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만나러 가는 국립변산자연휴양림
어느 사이엔가 겨울이 가고 봄이 오려나 보다. 잔잔한 파도에 실려 오는 바닷바람에 봄기운이 섞여있다. 3월을 코앞에 두고 떠났던 지난 주말여행이 성질 급한 여행자의 봄맞이 여행이 되고 말았다.
아직 남아 있는 늦겨울의 정취 속에서도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계절의 모습이 보였다. 오렌지빛으로 물든 바다, 봄기운을 머금기 시작한 꽃망울 , 맑고 밝게 빛나는 별들을 만날 수 있었던 이번 여행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해안 휴양림인 전라북도 부안의 국립변산자연휴양림이다.
현재 전국에 있는 22개의 국립공원 중 해상. 해안형은 4곳으로 그중 한 곳이 변산반도국립공원이다. 국립변산자연휴양림은 이 국립공원의 남쪽 해안에 위치해 있어 휴양림 앞으로 갯벌과 바다가 펼쳐지고, 그 너머로 고창의 선운산 자락들이 펼쳐진 바다가 아름다운 숲이다.
특히, ‘숲 속의 집’으로 이름 지어진 9동의 숙박시설은 모든 숙소에서 바다가 보이게 만들었다. 부안에 있는 작은 포구 이름을 따라 지어진 이 숙소들은 독립된 개별 숙소일 뿐만 아니라 방 안에서 일몰을 감상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3월부터는 주변의 식생을 관찰하며 서로 자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마음의 소리 숲 해설’을 비롯해 ‘솔향기 맡으며 파도소리 들으며’ ‘하늘, 땅, 바다가 들려주는 자연 이야기’ 등의 무료 숲 속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을 한다.
휴양림 뒤편으로 조성돼 있는 숲길 산책로는 힘들이지 않고 천천히 걸으며 오는 봄을 맞이할 마음의 채비를 할 수 있는 길이다. 산책로에 있는 쉼터와 전망대에서는 산과 바다를 모두 즐길 수 있다. 산림문화 휴양관 앞에는 습지 관찰원이 만들어져 있다. 그 앞에 작은 자갈 해변이 있어 파도가 흩고 지나가는 소리에 지난 계절의 때를 씻어낼 수 있다.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숲나들e’에서 인터넷으로 숙소를 예약할 수 있다. 한 달 전에 예약을 받는 시스템인데 워낙 인기가 높아 매주 수요일 10시가 되면 서둘러 접속해야만 ‘숲 속의 집’ 숙소를 예약할 수 있다.
■ 주변 추천 여행지
- 채석강: 시간과 바람과 파도가 만든 자연의 작품이다. 지구가 어떤 지질 활동, 화산 폭발, 침식 작용 등을 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자연사 박물관이다.
- 내소사: 삼국시대 백제의 무왕 때 창건한 사찰이다. 특히 매표소에서 천왕문까지 이어지는 전나무 숲길이 유명하다. 포근한 느낌을 주는 이 울창한 숲길은 여행자에게 평안함을 선물한다.
# 이 글은 "오마이뉴스"의 여행 기사로도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