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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브레인

by 신승건의 서재 Mar 07. 2025

『세컨드 브레인』은 장과 뇌의 밀접한 관계를 탐구하는 책으로, 의학박사 에머런 마이어는 뇌와 장내 미생물의 상호작용을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현대 의학의 연구를 바탕으로, 장이 단순한 소화기관이 아니라 감정, 의사결정, 건강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의 연구는 뇌와 장의 연결 고리가 스트레스, 정서, 심지어 직관적 사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데 기여했다.


이 책이 가장 빛을 발하는 부분은 학문적 깊이와 대중적 서술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마이어는 장내 미생물이 단순한 소화 보조자가 아니라 신경 전달 물질을 조절하고 면역 반응을 조정하는 중요한 존재라고 설명한다. 그는 또한 현대 식단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동물성 지방, 가공식품, 화학첨가물이 장 건강을 해치고 뇌 기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건강한 장이 건강한 뇌를 만든다.”


하지만 『세컨드 브레인』이 제시하는 논점들이 모두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먼저, 장내 미생물과 뇌 기능 간의 관계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다소 과장된 인과관계를 설정하는 경향이 보인다. 예를 들어, 특정한 장내 미생물 군집이 우울증, 불안장애, 심지어 사회적 행동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주장은 흥미롭지만, 다소 비약적이다. 뇌와 장은 분명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이를 단순히 원인과 결과로 해석하는 것은 성급한 결론일 수 있다. 현재까지의 연구는 대부분 상관관계를 기반으로 한 것이지,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한 것은 아니다.


또한, 책에서 제시하는 식단 및 생활습관 변화가 모두에게 동일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점도 다소 단순화된 접근이다. 개별적인 유전적 차이와 생활환경, 기존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할 때, 모든 사람이 동일한 식이요법을 통해 최적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간헐적 단식, 발효식품 섭취, 식물성 식단 증가 등의 조언은 전반적으로 유익할 수 있으나, 개인별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컨드 브레인』은 뇌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몸 전체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뇌를 인간의 사고, 감정, 건강을 조절하는 유일한 기관으로 여겨왔지만, 마이어는 장이 이에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이는 현대 의학과 건강 관리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 책은 건강에 관심이 많고 자신의 몸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또한 의학, 영양학, 심리학 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통찰을 제공한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지나치게 절대적 진리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의 일부로 인식하고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세컨드 브레인』이 제시하는 핵심 메시지는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원문: https://shinseungkeon.com/%EC%84%B8%EC%BB%A8%EB%93%9C-%EB%B8%8C%EB%A0%88%EC%9D%B8/ | 신승건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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