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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옆집줄리 Jul 17. 2016

2016 봄차 #3

봄 차(tea) 청량감 터지게 즐기기


덥다.

'봄 차(tea)' 글을 쓰기에 민망할 정도로 여름이다.


계절은 늘 내 생각보다 빨리 바뀐다.

내가 내 일을 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동안 이 계절도 부지런히 맡은 일을 했나 보다. 나보다 더 부지런히.

비록 더운 여름이지만 처음 브런치를 시작할 때 다짐했던 것처럼,

'Slowly but Surely' - 늦더라도 꼭 써야겠다.^^


봄 차(tea)는 뜨거운 물로 우려 그 향기의 최대치를 즐기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이렇게 더운 날에 또 다른 한 가지를 추천한다면 바로 '탄산수 냉침'이다. 방법도 아주 간단하다. 탄산수 (집에서 만들거나 아니면 페리에, 트레비, 씨그램 등등)와 맛있는 차(tea)만 있으면 끝. 자기 전에 티백(tea bag)에 넣은 찻잎을 뜨거운 물에 살짝 적신 후 탄산수에 넣고 뚜껑을 꽉 닫아 냉장고에 넣어 둔다.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면 Starbucks의 '티-레모네이드 피지오'를 떠올리면 된다.

스타벅스 티-레모네이드 피지오는 차(tea)를 우려낸 후 상큼함과 달달함을 담당하는 레모네이드를 첨가 후 탄산을 주입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지는데 위에 소개한 것처럼 집에서 냉침으로 만들고 레몬청을 넣지 않으면 좀 더 차(tea) 다운 진하고 깔끔한 향미를 느낄 수 있다.


'탄산 냉침'은 탄산수에 차 향이 입혀져야 하므로 향이 진한 *가향차(flavored tea)가 물론 어울리겠지만 나처럼 인공적인 향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새 봄의 에너지와 함께 차(tea) 본연의 향기를 가장 강하게 가지고 있는 봄 차(tea)로 즐겨봄을 추천한다.

탄산 냉침에 옆집 줄리가 추천하는 차는 대만의 봄 차(tea) - 동정 오룡(*농향 우롱차) & 일월담(홍차)


동정 오룡 (凍頂烏龍) - 대만의 대표 우롱차


요즘 우롱차에 빠져있다.

우롱차는 그 자체로도 너무 다양하여 한 마디로 표현하기 참 힘들지만 녹차보다는 깊은, 홍차보다는 상쾌한 그 어딘가의 미각 테이블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청차'라고 불리나 보다.) 그것이 나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해 버린 것이다. 그중 아름다운 섬 - 포르모사 (Formosa)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대만의 우롱차는 그 품질이 아주 뛰어나서 본토의 중국인들에게 조차도 굉장히 비싼 값에 거래가 되고 있다고 한다.


동정 오룡은 대만 우롱차의 시초가 된 차(tea)인데 대부분의 차(tea)들이 그렇듯 동정 오룡 역시 중국에서 가져와 대만의 동정산(凍頂山)에서 재배하였다고 한다. (중국차의 이름은 대부분 그 재배지역을 기초로 만들어진다.)  잘만 만들어지면 진한 꽃 향과 단맛이 그 어떤 우롱차보다 강하다는 동정 오룡의 2016년 봄 차(tea)를 운 좋게 구해 즐겼다.

처음엔 당연히 스트레이트로 우려 마셨고 이번에는 그 맛과 향을 탄산에 제대로 녹여 톡톡 터지게!

대만의 우롱차는 대부분 이렇게 단단히 말아 성형한다. 여기에 물을 부어 우리면 잎이 활짝!

우롱차로 냉침을 하려면, 첫째 평소 마시던 차(tea)의 양보다 약 2배 정도 넉넉한 양을 사용해야 하고 둘째는 먼저 뜨거운 물로 *윤차 해서 마른 잎을 긴장을 풀어준 후 탄산에 넣어줘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하룻밤 냉침을 통해 장시간 찻잎이 가진 모든 향이 찻 물에 담긴다. 청량하게 톡톡 터지는 탄산에 깊은 우롱의 향기가 어우러져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동정오룡으로 탄산냉침한 차(tea)


일월담(日月潭) 홍차 - 가장 향기로운 홍차


가장 아름다운 섬 포르모사(대만)의 가장 아름다운 호수 일월담(日月潭)에서 재배되는 가장 향기로운 홍차.

그렇게 일월담 홍차를 소개해 본다. 그곳을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일월담 홍차를 마셔보면 '해(日)와 달(月)을 품은 호수 - 일월담'의 아름다운 풍광이 그려지는 듯하다. 언젠가 꼭 가서 향기로운 차(tea) 한 잔을 마시리라... Slowly but Surely...^^

일월담 호수의 2016년 4월 모습 - 사진은 라오샹하이 제공


이번에 구한 2016년 새 봄의 일월담 홍차는 '홍옥' 품종으로써 일월담 호수 주변의 대만 토종 차나무에 대엽종인 아쌈종을 교배해서 만든 '대차 18호'라 불리는 차(tea)다. 탕 색이 아쌈의 탕색을 닮아 진한 붉은색을 띠고 있어 별칭으로 'Ruby'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이 차(tea)의 진짜 매력은 아름다운 탕색보다 더 화려한, 치명적인 향기다. 가향하지 않았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강한 꽃향과 과일향 그리고 잘 구워진 군고구마가 땡기는 먹음직스러운 탄 향도 난다.

아무튼 이렇게 진한 향을 가진 일월담 홍차는 이 여름 탄산 냉침에 제격이니 도전해보시길!


이상 글을 마치며, 조금은 번거로울지라도 차(tea)를 골라 사보고 또 그 차를 더 매력적으로 마시는 방법을 시도해보는 것은 나에게 소소한 행복이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을 만나 하루 종일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고 싶다~!


- 옆집의 줄리


*가향차 (Flavored tea) : 합성향 혹은 천연향을 인공적으로 입힌 차(tea). 스타벅스 피지오도 오렌지향이 가향된 홍차로 만든다.


*농향 우롱차 : 농향(浓香) 즉 진한 향의 우롱차. 차를 건조할 때 홍배라는 과정 (로스팅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을 통해 볶으면서 건조하여 탄 향이 가미되어 구수하며 깊은 향미를 가진 전통적인 우롱차.

그 반대 개념이 청향(淸香) 우롱차인데, 이것도 요즘 참 핫하여^^ 별도 포스팅을 준비하고자 함.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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