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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Jeong May 03. 2017

니체를 가볍게 시작하기

니체, 버스킹을 하다 - 강선형

나는 니체가 좋다.

그가 말하는 위험한 삶을 동경하고, 상처투성이 상처가 가져다주는 성장을 지향한다. 그래서 니체 관련 책들이 눈에 띌 때면 항상 읽는 편이다. 하지만 아직 전집은 감히 펴질 못했다. 내용이 어려운 건 첫 번째 핑계고, 그의 많은 전집들 중에 무엇부터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몰라서 주위만 뱅뱅 맴도는 건 두 번째 핑계다. 전집은 쳐다도 못 보고 관련 글만 살펴본다. 글쓰기 관련 책을 가장 많이 읽는 사람이 글을 가장 안 읽는다는 말처럼, 이 책도 그런 마음에서 또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찾아낸 것처럼 말한다는 거지. 그런 사람들이 만점을 맞으면 행복해질 거라고 너에게 은연중에 심어 놓았을 거야.”

'A를 하면 B가 될 것이다'라는 일반화를 믿고 싶어 한다. 좋은 대학 가면 성공한다, 돈이 많으면 행복해진다 등 우리에게 꾸준히 지속적으로 심어놓은 행복들이다. 말하는 사람조차 습관적으로 말하는 이 이야기를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다 보면, 어느 날 인생의 톱니바퀴가 어긋나는 지점을 만날지 모른다. '내가 원했던 삶은 이게 아닌데'라는 허무한 순간이 오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자기 자신과 대면하지 않으면 모든 것은 하나의 연극에 지나지 않아. 자기 자신과 대면했을 때, 그래서 더 높은 인간이 되고자 했을 때 행복은 따라올 뿐이야."

다른 사람이 정해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해낸 즐거움이 아니면 진정한 즐거움이 아니다. 또한,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고통을 아무 이유 없이 견디지 말라고 하는 니체의 말에 동감한다. 누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모든 것은 스스로에서 발견되고 시작되어야 의미가 있는다고 믿는다.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한 명인 랄프 왈도 에머슨도 아마 동의하지 않았을까. 랄프 왈도 에머슨은 말했다.

너는 너 밖에서 구하지 말라.
-랄프 왈도 에머슨

"과거와 미래가 만나지 않는 순간이란 있을 수 없지. 그 입구 앞에서 우리 자신은 매 순간 이 삶을 다시 한번, 그리고 무수히 반복되어도 좋을 만한 것으로 만드는 선택들을 해야 하는데, 그 순간의 선택과 함께 과거와 미래가 함께 변한다는 사실 때문이야."

매 순간 과거와 미래를 잇는 현재라는 선택의 순간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과거와 미래가 모두 변한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우리는 미래를 바꿀 수 없지만 과거는 바꿀 수 있다는 말을 믿는다. 내가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과거의 경험에 대한 해석이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는 각각 잘린 덩어리들이 아닌 함께 붙어서 연결된다. 성질도 색깔도 변한다. 어느 하나만 소중하게 여길 수 없는 이유다. Amor Fati. 아모르파티. 운명을 사랑하라. 




곁에 두고 읽는 니체, 우울할 땐 니체라는 책 이후로 오랜만에 펼쳐 본 니체의 책이다. 이제 슬슬 사두었던 전집을 읽어볼까 생각이 들어 집안에 숨어 있던 책을 책상 옆으로 옮겨놓았다. 나는 니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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