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의 저질화
아침밥을 차려 먹고 설거지를 한다.
집안 청소를 하고 마른빨래를 개고 새로 생겨난 빨래를 돌려 넌다.
30분 전철을 타고 이동해 1시간 반 운동을 한 후 점심을 먹는다.
2시간 정도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필사를 하거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다.
다시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저녁 준비를 한다.
보통의 하루 루틴이다.
운동을 하지 않는 날은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어제는 일정이 하나 더 추가되어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후배를 만났다.
한 자리에서 계속된 4시간의 대화.
비도 오는데 10시 반쯤 귀가 후 씻고 잠자리에 드니 11시가 넘은 시각.
잠이 오지 않았다.
오랜만의 만남이 흥분되어 몸이 깨어난 건지, 잠잘 시간을 놓쳐서인지 모르겠다.
12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다. 새벽에 일어나 화장실에 한 번 다녀왔다.
그리고 아침.. 아침밥을 먹고 남편이 출근한 후 다시 드러눕고 말았다.
몸이 평소 같지 않게 무겁고 피로감이 몰려왔다.
역시 어제의 일정이 무리였던 걸까.
공감은 정신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무거운 부담이 되는 일이다.
꾸준히 운동을 해 왔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임신으로 인한 통증이 없는 데가 없긴 하지만
체력 자체는 오히려 임신 전보다는 좋아졌다고 생각했다.
또 오산이었다.
임신 주수가 늘어날수록 하나둘씩 늘어나는 증상 리스트에 '쉽게 피로해짐'을 추가해야겠다.
하루에 여러 개의 일정을 잡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저녁 약속이 한 달에 한 번도 있을까 말까 한
일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