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넬슨, 더블북
<긍정 훈육>이라는 육아/자녀교육서 초베스트셀러가 있다고 한다. 난 처음 들어봤지만, 제목만 봐도 그럴 꺼 같다. <긍정 훈육(Positive Discipline)> 이 교과서적인 책이라면, 동일 저자의 <현명한 부모는 넘치게 사랑하고 부족하게 키운다(Parents who love too much)> 는 조금 더 대중서적인 책이다.
제목에는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부족하지만 잘 지냈다'는 반전적인 문장은 부모나 가질 수 있는 감정이지, 아이들 입장에서는 그닥 갖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어렸을 떄는 아무 것도 없었지만 즐겁게 지냈어'라고 말하는 분들도 결국 뒤돌아보며의 감상이고, 지금 한가하게 회고할 수 있는 상황에 있기 때문이지, 정말 그 당시 그 시점에서 감정을 물을 수 있다면 다른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서문에서부터 한계를 분명히 드러낸다.
"그렇다면 아이를 잘 기르기 위해 당신은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솔직하게 고백하지만 이 책은 그 정답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아이를 키우는 데 정답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_서문, 8p"
그렇게 시작한 책은 다양한 (미국적) 사례를 열거한다. 그리고 아이들 - 아무리 어린 유아라도 - 은 각자 생각이 있고, 또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그렇게 아이를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는 거지? 하고 읽다면, 어랏? 하는 생각이 들며 서서히 집중도가 높아진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떻게 반응하며 왜 그런 행동을 하는가?' 에 대해 떠올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부모가 된, 아이를, 즉 또 다른 사람을 길러야 하는 사람이 된 내가 뭔가 불편하고 힘들고 어렵다면, 그건 당연한 거고,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하고 있다. 아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지적인 설명을 곁들여 말해준다. 위로는 없어 보인다. 힐링이나 토닥거림도 부족하다. 그렇다고 사이다처럼 시원하거나 유머러스 하지도 않다. 그냥 '당신은 아이를 충분히 사랑합니다. 사람으로서 매우 훌륭한 일이죠. 다만 부모로서는 조금 더 앞일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라고 한다.
이것저것 적어놓고 생각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았다.
7세 8세 엄마로서 아이들을 서서히 독립시켜야 하는 입장으로서.. 하나부터 열까지 해주는 게 힘이 들면서도 해주는 건 그냥 내가 편하고, 안쓰럽고 그래서였던 것 같다. 하지만 멀리 내다보고 아이를 정말 키워내려고 한다면, 할 수 있게 기회를 주고 기다려주고 해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