의 체력, 가족과 자연과 함께 하며 느끼는 충만함과 다정한 태도. 지금은 받아쓰기 정도이지만 하기 싫음을 이겨내고 스스로 100점을 받았을 때의 성공 경험이 제가 8살 아이에게 주고 싶은 전부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이고, 그다음은 아이가 스스로 찾아가겠죠.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 잘 알 수 있도록 다양한 책과 도서관을 항상 곁에 내어 주고 아이의 흥미와 기쁨을 지지해 주는 것. 그것이 부모의 역할 아닐까 싶습니다.


20250919_082142.jpg 오늘도 즐겁게 하루를 시작해 봅니다



안녕하세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처음 글을 쓰게 된 작가 <안나> 입니다.

이런 글을 쓰고서 나중에 대치동으로 제가 이사 갈지도 모를 일이죠. 항상 경험하지 않은 것은 장담하지 않고 그저 우리 가족이 정한 큰 방향과 아이의 삶을 맞춰가는 과정에 저도 있을 뿐입니다.

핸드폰은 4학년 전까진 절대 사주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최근 제가 일을 시작하면서 스마트워치를 사준 것처럼요.

회사를 다니다 보면 꽤나 똑똑한 친구들을 많이 만나는데 그중에서 태도와 진정성이 묻어난 원석 같은 친구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들에게선 묵묵함과 끈기, 다정함과 솔직함이 묻어있죠.

저는 압니다. 그 친구들은 스스로 잘 해낼 것이고, 주변 사람들이 그들을 도울 것이고, 결국 J 커브를 그리며 성장해 나갈 것이란 걸요. 그러니 저희 아이들도 지금 당장의 지식보단 100세 시대를 관장할 체력과 태도에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아이들의 KPI는 '웃음'이라고 제가 말하는 것처럼요.

그럼 오늘도 아이와 웃고 울며 하루를 버텨내는 저와 같은 엄마 아빠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는 마음을 전하며, 다음 연재 때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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