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잔잔 Oct 14. 2022

한국,  집념이 살고 있었다. 사유원[3]



사진 장소 검색어 : 사유원


풍설기 천년:조경가 정양선, 박승진/석공-윤태중

오래된 모과나무 정원이란다. 6천여 평의 부지에 설립자가 평생 수집한 수령 3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모과나무 108그루를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세월을 이겨낸 모과나무의 강인함을 표현하고 천년을 가는 모과 정원이 되라는 의미에서 명명한 거라 한다.


풍경을 어떻게 소개할까, 방문객과  어떻게 만나게 할까, 어떤 모습으로 선 보일까,

모과 정원은 치밀한 구성도가 숨어 숨 쉬고 있었다.


모과나무 정원은 스펙터클. 천천히, 서서히, 고요히 사유원의 시작, 시초 스토리텔링도 심어 놓은 곳이다. 누가? 사유원 설립자는 태창 철강 유재성 회장님이라 한다. 어떤 계기로? 30년 전  일본으로 팔려 나갈 뻔했던 모과나무를 매입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지금 까지 15년을 걸져 땅을 갈고 다듬고 있다고 한다. 15년의 인내라, 이곳에 모과나무들과 함께 십오 년의 집념이 자라고 신념이 살고 있구나 싶었다.


이야기를 처음으로,

풍설기 천년, 정원 입구엔 든든하게 다정한 두 석상이 [부부?] 우리를 맞이 했고  풍경을 가리는  역할을 하는 높은 콘크리스 벽이  길을 안내한다. 길은 좁은 폭으로 홀로  걷다 보면 자신의 심장 소리가 들릴 듯, 나에게  집중하게 된다. 그러더니, 한 곳의 이런  몰입감이 벽길을 나와 발견되는 모과나무 풍경에  내 안의 감정들이 불꽃처럼 사방으로 발산하게 되더이다.. 다 계획이 있는 구성이었구나... 뒤를 보니, 벽. 내가 서 있는 바닥은 무대가 되고 풍광을 담고 있는 연못은 또 다른 우주를 넘나들게 하고... 얼 털털 심장이 뛰더이다.

[코르텐 강, 암갈색의 종이 같은 얇은 느낌과 동시에 철강의 본성의 강인함이 똑 부러지게  전해지더이다. 알고 보면 다 이유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거겠지...]


조형의 원리 [동세, 비례, 크기, 변화, 통일감, 균형, 강조, 모양, 배치를...] 치밀하게 꼼꼼히 따져가며  세련된 땅의 몸매! 모던한 공기가 숨 쉬는  숲!으로 완결된 곳임은 분명한데  너무나 자연스럽게 녹아나 편안하고 아늑함이 가득해, 모든 근심은 사라지고 생각은 멈추고 무릉도원에서  도착한 듯  노닐다, 거닐다를 하고 왔더랬다.


 친구는 산신령님이 님이 보내주신 선물 같은 그런 꿈같은 곳이었다 했다. 21세기 인간에게 필요한 휴식을 주는 곳 , 사유원은 곳곳에 많은 것을 보일 듯 말 듯 숨겨져 있는 게 많다. 급할 거 없이 찬찬히 보면 종교와 대륙을  뛰어넘은 인류애를 담은 곳이랬다.

소박하게 고요하게 큰 의미를 담고 있는 사유원이었다.(사유원을 소개하는 리플렛을 보면  알 수 있더랬다.)


한 여름이었지만.

비가 오다가 그치고 운치가 더한 그날이었다.

다 보지 못했지만  충만했다. 다음 기회를 기대하며...




매거진의 이전글 한국, 겸손이 살고 있었다. 사유원[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