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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지 Jul 12. 2017

2-3. 유행 취미

레저스포츠와 안전



1.

이제야 두 번째 시즌을 맞는 서핑이라지만

이렇게 이상한 날씨는 처음인 것 같았다.


구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고,

날씨가 흐린 것도 아니고 맑은 것도 아니었다.


정오즈음인데도 해가 나지 않았다/ 하조대 서피비치/ 2016년 6월/ 출처: 김은지


오직 비가 안 온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2.

짧은 서핑 경험으로 인해

날씨 때문에 고생한 기억은 없다.

파도가 거칠어 고생한 게 전부였었다.


그러기에 '비만 안 오면 되지.'라는 생각을 쉽게 했었던 것 같다.

이번 시즌을 예시하는 날씨인 줄도 모르고.



3.

서프보드를 빌리려 계산대 앞에 섰다.

한 커플이 계산대로 와선

'추워서 못 타니 환불 해 달라.'고 했다.

놀란 나는 많이 춥냐고 물었다.


대답하는 커플은

다시 보니 래시가드 차림이었다.

6월 바깥 기온만 생각하고

그 차림으로만 서핑을 온 것이었다.

지금보다 한두 달 전의 수온일 텐데

그런 차림이라면 당연히 추웠을 것이다.


나야 당연히 웻수트를 가져왔으니 추위와는 상관없었다.

그런데 그 커플을 보니

서핑에 대한 상식이 전혀 없는데도 서프보드만 빌려 타는 사람이 많을까 봐 걱정이 됐다.


하조대 서피비치/ 2016년 6월/ 출처: 김은지



4.

90년대 말까지 스키장에선

'입문자는 상급자 코스에서 (굴러) 내려오면 실력이 는다.'란 말이

바이블로 통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무식한 사람으로 대접받을 것이다.*


레저, 스포츠 문화가 널리 퍼지기 전엔

이런 식의 잘못된 상식들이 퍼지게 마련인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무지로 인해 사고가 나는 것을 '괴담' 취급하며
정식으로 배우는 것에 소홀한 사람들.


서핑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태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양적인 부분에서만 인구가 늘어난,

'유행'하는 상태라는 걸

그 커플을 통해 체감할 수 있었다.


*스키: 알파인스키 선수 속도가 평균 90~140km/h. 선수 최저 속도의 반의반으로 탄대도 20km/h대의 속도인데 그런 스포츠를 맨몸으로 즐기면서 제대로 된 지식과 훈련 없이 탄다면 본인과 타인에게 큰 사고를 일으키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상급자가 초보자들을 피해 갈 수는 있지만, 그로 인해 없었던 사고 발생률이 생긴다. 스키 정보 출처 클릭

**서핑 안전에 관한 간단한 안내는 지난 글 '6. 서핑학 개론' 참고


상급자 슬로프/ 평창 용평리조트스키장/ 2016년 3월/ 출처: 김은지



5.

지난 서핑 마지막처럼

파도가 거칠어 눈물 나는 상황은 아니었다.

다만 오랜만의 서핑에 조금은 머뭇거리게 되었다.


작년엔 바다에 다시 들어간다는 게 참 무서워서

서프보드 들고 한동안 해변에 서있었던 시간이 많았었다.

그 기억은 다 까먹었는지

그렇게 시간을 보내진 않았다.

다만 감각이 무딘 상태가 조금 걱정될 뿐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바다에 발을 담그는데

발이 얼어붙는 것이었다!



1. 글 발행이 한주 늦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2. 다음 글, 2017년 7월 16일(일) 발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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