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민 작가의 먹고사는 이야기 10
미술 작가인 나는 캐나다에서 미술 튜터를 겸하고 있다.
내가 캐나다에서 하는 일은 개인 작업을 하는 것 외에 학원에서 미술강사와 개인지도 튜터를 하고 있다.
주력은 9학년~12학년의 미대 지망 학생을 지도하는 일이다.
북미 대부분의 대학이 포트폴리오를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포트폴리오는 학교마다 제출하는 양이 다른데 보통 20~30개 정도의 작품 사진을 제출한다.
온라인으로 간단한 설명과 사진만 제출할 수도 있고 아예 파워포인트의 형식으로 설명을 포함할 수도 있다.
미대 입시용 포트폴리오는 기본적인 드로잉과 페인팅 스킬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며 지망학과에 따라 요구되는 창의적 주제를 표현한 작품으로 이루어진다.
창의적 작품은 입체적 형태를 가질 수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기능적인 요구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처럼 석고소묘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로 초상과 인체 소묘에 중점을 두고 드로잉 수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경험해보니 한국식 석고소묘가 기초 드로잉에 참으로 필요한 과정이란 걸 깨닫기도 한다.
하지만 캐나다에선 아그리파 각상도 구하기 힘든 지경이다.
그래서 주로 사진을 이용한다.
간단한 기초 도형 드로잉을 거치면 나는 인체와 초상 위주의 드로잉으로 기초 드로잉 수업을 구성한다.
이후 수채화와 아크릴 등의 페인팅 수업이 진행된다.
12학년이 되면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와 학교에 따른 맞춤 포트폴리오 수업이 진행된다.
캐나다 초등학생의 아트 수업은 재미를 느끼고 드로잉에 관심을 갖게끔 만드는 수업으로 진행한다.
아래 사진의 두 남학생은 지금은 1:1 드로잉 수업으로 전환했다.
서로 익숙해지기에 몇 달이 걸렸다.
어느 날은 갑자기 드래건을 그리고 싶다고 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절대로 짜인 과정대로 따라오지 않으며 감정의 기복도 심하지만, 부모도 아이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2년째 수업 중이다.
캐네디언들도 현실적인 여건이 되면 사교육에 주저하지 않는 편이라 캐나다 아이들도 운동, 음악, 운동 등 아주 많은 방과 후 활동을 한다.
그래서 내 수업이 마지막이라 아이들이 피곤에 찌들어 오기도 하지만 지금은 많이 친해져서 수업 내내 수다를 떨기도 한다.
아트 튜터링은 학생의 자질을 향상하고 그것들을 제대로 표현해 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 작업이다.
미술대학, 패션디자인, 건축 등을 지망하는 학생들은 최소 9학년부터는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12학년에 포트폴리오 작업을 여유롭게 할 수 있다.
실기시험을 보지 않는 대신 오히려 다양하고 많은 양의 미술적, 학문적 소양을 필요로 하는 것이 북미 미대 입시의 특성이다.
튜터로써 학생의 자질을 계발하고 그것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이끄는 작업은 매우 재밌는 과정이다.
학생 개개인마다 다른 성향과 자질을 가진 만큼 결과물 또한 매우 다채롭다.
때문에 튜터 역시 항상 트렌드와 기술의 습득에 주저하지 말아야 하며 그것을 과정에 적용하는 것 또한 익숙해져야 한다.
캐나다에서 미대 입시생을 가르치는 일이 재미있어지고 있다.
캐나다 이민 5년 차 시각예술가 권창희입니다.
개인 작업과 입시미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작품 이야기와 아직도 낯선 나라 캐나다에서 먹고사는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