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지적 전재산 맥북프로는 2018년 3월 에 구입한 인텔칩 모델이다. 개발이나 미디어 작업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처리속도가 매우 느려지고, 팬 소리가 거슬릴 정도로 커지는 건 일상이다. 배터리랑 키보드도 한 번 교체했다. 남편이 꽤 자주 ‘이제 바꿔라’ 라고 하지만- 매달살이 인생에서 자금도 부족하고, 딱히 바꿀 이유도 못 찾아.. 여전히 동반자로 함께하고 있다.
얼마 전 애플 자체 칩 M3 맥북프로가 발표되었고, 국내 가격도 공개되었다. 다음 날 일어니서 적당히 후기 보다가, 그래, 드디어 내가 맥북을 바꿀 때가 왔음을 직감했다.
“자기야, 나 맥북 바꿀꺼야.”
절대 가격도 후덜덜 하고ㅠㅠ 약간 더 크고 무거워지지만-_- 암튼. 살 때가 드디어 도래했다. 그래, 연말에 배 들어오면(..) 지르고. 오래 쓰니까. 오키. 괜찮다.
…
그렇게 며칠 지났는데. 흠- 솔직히 지금 이 순간. 왜 사야 하나.. 하고 있다. 기분의 완벽한 회귀이다. 돈도 없고(??)
.. 그러고 생각한 게, 내가 어떻게 예전엔 J가 나왔지? 하는 거였다.
맥북 얘기는 맥거핀. MBTI 얘기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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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수다 애들 만나서도 얘기한 건데. 학부 때 자하연 애들이 MBTI 검사해서 서로 나누고 엄청 과몰입했던 추억ㅋ을 가진 우리로서는, MBTI가 이렇게까지 전국민적 화두가 된 것이 참 신기하기만 하다.
뭐. 내 꺼 잘 알아두면 사람들과 대화하거나 서로를 설명할 때 상당히 수월하고 간편하기 때문에 (이게 #트렌드 가 된 이유이고) 나도 잘 사용한다.
암튼. 커뮤니티 같은 데 돌아다니는 사례 같은 거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정말 나의 성향은 J 와는 거리가 멀다. ‘어릴 때는 그랬는데 변했다’고 하기에는, 음- 사실 그때도 매우 충동적이었더랬다. MBTI가 자신의 선호를 바탕으로 한다는 측면에서, 그때의 내가 나 스스로를 얼마나 모르고, 내가 아닌 척 했던가, 하는 반성과 안타까움이 몰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