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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창희 Apr 13. 2023

캐나다 초등학교, 김치를 도시락으로?

캐나다 작가아빠의 캐나다 초등학교를 알려주마 시리즈 6

2학년, 4학년인 아이들은 점심 도시락으로 빵이나 피자보다는 밥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동안 김밥이나 유부초밥, 볶음밥, 오므라이스 등을 도시락으로 싸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두 녀석이 약간의 과일과 간식류는 그대로 하고 앞으로 도시락은 맨밥과 김치, 그리고 김을 요구하였다.


"도시락 반찬으로 김치를 싸가면 아이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그래도 괜찮겠어?"라고 물으니 그래도 괜찮단다.

내 입장에서 보면 아침에 할 일이 많이 줄어들어 매우 반가울 일이지만 아이들은 반에서 놀림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섰다.



이제까지는 점심은 가능한 간단하게 먹고 2:30분이면 하교하고, 배고프면 집에 와서 뭔가를 더 먹이자는 주의였던지라 간단하게 손으로 집어먹기 편하게 준비했지만 아무래도 밥이 먹고팠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한국처럼 다양한 도시락 반찬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


"아빠, 김하고 김치만 싸주면 돼. 다른 건 아무것도 싸지마, 알았지?"라고 두 녀석이 이렇게 말하니 그렇게 해 줄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아무래도 냄새가 걱정되어 볶은 김치를 싸주든가 하는 정도가 되어버렸다.



며칠 후 두 녀석에게 친구들이 냄새가 난다고 싫어하지 않는지, 누가 불평은 하지 않았는지 물었다.

두 녀석 모두 쾌활하게 "아니 그런 일 없었는데? 아무도 뭐라 안 해, 계속 그렇게 해줘도 돼"라고 하였다.


긴장했었는데 안심이 되었다.

중고등학생이라면 별 걱정 안 하겠지만 초등학생이라 심히 걱정이 되었었다.

아이들과 친구들 모두에게 상처로 또는 불쾌한 기억으로 남게 될 일을 만들지도 모를 일이다.


아직까지는 별일 없지만 혹시나 어느 순간 누군가가 불평할지도 모르니 그런 일이 생기면 바로 말해주기를 다짐했다.



큰 아이의 학급은 땅콩, 견과류, 계란, 심지어 오렌지 알러지까지 있어 도시락 싸기가 영 까다로운 게 아니다.

아이들이 오므라이스를 아주 좋아하는데 첫째는 볶음밥으로 둘째는 오므라이스로 싸줄 수밖에 없다.


반면 둘째는 알러지 학생이 없어 가끔은 피넛샌드위치도 싸주기로 했다.

식성도 다른데 옵션도 달라 조금은 고민을 하게 만들기도 했는데 오히려 편하게 되었다.


캐나다에서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김치를 도시락으로 싸가다니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캐나다 초등 학교생활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신 분은 댓글로 알려주세요.

경험에 근거하여 아는 만큼만 성실하게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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