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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BTY Jun 15. 2020

조직문화를 바꾸려면, 조직의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

매일 매일의 행동이 문화를 만든다.



≪해빗≫은 어떻게 하면 HR 담당자로서 기획하는 제도들이 구성원들의 행동으로 만들어지게 할까라는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시작점을 알려주었습니다. 그 과정을 나름대로 기록하고 공유를 한다면, 저에게도 그리고 조직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HR 담당자로 해왔던 일을 '습관'의 관점에서 돌아보다.


≪해빗≫은 '습관'이라는 개인의 행동에 대한 연구의 결과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HR 담당자로서 조직의 행동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HR 담당자로서 일을 했을 때의 경험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고요. 이전에 HR 담당자로서 했던 기획들은 보기 좋게 만들기 바빴고, 구성원들의 행동을 이끌어내기보다는, 해달라고 요청하거나 다그치는 것에 그쳤던 것 같습니다. 결국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활동들을 했으나, 꾸준히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습관을 만들기 위한 행동을 꾸준히 하지 못하듯이 말이죠.

≪해빗≫에서는 매번 ‘의지력’에만 기대 행동을 하려고 하면, 쉽게 지치고, 어느 순간에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찾기 시작할 것이라고 합니다.


충족되지 못한 욕망이 커지고 최초의 동기가 희미해지는 이 시점에 의식적 자아가 뛰어든다. 그러곤 지금 이 지겨운 일을 ‘그만둬야 할 이유’를 손쉽게 찾아낸다. 의식적 자아는 결심도 잘하지만, 그만큼 변명도 잘한다.
[1장. 비의식적 자아. 습관은 영원한 지속이다] 중
[1장 비의식적 자아 - 습관은 영원한 지속이다] 중 - 습관과 의지력의 지속 차이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기획했던 제도들이 꾸준히 실행되지 못한 것은 스스로 구성원들에게 '의지력'에 기대어서 행동하도록 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작은 단위가 아니라 큰 단위들을 한꺼번에 실행하려고 하니 HR팀도, 구성원도 의지력조차 내지 못하고, 지쳤던 것은 아닐까 합니다. 제도를 기획했던 HR팀도 기획에 너무 많은 의지력을 쏟다 보니,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실행 단계에서는 이미 지쳐버렸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깔끔하게 기획된 제도라도, 행동을 이끌어내고 반복되게 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어집니다.


HR 제도는 구성원들의 행동을 시작하게 하고,
그 행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 행동이 구성원이 습관처럼 할 수 있을 때까지 말이다.
습관으로 형성된 그 행동들이 결국은 조직문화를 만들고, 드러나게 만든다.


HR 담당자로서 제도를 만들 때에는 제도 자체의 실행이 아니라, 제도를 통한 행동의 변화가 목적임을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해빗≫의 문장을 조직문화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다.


습관의 특징은 조직문화의 특징과 닮았다.


이 관점에서 해빗≫을 읽으면서 해둔 메모를 다시 보면서, 조직문화와 연결되는 메모들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이 많은 부분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아래 문장들에서 ‘습관’을 ‘조직문화’로, ‘인간’을 ‘조직’으로 바꿔서 읽어보면, 조직문화의 특징을 설명해주는 문장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시작’보다 ‘지속’이, ‘탁월함’보다 ‘꾸준함’이 인간의 삶을 더 생산적이고 가치 있게 만든다

-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의지를 다그치라고 주문하는 것만으로는 지속을 이뤄낼 수 없다

- 본래 눈에 잘 보이지 않을뿐더러, 행위자조차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험으로 그 존재를 증명하기가 대단히 까다롭다.

- 제대로 활용하면 가치를 측정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이익을 얻지만, 그 이면에는 언제나 가공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 '외부 환경의 자극’과 ‘적절한 보상’이라는 요소가 인간 행동의 근원을 구성하는 데 매우 큰 영역을 맡고 있다

- 그 습관이 자신의 건강에 어떤 해를 끼치는지에 대한 지식은 그들의 선택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 습관이 완전히 형성되기 전까지는 목표와 보상이 필요하다.

