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무너지면 다리가 되겠지
지금도 그렇지만 어린 시절에도 엄마는 늘 바빴다.
생계 때문에 일을 해야만 했던 엄마는 정작 나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내 마음 가장 깊은 곳에는 늘 엄마에 대한 헛헛함이 있다.
가족을 위해서 일하면서 정작 가족과 함께할 시간은 많지 않다.
현실 앞에서 순서가 뒤 바뀌어버리는 삶이 슬프고 원망스러웠다.
길을 걷다 웃으며 함께 지나는 모녀를 보고 있으면 어딘가 구멍이 나 있는 기분이 든다.
엄마가 그립다.
엄마와 함께 있을 때면 시간은 밉게도 더 빠르게 흘러간다.
마치 카운트다운을 기다리는 것처럼 일이 엄마를 잡으러만 오는 것 같다.
모래시계 속의 모래가 된 것처럼 시간이 막을 새도 없이 흘러가버린다.
잡으려 해도 손 틈새로 빠져나간다.
젊은 날의 엄마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었음에,
앞으로 엄마와 온전히 함께할 수 있는 순간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괘념에 나는 항상 서글프다.
눈에 띄게 늙어가는 엄마의 모습에 나는 엄마가 없게 될 언젠가를 떠올리곤 한다.
이대로 흘러가는 삶이라면 엄마 삶에는 일만 남아버릴 텐데,
함께했던 찰나 같은 순간만이 엄마의 인생에 그리고 나의 인생에 남을 텐데
돌아보면 그리워질 모든 순간들인데, 우리는 더 많이 함께 할 순 없을까.
앞으로 더 많이 함께할 수 있을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자주 안부를 묻고 볼 수 있을 때 많이 보는 것이겠지.
그마저도 아프면서 힘겨워지니 엄마와 메일 이별하는 기분이 든다.
엄마, 우리의 시간은 얼마나 남았을까요
언제쯤 우리는 온전히 함께할 수 있는 기나긴 나날들을 살아볼 수 있을까요
언제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