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가던 길이 어느덧 평평해지다 기울었다.
평평해질 때까지 느끼지 못한 감정들이 기우는 순간
하나둘씩 나에게 다가왔다.
애써 손을 잡으려 바닥을 짚어봤지만 잡히지 않는
그 바닥은 나를 밀어버렸다.
미끄러진 난 받아들여야 한다는 마음에 조금씩
더 내려놓았다.
그러니 끝이 보였다.
보이지 않을 것만 같던 끝이 보였다.
남아 있던 한줄기 마저 스스로 끝내버렸다.
오랜 기간 동안 조금씩 기울어져서였을까.
마음이 무뎌진 것일까 무슨 감정인지
모르는 지금 난 기울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