- ‘목표’에 집중하는 신경 시스템(학습)과 ‘상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경 시스템(습관)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한편 함께 작동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 우리가 익숙하게 여기는 환경에서는 합리적이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 습관에 따라 행동하는 게 훨씬 쉽다. 채소를 많이 먹으면 몸에 좋다는 것을 알지만, 실제로는 햄과 베이컨을 장바구니에 잔뜩 담는다.

- 환경이 변하면 습관도 따라 변한다.

- 주변 사람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느냐가 우리의 행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 우리는 매 순간 세상을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무엇을 어떻게 인식할지는 이성이 아닌 우리의 습관이 결정한다.

- 습관 형성에 가장 효과적인 보상은 행동 자체 혹은 행동의 일부에 내재되어야 한다.

- 마법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조용히 시작된다. 그러니 언젠가는 마법이 일어난다는 걸 믿어야만 한다. 그렇게 되기 전까지는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신경 네트워크와 기억 시스템에 습관이 정착되기 전까지는 의도적으로 새로운 행동을 몇 번이고 반복해야만 한다. 그러다 어느 시점이 되면 그 반복은 습관을 낳고 우리의 제2의 천성이 되는 것이다.

- 습관이 설계되는 원리는 명백하다. 특별한 계획이나 심사숙고 없이 어떤 행동을 반복적으로 지속할 때 습관은 형성된다.

- 우리에게 깊은 영감을 줬던 좋은 습관도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바뀌면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일로 변할 수 있다.

- 우리 내면에는 좋은 습관이라는 늑대와 나쁜 습관이라는 늑대가 살고 있는데, 어떤 습관에 더 자주 먹이를 주는지에 따라 삶의 방향이 정해진다.


조직문화를 습관의 관점에서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조직문화'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그 영향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조직문화'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형성되어 있다면, 조직의 성과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만, 부정적인 방향으로 형성되고 있다면 조직이 점점 망가져가게 될 것입니다. 조직 내에서 더 좋은 행동을, 더 많은 사람들이 하게 될수록 저절로 그 행동의 결과가 문화로, 그리고 성과로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좋은 조직문화를 만드는 행동들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행동하지 않는다면 변화하지 않습니다. 어떤 일이든 처음에는 어렵지만, 많은 반복을 통해서 점점 쉬워집니다.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행동도 처음에는 어색하고 많은 노력이 들지만, 어느 순간 편안해지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것을 함께 믿고 반복해나간다면 좋은 조직문화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자동화된 무의식이 만드는 조직문화 설계의 법칙


좋은 습관을 만드는 과정은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과 비슷하다.


≪해빗≫에서 나오는 습관 설계의 법칙은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과정으로 바꿔볼 수도 있습니다.

[자동화된 무의식이 만드는 습관(→조직문화) 설계의 법칙]

- 1단계 : 늘 동일하게 유지되는 안정적인 상황을 조성하라

(* 상황은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모든 것, 즉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을 가리킨다. 함께하는 사람들, 때와 장소, 취하는 행동 등 모든 것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심지어 스마트폰 속 가상세계 역시 상황이다.)

- 2단계 : 좋은 습관으로 향하는 마찰력은 줄이고 나쁜 습관으로 향하는 마찰력은 높여라

- 3단계 : 행동(반응)을 자동으로 유발하는 자신(→조직)만의 신호를 찾아라

- 4단계 : 언제나 기대 이상으로, 신속하고 불확실하게 보상하라(보상을 행동에 내재화하라)

- 5단계 : 마법이 시작될 때까지 이 모든 것을 반복하라


이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제가 이전의 조직에서 '조직문화'를 잘 만들고자 했던 노력들은 모두에게 의식적인 노력만을 강요했던 것 같습니다. 계속 '시작'만을 요구하고 바랐던 것이죠. 상황을 조성하기보다는 '열심히 해봅시다'라고 의지를 가지고 함께 해주기를 요청했었죠.


'조직문화가 조직의 습관'이라는 가정하에 HR 팀이 '조직문화'를 만들어나간다고 생각해볼까요?

