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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ny K Mar 22. 2020

나의 '약점'이 '콘텐츠'가 되는 순간

그것은 다른 이들을 위로하고 자극을 주는 '스토리'가 된다.

"Face your big troubles. Don't sweep them under the rug."  
너 자신의 큰 문제들을 직면하라. 그것들을 절대 숨기지 말라.

내가 존경하는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의 말이다. 한 때 내 카카오톡 상태 문구에서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던 나에게 자극을 주었던 문구다.  



2018년 5월, 내 인생 첫 회사에 입사한 지 6개월 즈음이 지났을 때, 나는 스스로 너무도 '미생(未生)'이라고 느끼면서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 순간 워런 버핏의 강력한 한마디가 내 뇌리에 꽂혔다. 


당시 나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괜찮겠지'하며 외면하고 덮어둔 내 안의 많은 문제점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은연중에  생각, 말, 행동에 묻어 나오는 것을 타인의 지적을 통해 알게 되었다.


사회에선 '유학생활 오래 했으니까 그럴 수 있지'라는 무언의 핑계는 먹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점차 회사 내 '나의 존재'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꼈다.


입사할 때 나를 좋게 봤던 동료, 상사들도 갈수록 나를 불편하게 생각하거나 지적하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어느새 '센스 없고 예의 없는, 왠지 모르게 불편한 직원'이 되어 있었다.


정말로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는데, 한국의 위계질서를 제대로 경험해본 적이 없었던 나의 말과 행동은 다른 이에게는 안 좋게 왜곡되어 비칠 수 있다는 것을 점차 알게 되었다. 한두 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내 행동에 대한 따끔한 충고와 피드백을 들을 때마다, 이것은 사실 '나의 문제'이구나를 깨달았다.


혼날 때마다 '앞으로는 주의하겠다'라고는 했지만 정작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이런 내 언행들을 그대로 두면 10년 뒤의 나의 모습이 지금의 나와 크게 달라지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나를 불안하게 했다.

 




어릴 적부터 나는 항상 나를 '부족하다' 느끼는 사람이었다. 그 무의식 속 지독한 열등감이 의식하든 안 하든 나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부질없는 경쟁심은 나를 '완벽하지 않은 완벽주의자'로 만들었다.


그 완벽주의는 그 '완벽하기 힘든 완벽'을 위해 나를 매번 무리한 업무 사이클로 밀어 넣었고, 때문에 몸과 마음이 항상 아팠다. 지독한 악순환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러한 나의 문제적 성향과 습관들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것이 근본적인 문제임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어느 순간, 한 상사의 따끔한 지적을 계기로 이 지독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나 스스로를 바꿔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후, 나는 마음속 깊숙이 틀어박혀 있던 '나의 문제점'들을 하나씩 밖으로 꺼내 적기 시작했다. 더 이상 나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덮어두지 않기 위해서. 그러고 나서는 이 문제점들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적었다.


더 일찍 집을 나서 지각하지 않기

동료들에게 더 많이 웃기

먼저 다가가서 더 크게 인사하기

말대답하지 않기

중간중간 상사에게 보고하기

다른 사람들의 말을 더 경청하기

작은 일이라도 내가 먼저 솔선수범 하기 등..


이렇게 더 나은 직원이 되기 위한 나만의 TO-DO LIST를 만들기 시작했다. 예전의 내가 나서서 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해결책을 적고, 매일 하나씩 차근차근 실천해보았다.


워런 버핏의 말 대로, '나의 문제점을 직면하고 이를 직접 부딪히며 해결'하려 애썼다.  




그렇게 조금씩 노력하며 회사생활을 한 지 거의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미생이었던 그때보다 훨씬 '더 나은 직원'이 되었다. 아니 '더 나은 사람'되어 있었다.


그때 다짐과 노력에 더해 지난 1년 간 마인드 셋이 변화하는 많은 계기들과 시너지를 내면서  한 단계 또 성장했다.


지금은 나를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을 '참고'한다. 다른 이들의 말에 더 귀 기울이고, 더 감사하고, 더 나누고, 내가 먼저 움직이려 한다.


그러자 어느새 내 마음속에는 평온한 여유가 생겨났고, 더 많이 웃게 되었고, 사람들과 더 잘 지내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완벽하지 않음을 인정하며, 무리하게 애쓰지 않고 그저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하루하루 성장하려 노력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동안 끈질기게 나를 괴롭히던 그 문제점들은 점점 희미해져 이젠 생각도 잘 나지 않게 되었다. 작은 사회인 회사 내에서의 이런 경험들은 나의 삶과 인생에도 중요한 교훈을 주었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문제 투성이'다. 그러나, 나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약점을 강점으로 변화시키며 성장한다면 그것이 바로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성장과 극복의 경험'들을 생각과 마음 밖으로 꺼내어 어떤 형태로든 기록하면 그것은 작은 콘텐츠가 된다. 그 하나하나의 콘텐츠가 엮이면 커다란 나의 '인생 스토리'가 된다.


나의 문제를 콘텐츠화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 자신'이다. 내 노력 여하에 따라 그것이 내 치명적인 '약점'으로 남을지, 아님 나의 매력적인 나의 '성장 스토리의 소중한 재료'될지가 결정된다. 그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이다.

 




이렇게 자신의 노력에 따라 약점은 '강점'이 되고 더 나아가 '콘텐츠'가 되고 '스토리'가 된다.


이것이 그 진부해 보이는 모든 자기 계발서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원래부터 뛰어난 사람은 없다. 수많은 자기 계발서의 주인공들 또한 처음에는 아주 평범했고 무능했으며 우리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힘들게 살아온 사람들이 많다.


지금은 엄청 대단해 보이는 그 사람들도 처음에는 약점 투성이었으나, 용기를 내어 그들이 가진 수많은 약점들을 밖으로 꺼내어 직면하며 강점으로 하나하나씩 변화시킨 것이다. 그뿐이다.


그저 이러한 작은 경험들이 모이고 모여 그들의 콘텐츠가 되고, 인생 스토리를 담은 '책'이 된 것이다. 서점이나 도서관을 채운 수많은 책들은 모두 그들의 지독한 '문제점'과 '약점'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니 스스로의 약점을 외면하고 그대로 남겨두지 말자.


언젠간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당신의 뒤통수를 칠지도 모른다. 아프고 부끄럽지만 직면하고 극복하여 나의 '강점'으로 만들자. 그리고 그 약점이 강점이 되는 과정을 글이든 사진이든 영상이든 어디든 담자.


그럼 그것이 바로 자신만의 '콘텐츠'가 된다. 


나는 지금, 일 년 전 스스로를 다독이던 말들이 어느새 다른 이들을 다독이는 '글', 그 누구도 대신 써 줄 수 없는 '콘텐츠'와 '스토리'가 되어있음을 바라보며 보람을 느낀다.


지금은 떠올리려 애써야 하는 나의 '약점'들은 지금 나의 콘텐츠의 소중한 재료가 되어 주었다. 그래서 오늘도 글을 쓴다. 그리고 매일 또 다른 문제점에 부딪히는 나 자신을 다독이며 단호히 말한다.


'나'의 문제를 깨닫고, 변화하라!
그리고 콘텐츠로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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