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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니차니피디 Apr 17. 2022

코로나 입학식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월요일 오후, 아내에게 문자를 받았습니다.

“코로나 확진이래”

“당신도 아이들과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아야 해……”


머리가 띵했다. 결국에 우리 가족에게도 왔구나! 나는 괜찮을까? 사무실에서 급한 회의를 마치고 4시가 조금 지나서 집으로 향했다. 둘째를 차에 태우고 첫째가 다니는 중학교로 달렸다. 전화기는 꺼져있다. 하교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첫째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전화는 울리지 않는다. 5시까지 도착해야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16:35가 지났다. 초조했다. 이제야 신호가 간다.

“어디니? 엄마가 확진이래. 우리도 지금 검사를 받아야 해.”

건널목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빨리 오라고 재촉했다. 큰 가방을 메고 달려오는 아들이 보였다. 엄마가 확진이면 아이들도 가능성이 높다. 오늘 아침까지도 함께 자고 식사도 같이 했으니까.


보건소까지 제시간에 갈 수 없다. 가까운 종합병원에서 검사를 한다는 아내의 문자를 보고 핸들을 돌렸다. 5분 전에 겨우 도착했다. 양쪽 콧속으로 뜨겁게 밀려오는 진단키트가 맵다. 둘째는 눈물을 쏟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멀게만 느껴졌다. 아무래도 내일부터 격리를 해야 할 것 같다. 마트에서 마실물과 바나나와 시리얼에 간단하게 조리할 냉동식품을 샀다.


집에 도착하니 아내는 이미 증상이 나타났다. 목소리가 잠겼고 열이 나서 약을 먹었다. 마스크를 쓰고 큰방에 격리를 했다. 아이들과 거실에 매트리스를 깔고 격리 생활 준비를 했다. 학교 담임께도 알렸다. 차니도 목이 아프고 열이 있다. 해열제를 찾아 먹었다. 조금 떨어졌다.


주말에 서울에 다녀오느라 피곤해서 그럴까? 외할아버지 칠순파티를 한다고 오랜만에 가족이 모였다. 설마 괜찮겠지……, 밤낮 일교차가   날씨가 원인이면 좋겠다. 저녁 8시에 검사 결과 문자가 오지 않았다. 내일 아침에 알겠구나. 각자의 건강을 위해서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걱정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잠이 들었다.


아빠를 깨우는 둘째의 목소리가 다급했다.

“아빠 나 너무 뜨거워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새벽 2시, 오죽했으면 자다가 깼을까. 체온이 39도가 넘었다. 급히 약을 한 알 먹였다. 혹시나 핸드폰을 열었다. 1시에 문자가 와있었다. 양성! 확진이다. 나는 …… ‘음성’이다. 그나마 다행인가?


아내를 깨우고  아들을 안방으로 보냈다. 매트리스를 옮겨 격리 장소를 바꿨다. 문을 굳게 닿았다. 집에서  벽이 생겼다. 보이지 않는 코로나에 걱정이 깊어가는  , 가족과 회사  생각이 많았다. 다시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가 잠이 들었다.


아이들의 학교 입학식이 지난달이었고, 우리 가족의 코로나 첫 입학식이 3년만에 열렸다. 피하고 싶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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