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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차람 Nov 16. 2018

프로 취소러의 변화

외출하고 싶으면서도 집에 있고 싶다.

정말 마음은 다 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을 때가 있다. 약속을 되게 잘 잡으면서도 또 그만큼 취소 혹은 연기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나서 내가 문제가 많은 사람일까 고민에 빠지거나, 나 스스로를 신뢰할 수 없다고 한탄하는 시간도 많았다. 이 현상에 대해 감정적으로 말고, 다각도로 살펴보기로 했다. 


할 수 있는 약속만 해보자! 했더니 약속 잡는 것을 좀 두려워하기도 했다. (으하하) 아예 약속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있는 활동들에 충실하자고 노력했다. 예를 들면 "언어 교환 카페"는 일주일에 한번씩 있는데 귀찮으면 정말 미루고 싶기도한데, 빠지지 않고 갔고, 독일어 무료 수업도 꾸준히 갔다. 이게 참 수업료가 공짜면 쉽게 미루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었다. 그룹 모임이다보니 내가 하루 빠진다고 서운해하는 사람도 없고. 근데 그 모임에서 사람들을 알아가면서 개인적으로 약속도 잡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약속을 잡기 시작했다.


마음이야 뭐든 약속을 다 가고 싶지만, 하루에 한 개만 잘 해보자는 식으로 스케줄에 체크를 했다. 그러고나니 미루고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이게 정말 별 일 아닌 거 같지만, 그 전에는 어떻게든 시간을 내려고 했고 빠듯하게 스케줄을 짜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취소 혹은 변경 건이 많았던 거 같다. 감정적으로 어떻게든 해보자는 마음이, 나 스스로에게 부담을 준 것 같다. 그래서 지치고..


과거에 평일에 출퇴근으로 바쁜데, 주말에 집에만 있지니 싫고. 집에만 있으면 더 피로한 것 같고. 평일에 약속을 미리 잡아 놓으면 또 맘 편히 쉬지를 못하는 것 같고.. 하는 패턴이 반복되었던 것 같다. 참 그 발란스를 맞추려면 내 안을 잘 살펴야하는데 정리정돈이 되어 있지 않은 마음 상태였었다고 해야하나.그때 마음의 자국들이 지금도 남아 있던 것을 발견한 것 같다. 뭐든 습관화, 패턴화되어 있는 것을 의식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 같다. 약속이란 정말 서로 약속하는 것이지, 내가 마음을 표시한답시고 무조건 "응응"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30대 중반을 지나는 시점에서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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