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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갠드무 Sep 17. 2018

우울할 땐 뇌과학

책 리뷰


제목 : 우울할 땐 뇌 과학

저자 : 엘릭스 코브


이 책은 우울증이 생기는 이유와 해결 방안을 뇌 과학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뇌 과학의 관점에서 설명한다는 것에 주목해보자.  

우울증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울증이 내가 무언가를 잘못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감기에 걸리 듯 자연스레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즉, 우리가 무언가 잘못해서 우울증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서 가끔씩 우울해지는 것에 대해 조금의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선 이런 위안을 계속 주려고 한다.

읽으면서 이론적인 면은 조금 어려웠지만, 중간중간 나오는 위안을 주는 팁들이 생활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 책에 나오는 뇌 과학의 이론적인 이야기를 간단히 살펴보자.  

뇌는 전전두피질과 변연계로 구성된다.  

전전두피질은 이성적인 면을 관장하고 변연계는 감정적인 면을 관장한다.

이 전전두피질과 변연계는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 받는다.

우울증은 전전두피질과 변연계의 신호 체계에서 생긴다.

전전두피질과 변연계의 신호 체계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우울하기도 하고 기분 좋기도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신호 체계에 이용되는 여러가지 신경 물질들이 있다.  

세로토닌, 도파민, 옥시토신, 멜라토닌, 엔도르핀 등이 그것이다.

이 신경 물질들의 분비가 어떻게 되느냐도 사람의 기분에 영향을 미친다.


뇌 과학을 살펴보면 우울증이 감기랑 비슷한 점이 보인다.

우리는 면역력을 관장하는 면역 체계에 문제가 생길 때 감기에 걸린다.  

비슷하게, 우리는 뇌에 신호 체계에 문제가 생길 때 우울증이 시작된다.


뇌는 효율적으로 작동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어떤 한 방향의 신호 체계가 형성되면 그걸 유지하려고 한다.

그래서 한번 우울함의 신호 체계가 생기면 계속해서 그게 심해진다.

이걸 하강 나선이라고 이 책에서는 말한다.


그럼 극복 방안은 어떻게 될까?

감기에 걸리면 푹 쉬고 비타민이 많은 것을 먹는다.

또, 심하면 약을 먹거나 의사를 찾아간다.

우울증도 비슷하다.

수면을 취하고, 햇살을 보며 산책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작은 일에 감사하고, 그냥 미소를 지어보고, 마사지를 받는 등을 하면 된다.

심하다면, 심리 상담을 받거나 약을 먹으면 된다.


앞서 뇌는 효율적으로 작동하려고 한다고 했다.

수면, 산책, 사람 만나기, 감사하기, 미소 짓기, 마사지 등의 작은 활동이 한번 시작되면 그 방향으로 신호 체계가 생기고 그걸 강화하게 된다.

이걸 상승 나선이라고 이 책에서는 말한다.  

우울증의 극복 방안은 바로 이 상승 나선을 만드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에게 생긴 두가지 변화가 있다.


하나는, 어떤 감정이 생길 때 그건 감정일 뿐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전전두피질과 변연계가 서로 신호를 주고 받는 것을 보니, 내 속에 전전두피질과 변연계라는 적어도 두가지 자아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어떤 감정이 생기면 감정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그 감정을 인식할 수 있다고 여기게 되었다.

이런 것이 명상에서 말하는 알아차림 아닐까 싶다.


또 다른 하나는, 상승 나선을 만드는 작은 행동을 찾게 되었다.

가장 간단한 것은 작은 일에서 좋은 점을 느끼고 감사할 것을 보려고 한다.

가만히 있다가도 그냥 한번 미소를 지어보기도 한다.

시간 나면 산책하려고도 하고, 혼자서 마사지를 하기도 하고, 같이 있는 사람에게 마사지해 주기도 한다.

이런 일들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살짝살짝 기분을 나아지게 하는 건 분명하다.


이 책은 잘 써진 책이지만, 사실 쉽게 읽혀지는 책은 아니었다.

특히, 이 분야에 문외한이라면 이론적인 면이 반복되는 앞부분은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내가 그랬다.) 

그래서 이 책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 팁을 주자면, 목차와 맨 마지막 부분의 에필로그만 읽으라고 하고 싶다.  

책의 모든 부분을 다 읽지 않아도 그정도만 보면 대략 어떤 내용인지 감이 잡힐 것이다. (출판사에서 이 글을 싫어할 것 같다.)

물론, 책 중간중간에 나오는 팁들이 이 책의 정수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다 읽어보는 것이 더 좋긴 하다. (나는 사서 다 읽었다는 말이다 ㅋㅋ)




팟캐스트 하까마까에서 리뷰했어요. 들어보세요~

http://m.podty.me/cast/181862/10569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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