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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국가정원 정원워케이션 2박 다녀옴.

디지털노마드가 다녀온

by 사라

개인적으로 순천을 좋아한다. 아니, 순천을 좋아한다기보다 순천만 습지를 아주 애정한다. 순천만은 지금까지 여름과 겨울 두 번 갔었고, 이번 한국 여행 때도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다녀왔다. 그전까지는 그런 생각을 못했는데 이번에 다녀오고 나니 가을에 오면 갈대밭이 얼마나 예쁠까 싶었다. 가을에 한 번 오게 될 날을 기다리며…


가을에 또 오고 싶어요.

순천만습지와 더불어 순천에 가고 싶었던 이유는 바로 순천만 정원워케이션 때문이었다. (Work + Vacation = 일도 하고 휴가도 즐기는 컨셉. 나름 디지털노마드는 환장합니다.) 우연히 이 정원워케이션 스테이를 보고 순천에 가면 여기서 묵어야지 마음먹었다.

KakaoTalk_20250910_183958982_18.jpg 감성 뿜뿜하는 국가정원 내 텐트촌. 여기서 숙박하는 거에요. 캐빈하우스라고 부르더군요.

예약 하루 전에는 친절한 문자 메시지가 왔다. 안내 받은 대로 그다음 날 정원 워케이션 웰컴센터로 들어갔다. 가격은 150,000원이었고, 아이는 추가로 20,000원이 붙었다. 사실 아이가 아직 어려서 그냥 들여보내주길 바랐지만 짤없었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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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진 뿐이라 부끄럽지만... ㅎ 침대에는 우리 부부가, 바닥에서는 침구 추가해서 아이가 잤습니다.

순천만 국가정원에서 하루 묵을 수 있다는 좋은 컨셉, 감성적인 글램핑에도 불구하고 순천의 8월의 날씨는 매일 35도를 육박했고, 습도 때문에 체감온도는 늘 40도였다. 낮이고 밤이고 에어컨을 켜고 텐트 문을 닫고 있어야 했는데, 세명이서 한 텐트 안에 그러고 앉아 있아있으니 꼭 창문 없는 모텔방에 있는 느낌이었다. 캠핑 분위기는 솔직히 1도 못 느꼈다. 글램핑이면 텐트 문도 열어놓고 자연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아쉬웠다. 그래서... 정원 워케이션은 꼭 봄이나 가을에 가는 걸 추천!!!


마음에 든 건 친환경 욕실제품들이었다. 바디워시, 샴푸, 린스가 전부 고체 비누였고, 칫솔도 나무로 만든 칫솔이었다. 집에 가져와서 지금도 잘 쓰고 있다. 물병도 플라스틱이 아니라 종이 재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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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욕실제품을 제외하고 첫날은 솔직히 불만족스러웠다. 괜히 예약했다 싶었다. 국가정원 안이라 취사가 불가능했는데, 주변에 편의점이나 식당이 없어 저녁에 먹을 게 없었다. 결국 과자와 빵으로 저녁을 때웠다. 우리는 괜찮았는데 아이가 제대로 못 먹으니 마음이 안 좋았다. (취사는 불가능하지만 배달은 가능해서 둘째 날은 시켜 먹음.) 사실 순천에 오기 바로 전 바다뷰가 보이는 스파펜션에서 3박을 하고 온 상태라 너무 비교가 되어 더 화가 난 것도 있다 (가격도 스파펜션이 더 저렴했음.)


“내가 ㅈㄴ 비싼 모텔을 예약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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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


하지만 나의 마음은 순천만습지의 갈대처럼 다음 날 아침에 바로 풀렸다. 그건 바로 초특급 조식!!!

(먹는 게 제일 좋아 ^^)

매일 바뀌는 메뉴에 정말 정성스럽게 직접 조리한 음식이었다. 생선을 잘 안 먹는 나와 아이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전라도 음식이 이런 건가 싶었다. 크로와상과 커피로만 아침을 먹다가 이렇게 든든한 한식 아침을 먹으니 감동의 눈물이 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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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누룽지를 먹다니. ㅠㅠ 환상적인 조식. 전라도 맛이 이런 건가요 ^^


예전에 한국의 5성급 호텔에서 한국식 조식을 먹은 적이 있는데 그보다는 아주 조금 떨어졌지만, 충분히 4.5성급 호텔 조식은 되는 듯. :) 두세 번씩 가져와 먹으며 정말 이틀 아침을 맛있고 배부르게 잘 먹었다. 진심으로 정원 워케이션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조식이라고 생각한다.... ㅎㅎ


다행히 우리 텐트에서 조식 먹는 곳까지 10분밖에 안 걸렸지만, 멀리 있는 텐트는 20분이나 걸어야 될 듯했다. 같은 건물에 있는 식당도 아니고 걸어가야 하는데 조식 시간이 1시간밖에 되지 않는 건 좀 아쉬운 부분이다.


이 패스가 있으면 패스에 적힌 관광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체크인할 때 주는 순천패스로 어제 저녁에는 순천만 습지를, 오늘은 낙안읍성을 방문했다. 낙안읍성은 한옥만 있는, 다시 말해 양반마을 뿐 아니라 일반 백성이 살던 초가집 마을이라 그것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오후 5시, 미팅이 있어 돌아왔다. 참, 이렇게 글램핑을 예약하면 워케이션센터를 이용할 수가 있는데, 이곳은 co-working space라고 보면 된다. 이 곳 때문에 '순천만 정원워케이션'이라는 이름이 가능하다. 마침 이 센터의 미팅룸이 비어 있어 그곳에서 일을 했다. (여기 직원분들 정말 친절하십니다.)


“하.. 우리 회사 미팅룸이랑 똑같이 생겼네."

남편은 미팅룸을 보자마자 자리를 떴다. (휴가 때는 사무실의 '사'도 꼴보기 싫은 법)


그동안 남편과 아이는 국가정원에서 놀았다. 각국의 컨셉으로 꾸민 정원도 있고, 놀이터도 잘 되어 있었다. 저녁은 배달앱으로 해결했다.


워케이션 센터에서는 커피머신이 있어 자유롭게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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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케이션 센터 입구


KakaoTalk_20250910_183958982_15.jpg 워케이션센터 내부.

지난달에는 순천의 캐릭터를 홍보하는 중이어서 이렇게 되어 있는데 저 캐릭터들 너머에 다 책상과 의자들이 있어서 충분히 일하거나 앉아서 쉴 수 있다. 저녁에는 음식을 가져와 이곳에서 먹을 수 있다.


1년 전 후기를 보면 워케이션 센터도 커피와 물뿐 아니라 다른 주스도 무료로 먹을 수 있다고 했는데 이번에 가니 주스에는 '직원전용'이라고 쓰여 있었다. 전체적으로 1년 전보다 혜택이 조금은 축소된 느낌?


참, 캐빈하우스 숙박비용은 주말, 주중 모두 동일합니다. 저는 비록 주중에 갔지만, 주말에 가시면 더 뽕 뽑으시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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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국가정원 산책. 분위기가 아주 끝내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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