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스포츠와 안전
1.
이제야 두 번째 시즌을 맞는 서핑이라지만
이렇게 이상한 날씨는 처음인 것 같았다.
구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고,
날씨가 흐린 것도 아니고 맑은 것도 아니었다.
오직 비가 안 온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2.
짧은 서핑 경험으로 인해
날씨 때문에 고생한 기억은 없다.
파도가 거칠어 고생한 게 전부였었다.
그러기에 '비만 안 오면 되지.'라는 생각을 쉽게 했었던 것 같다.
이번 시즌을 예시하는 날씨인 줄도 모르고.
3.
서프보드를 빌리려 계산대 앞에 섰다.
한 커플이 계산대로 와선
'추워서 못 타니 환불 해 달라.'고 했다.
놀란 나는 많이 춥냐고 물었다.
대답하는 커플은
다시 보니 래시가드 차림이었다.
6월 바깥 기온만 생각하고
그 차림으로만 서핑을 온 것이었다.
지금보다 한두 달 전의 수온일 텐데
그런 차림이라면 당연히 추웠을 것이다.
나야 당연히 웻수트를 가져왔으니 추위와는 상관없었다.
그런데 그 커플을 보니
서핑에 대한 상식이 전혀 없는데도 서프보드만 빌려 타는 사람이 많을까 봐 걱정이 됐다.
4.
90년대 말까지 스키장에선
'입문자는 상급자 코스에서 (굴러) 내려오면 실력이 는다.'란 말이
바이블로 통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무식한 사람으로 대접받을 것이다.*
레저, 스포츠 문화가 널리 퍼지기 전엔
이런 식의 잘못된 상식들이 퍼지게 마련인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무지로 인해 사고가 나는 것을 '괴담' 취급하며
정식으로 배우는 것에 소홀한 사람들.
서핑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태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양적인 부분에서만 인구가 늘어난,
'유행'하는 상태라는 걸
그 커플을 통해 체감할 수 있었다.
*스키: 알파인스키 선수 속도가 평균 90~140km/h. 선수 최저 속도의 반의반으로 탄대도 20km/h대의 속도인데 그런 스포츠를 맨몸으로 즐기면서 제대로 된 지식과 훈련 없이 탄다면 본인과 타인에게 큰 사고를 일으키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상급자가 초보자들을 피해 갈 수는 있지만, 그로 인해 없었던 사고 발생률이 생긴다. 스키 정보 출처 클릭
**서핑 안전에 관한 간단한 안내는 지난 글 '6. 서핑학 개론' 참고
5.
지난 서핑 마지막처럼
파도가 거칠어 눈물 나는 상황은 아니었다.
다만 오랜만의 서핑에 조금은 머뭇거리게 되었다.
작년엔 바다에 다시 들어간다는 게 참 무서워서
서프보드 들고 한동안 해변에 서있었던 시간이 많았었다.
그 기억은 다 까먹었는지
그렇게 시간을 보내진 않았다.
다만 감각이 무딘 상태가 조금 걱정될 뿐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바다에 발을 담그는데
발이 얼어붙는 것이었다!
1. 글 발행이 한주 늦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2. 다음 글, 2017년 7월 16일(일) 발행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