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갠드무 Aug 06. 2018

해 5

#988

<해 5>

A: 해가 행성인지 항성인지 따지는 게 너한테 불편하다고?

B: 불편하지. 그걸 알아야 한다는 데, 학교에서 배운다는 데, 그걸 모르면 무시당하는데.

A: 그냥 알면 되잖아. 조금만 신경 써서 기억하면 되는 건데 뭘 그래?

B: 누가 그걸 몰라? 내 말은 내가 알아야 할 이유는 납득이 안되는데 그걸 꼭 알아야 하는 것 처럼 몰아가는 현실이 불편하다는 거야.

A: 뭔가 좀 철학적인데?

B: 사람들이 행성인지 항성인지 나누는 건 편리하자고 하는 거잖아. 그런데 그런 구분을 만든 사람들은 지구 상의 전체 인구 중에 1%도 안될 거잖아?

A: 그렇지.

B: 그 1%도 안되는 사람들이 지들 편하자고 만든 규칙 때문에 나머지 99%가 넘는 사람들이 알 필요도 없는 걸 알아야 하는 거야? 99%의 사람들이 불편한데도?

A: 니말 듣고 보니까, 세상이 좀 비합리적이긴 하다.

B: 그렇지. 그걸 느끼기 시작한다니 조금 말이 통할 것 같다.

A: 말이 통하다니? 나 지금 한국말로 하고 있거든?

B: 그러니까, 학교에서 배운 대로 말하지 말고, 니가 표현하고 싶은 걸 말하라고.

A: 표현하라니,  갑자기 뭘?

B: 해가 고무줄인 이유 말이야.

#fiction #픽션

to be continued.


http://www.instagram.com/gandmoo

매거진의 이전글 해 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