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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histlecake Jan 19. 2019

맨발로 걷는 무이네

Fairy stream, Red sand dunes


무이네에선 잠시 신발을 벗고 걸어도 좋다. 









 나에게 있어 사막은 약간의 두려움을 동반한 먼 미지의 세계에 존재하는 장소였다. 무이네를 일정에 넣은 것도 사실은 작은 버전의 사막 (모래언덕에 더 가깝다) 이라도 보고 싶은 호기심이 컸기 때문이다. 


 무이네에는 white sand dunes(모래 색깔이 하얘서 화이트 샌듄. 외곽에 있고, 레드 샌듄보다 규모가 크다), Red sand dunes(빨간색 모래 언덕. 화이트 샌듄에 비하면 작고, 로컬 버스로 갈 수 있다), 이렇게 두 개의 모래 언덕(이라 쓰고 자꾸 사막이라고 말하게 된다)이 있다. 


 호스텔 리셉션 적힌 투어 상품은 차로 실어다 주기만 했지만 저렴했고, 무려 네 군데 관광명소를 하루 만에 다 도는 코스다. 이미 Fairy stream과 Fishing village는 버스로 갔다 왔지만 화이트 샌듄을 왕복하는 차비라 생각해도 저렴한 가격이었기에 신청했다. 



왼쪽이 white sand dunes, 오른쪽이 Red sand dunes



처음 밟는 사막을 더 잘 느끼고 싶어서 신발을 벗고 모래를 밟았다. 방향과 거리감이 모호해졌다.  발이 푹푹 빠지는 바람에 걷기가 무척이나 힘들고 더뎠다. 하지만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사이를 스치는 고운 모래의 감촉이 좋았고, 투어객들이 빠지고 난 후 (나는 투어차량을 타고 돌아가지 않고 레드 샌듄에 혼자 남았다) 모래 언덕에 가만히 앉아 바라보는 정지된 화면 같은 사막 풍경이 좋았다. 그 사막의 고요함을 혼자 만끽하면서, 나는 어쩌면 다음에는 진짜 사막에 있을 것 같다는 상상을 했다. 


 






Red sand dunes과 Fairy stream(요정의 샘)은 개인적으로 무이네에서 가장 좋았던 여행지. 



Red sand dunes이 모래 언덕과 바다가 같이 있다면, 

Fairy stream은 가운데 샘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모래언덕, 오른쪽에는 숲이 자리한 아주 특이한 지형이다. 

부드러운 모래 바닥 위에 발목까지 찰까 말까 한 아주 얕은 냇물을 따라 걷다 보면, 작은 보상이 여행자들을 기다린다. (그건 비밀. 속옷 대신 수영복을 입고 가면 좋다^^) 맨발로 걷기 아주 쾌적하다. 베트남에서 걸었던 길 중에 가장 좋았던, 지금까지 여행한 곳을 통틀어서도 손에 꼽을만한 상쾌한 산책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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