이때 필요한 것은 '조직문화를 좋게 만들자'라고 말하고, '조직문화' 자체를 바꾸려는 활동들을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내의 제도와 시스템 등을 통해 구성원들의 행동을 스스로 하게 만드는 것이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과정이 됩니다. 제도, 시스템을 만드는 이유가 구성원들의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HR 제도는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한 행동을 더 쉽게 만들어주기 위한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성과 관리 제도는 구성원들이 성과 중심의 행동을 위한 '상황'을 만들고, 평가 제도는 구성원들이 꾸준히 또는 더 나은 행동을 하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보상 제도는 더 나은 행동에 보상하여 꾸준히 하도록 하는 '상황'을 조성하는 것이고요. 또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면, 각 제도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상황과 행동들을 다시 쪼갤 수 있습니다.


위의 관점에서 이전 조직에서 했던 것들 중 다시 설계를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평가제도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회고' 프로세스입니다.

우리 모두 '회고'가 잘 이루어진다면, 성장할 수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누구나 어렵습니다. 한 번의 회고로 엄청난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회고' 프로세스가 습관이 되기 위해서는 '회고'의 시간만 가진다고 잘 되진 않습니다. 조직 구성원이 '회고'의 과정을 습관처럼 쉽게 하려면, 결국 '회고'를 통해 성장하는 경험이 보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될 때까지 반복해야 하고, 그 반복 과정이 조금 더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상황과 신호 등을 조성해야 합니다.


'회고'라는 행동을 습관으로 만드는 과정을 아래와 같이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1단계 : 늘 동일하게 유지되는 안정적인 상황을 조성하라

- 매번 동일한 시간에 진행한다.
- 회고를 할 때에는 잘한 점과 잘 되지 않은 점을 함께 이야기한다.
- 리더와 팔로워 서로가 서로에 대한 피드백을 한다.
-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음을 서로가 인정하고, 서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임을 이해한다.
- 조직 구성원 모두가 '회고'를 당연하게 진행한다.

- 2단계 : 좋은 습관으로 향하는 마찰력은 줄이고 나쁜 습관으로 향하는 마찰력은 높여라

- 회고 시간에는 핸드폰 알람을 꺼둔다.
- 회고 전에 어떤 말을 해줄지 준비 시간을 갖는다.
- 회고 시간이 아니라도 자주 팀원들과 시간을 갖는다.

- 3단계 : 행동(반응)을 자동으로 유발하는 자신(→조직)만의 신호를 찾아라

- 회고 가 있는 날에는 팀 구성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한다.
- 회고 전까지 서로의 행동을 관찰하고 즉시 피드백하고, 기록한다.
- 회고의 피드백 시간을 잠깐이라도 갖는다.
- 좋은 회고 과정은 전 구성원에게 공유한다.

- 4단계 : 언제나 기대 이상으로, 신속하고 불확실하게 보상하라(보상을 행동에 내재화하라)

리더는 피드백을 통해 구성원이 성장하는 경험을,
팔로워는 피드백을 통해 변화하는 행동, 그리고 그 행동을 통해 달성하는 성과를 기록해둔다.

- 5단계 : 마법이 시작될 때까지 이 모든 것을 반복하라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은 '회고'라는 과정을 통해 서로가 성장하고,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다시 또 반복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 성장하고 성과를 낸 순간의 상황을 꾸준히 만들어가는 것이 다음입니다. 단순히 '상황'만을 만든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습니다.

마치 우리가 시험공부 전에 책상 청소만 하다가, 공부는 하지 않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결국 HR 담당자로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문화'를 만드는 다양한 상황들을 조성해서, 구성원들의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 행동들이 결국 '조직문화'를 드러나게 할 것이고,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법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조용히 시작된다.
그러니 언젠가는 마법이 일어난다는 걸 믿어야만 한다.
그렇게 되기 전까지는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신경 네트워크와 기억 시스템에 습관이 정착되기 전까지는
의도적으로 새로운 행동을 몇 번이고 반복해야만 한다.
그러다 어느 시점이 되면 그 반복은 습관을 낳고 우리의 제2의 천성이 되는 것이다.

≪해빗≫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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