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매일 쓰겠다고 했을까?
매일 쓰는 인간이고 싶다
오늘은 또 무슨 주제로 글을 쓰지?
하얀 브런치 화면을 띄워놓고 제목을 썼다가 지웠다가 썼다가 지웠다가를 반복했다.
어떤 날은 주제를 바로 정해서 일필휘지로 써서 발행하는 날이 있는데 이런 날은 드문 편이고, 대부분 이걸로 쓸까 저걸로 쓸까 망설인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 않으면 딴짓이 무척이나 하고 싶어 지기 때문에 일단 컴퓨터 앞에 앉는다. 그리고 컴퓨터 앞에 앉아 소재 탐색이라는 핑계를 대고 딴짓을 한다.
매일 쓰기 챌린지를 해보겠냐는 제안에 큰 고민 없이 덜컥하겠다고 했다.
나는 왜 그랬을까?
(과거의 나를 탓하는 건 아니고 초심을 다져보자는 의미에서 해보는 질문이다)
기본적으로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
나에게는 쓰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나는 쓰고 싶다. 그것이 일기든, 에세이든, 시든, 소설이든, 시나리오든 어떤 형태의 어떤 목적인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쓰고 싶다.
내 안에 하고 싶은 말들이 많다.
쓰면서 정리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글은 기본적으로 구조적인 짜임새를 갖추기 때문에 하나의 글을 완성하기 위해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쓰면서 정리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복잡한 머릿속을 풀어서 정리하고 싶은 욕망이 있었기에 그런 훈련을 하고 싶었다.
글쓰기도 기술이다.
태어날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한 순간부터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면 꾸준히 연습하고 노력해서 실력을 키워야 한다.
글을 쓰지 않고 글쓰기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글쓰기 근육을 키우기 위해 매일 쓰고 싶었다.
경험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어떤 강제적인 약속이나 계기가 있지 않으면 계속 글을 쓰기 쉽지 않다. PUBLY 작업을 할 때나 다른 모임을 통해 했던 경험들에 따르면 이렇게 하지 않으면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실제로 도움이 되고 있는가?
적어도 절대적으로 하루에 글을 생각하는 시간이 현격히 늘었다.
무슨 주제로 글을 쓸지 거의 하루종일 생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고, 무슨 일만 있으면 이것이 글감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이게 바로 글 쓰는 사람의 시선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면 쓸수록 졸렬한 내면을 마주하는 것 같아 씁쓸하고, 보잘것없는 글쓰기 실력에 괴로워지지만, 분명히 알고 있다.
이렇게 쓰지 않고서는 나아질 방법도 없다는 것을.
무조건 계속 쓴다고 더 나아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웃풋을 내고 노력하면서 길을 찾아야지, 두 손 놓고 가만히 앉아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30일간 써보기를 목표로 하고 지금 쓰는 글은 24번째 글이다.
다음 목표를 생각할 때이다.
사진: Unsplash의 Jason Le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