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보경 Jan 24. 2024

우리는 얼어붙지 않을거야

사계절 중 좋아하는 계절을 꼽으라 한다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여름을 꼽을 테다. 

나에게 여름은 생동감과 활력이 넘치는 계절이니까. 

나는 이글거리며 쏟아져 내리는 태양 에너지를 흠뻑 흡수해 

그것을 땀으로 뻘뻘 뱉어내는 것을 좋아했다.

땀에 젖어서 반짝이는 내가 

여름날의 태양처럼 밝아 보여서 좋았다.


그런데 여름의 초입에 만났던 어떤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나는 너의 여름이 좋아. 하지만 나는 너의 겨울도 보고 싶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여름이 지나고

머뭇대던 우리 사이를 닮은 멋쩍은 가을을 슬며시 지나쳐

모든 것이 얼어붙는 겨울이 왔다.


어쩔 수 없이 한기가 가득한 곳에서 

늘 홀로 많이 외로워하던 그 사람에게

겨울은 모든 것을 이해하기엔 까다로운 계절이었다.


나의 겨울을 보고 싶다던 그 사람의 따스한 마음 덕분에

나의 겨울에는 온기가 충분히 스며들었다.

그러나 그 사람의 겨울은 내가 충분히 보아주지 못했나보다.

나는 너의 여름이 좋지만 너의 겨울도 보고 싶다.


추위를 뚫고 달리던 어느 아침처럼

무거운 몸과 마음을 이끌고 자유로를 타던 어느 날 오후처럼 

괴로움을 담아 샌드백을 치던 어느 날 밤처럼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우자.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거야.

또 다른 빙하기가 찾아오더라도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거야.


Antifreeze - 검정치마


https://youtu.be/PGADim6UzHE?si=V-81eprl4isyKQYH

 

우린 오래전부터 어쩔 수 없는 거였어

우주 속을 홀로 떠돌며 많이 외로워하다가
어느 순간 태양과 달이 겹치게 될 때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하늘에선 비만 내렸어
뼈 속까지 다 젖었어
얼마 있다 비가 그쳤어
대신 눈이 내리더니
영화서도 볼 수 없던 눈보라가 불 때
너는 내가 처음 봤던 눈동자야


낯익은 거리들이 거울처럼 반짝여도
니가 건네주는 커피 위에 살얼음이 떠도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 거야
바다 속의 모래까지 녹일 거야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
얼어붙은 아스팔트 도시 위로


숨이 막힐 거 같이 차가웠던 공기 속에
너의 체온이 내게 스며들어 오고 있어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 거야
바다 속의 모래까지 녹일 거야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
얼어붙은 아스팔트 도시 위로


너와 나의 세대가 마지막이면 어떡해
또 다른 빙하기가 찾아오면 어떡해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줄 그런 사람을 찾는 거야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줄 그런 사람을 찾는 거야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줄 그런 사람을 찾는 거야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줄 그런 사람을 찾는 거야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줄 그런 사람을 찾는 거야


작가의 이전글 혁명은 남이 하는 것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