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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Jeong May 21. 2017

당신은 특별해요

오즈의 마법사 - 라이언 프랭크 바움

이 사람은 누구일까요?

1852년 가을, 러시아의 유명한 소설가 중 한 명이었던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는 문학잡지인현대인」에서 <어린 시절>이라는 단편 소설을 읽었다고 합니다. 무명작가가 쓴 이 글이 너무 좋아서 단숨에 글에 몰입했고, 이 무명작가에게 꼭 칭찬과 격려의 말을 전달하고 싶었답니다. 수소문한 끝에 이 무명작가의 고모를 찾아냈습니다. 그는 고모에게 이 무명작가가 꾸준히 글을 쓴다면 좋은 작가가 될 것이라며, 글에 대한 찬사와 격려를 전달했습니다. 고모는 그 무명작가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유명한 소설가인 이반 투르게네프 씨가 그가 참가하는 모임마다 너에 대해서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그의 격려를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 무명의 작가는, 생활이 너무나 어려워서 현실도피를 위해 생각나는 대로 글을 썼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당대의 유명한 소설가로부터 칭찬을 받으니 그도 진지하게 글을 써야겠다 결심을 했고, 열심히 글을 써서 훗날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이 사람은 누구일까요?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을 쓴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입니다.


레프 톨스토이 원작의 안나 카레니나 영화 포스터


어린 시절, 누군가의 칭찬과 인정을 받아서 큰 업적을 나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아실 것 같습니다. 비슷한 예를 들자면, 「크리스마스 캐럴」, 「위대한 유산」 등을 쓴 찰스 디킨스의 경우, 정규 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글을 계속 써서 잡지사에 보내던 어느 날, 잡지사 편집자로부터 받은 칭찬이 그의 업적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합니다. 문학뿐만이 아니라 세계적 가수인 마돈나, 세계 3대 테너 중 한 명이 엔리코 카투소 등등 칭찬과 인정이 용기와 믿음을 심어준 많은 이야기들을 아마도 들어보셨을 겁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생각이 현실이 된다는 비밀을 폭로(?)했던 책, 시크릿


어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권위자가 자신의 잠재력을 인정해주면 스스로도 그 잠재력을 믿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십여 년 전에 유명했던 「시크릿」이라는 책을 보면, 생각을 믿는 힘이 얼마나 큰 변화를 불러오느냐에 대한 내용으로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책에 대한 내용은 차치하고, 스스로를 강하게 믿을 때부터 뭔가 변화가 일어난다는 말은 참으로 맞는 이야기인 듯합니다. 자기 스스로도 믿지 못하는데 변화가 일어난다고 믿는 것은 바람이 불지 않는데 파도가 친다는 현상과 같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생각해보면 저 스스로도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도전했고, 칭찬 덕에 열심히 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대학생 무렵에 1년 반 정도 작곡을 배운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절반은 흥미로 시작했던 거라 오래 할 거라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내어주는 과제를 하나 둘 해나가면서 선생님의 칭찬이 있으니 흥이 나서 계속했었던 듯합니다. 물론, 선생님이 매 번 뻔히 눈에 보이는 칭찬만 해주셨던 건 아니었습니다. 제가 스스로도 대충했거나 맘에 안 들었을 때는 꾸짖음까지는 아니었지만 충고를 해주셨고, 스스로도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만들어가면 감탄을 해주셔서, 그 놀라는 모습을 보는 게 기분이 좋았었듯 합니다. 최근에는 저도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데, 격려와 칭찬을 했을 때 다음번 수업 시간에 준비해오는 내용이 달라지는 걸 보면 기분이 좋았습니다. 예습과 복습을 잘해오면 실력이 늘 수밖에 없겠죠. 물론 제 칭찬과 격려는 수업료를 내고 수업을 연장할 때가 되면 좀 더 집중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그럴 때면 제게 작곡을 가르쳐주신 그 선생님도 비슷한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도 들어서 쓴웃음이 나기도 합니다만, 어떤 의도에서든 그 칭찬으로 인해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다면, 그래서 긍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허수아비, 사자, 양철 나무꾼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허수아비는 지혜를, 사자는 용기를, 양철 나무꾼은 마음을 가지기 위해서 도로시와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마침내 그들은 대마법사이자 희대의 사기꾼인 오즈로부터 각자 원하는 것들을 받고는 그들이 원하는 사람이 됐다고 믿습니다. 오즈가 사기를 쳐서 대충 처방을 내려준 것이지만 그들은 진실로 그 말을 믿습니다. 게다가 도로시가 캔자스로 떠나기 전에 허수아비는 남쪽 나라 마녀인 글린다로부터 "당신은 특별해요"라는 말을 듣습니다. 도로시가 떠나고 왕이 될 그들이 어떻게 되었을지 책에서 나오지는 않지만 충분히 훌륭한 존재가 되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들 스스로 특별하다고 믿기에 분명 특별한 존재가 되었을 것입니다.


누군가로부터 받는 인정. 누군가에게 하는 칭찬. 이런 것들이 우리에게 사소하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나는 오즈와 같은 대 사기꾼 마법사도 아니고 강력한 남쪽나라 마녀도 아니고 권위자도 아닌데 내가 하는 인정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특별합니다. 게다가 부모, 교사, 팀 리더, 선배 등등 이미 스스로의 위치에서 특별한 권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하는 특별한 말 한마디, 인정과 칭찬의 말 한마디가 톨스토이처럼 허수아비처럼 특별한 일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 자주, 더 많이 다른 사람을 인정하면 어떨까요? 또 누군가로부터 인정의 말을 들었을 때는 진심으로 믿고 스스로를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을 부려본다면 곱빼기로 좋겠다고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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