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사랑은 지성적 사랑이다

감정의 끝에서 다시 사랑하기로 결심하는 일에 대하여

by 김예영



사랑은 단지 감정만이 아니다.

사실 사랑은 뇌의 화학적 반응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 순간, 일종의 마법에 걸린 듯한 상태가 된다.

세상이 빛나 보이고, 상대는 완벽해 보이며,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사랑의 노예가 된다.


하지만 이 마법은 오래가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열정은 점차 사그라들고,

우리는 상대와의 거리에서 편안함과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실망을 느끼고, “이 사람은 내가 생각한 사람이 아니야”라고 판단하며

이별을 택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열정이 식은 이후,

우리는 왜 계속 그 사람과 함께하려고 할까?


그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선택’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 그 사람을 다시 사랑하기로 선택한다.

그리고 그 선택이야말로 가장 지적인 사랑의 형태라고 믿는다.


지성적 사랑이란,

사랑에 눈이 멀어 감정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결을 알고, 결점을 알면서도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콩깍지가 벗겨진 후에도,

열정이 식은 뒤에도,

그 사람과 함께하기로 결심하는 것.

그것이 사랑을 감정이 아닌 ‘관계의 의지’로 끌고 가는 힘이다.


감정이 더 이상 뜨겁지 않아도 괜찮다.

그 사람을 더 깊이 알게 될수록,

나는 또 한 번 그를 사랑하기로 결심할 것이다.


최고의 사랑은 불꽃이 아니라,

깊어지는 선택의 반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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