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아재생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79.날 것 그대로이나 부끄럽지 않은...

나의 소원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누군가의 숨겨져 온 실체적 진실이 그대로 드러나는 일이 종종 발생되어 왔다. 정보통신기술과 네트워크사회가 고도화 되면서 개인의 미디어가 아주 쉽게 공유, 재생산되면서 확산의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졌다. 의도든 의도치 않든 아무 관계없이 말이다.


물론 과거에도 이런 일이 없지 않았고, 그것이 어떤 계기를 통해 알려지게 되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차이가 있다면 공유와 확산의 규모와 파급력이 가히 핵폭탄급이 되었다.


개인 미디어의 확산과 재생산이 이렇게 쉽게, 빠르게 성장이 있을 줄 불과 한 세대 전에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TV가 나오던 시대에는 라디오가 사라질 것이라 예측했지만 그 예측은 정확하게 틀렸고, 그것과 맥을 같이 하듯 인터넷, 네트워크통신의 발전은 우리의 상상을 현실로, 그 현실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여과 없이 날것 그대로로 구현시킨다.


날것 그대로, 편집없이 내 일상이 그대로 공개되고, 공유, 재생산된다는 것을 우리는 언제 상상이나 해 보았을까? 한 때 미투 사건에 전 세계가,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어진 때가 있었다. 유수한 정치가, 재력가, 배우, 감독, 스포츠스타, 베스트셀러 작가, 성직자 등 이름만 들어도 대단한 사람들이 미투 사건으로 곤욕을 치렀고 소리 소문없이 그 존재는 사라졌다. 화려함 이면에 들춰진 천박한 실체에 모두가 경악했고, 날것 그대로의 모습에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어찌 생각해 보면 그것에 자유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당연할 수 있어야 한다. 날것 그대로이나 부끄럽지 않은 그런 당당함 말이다.


우리 사회에 그 유명한 '수저 사례'를 빗대어 생각해 보면,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가 있다고 한다. 나는, 우리는 무슨 수저인가? 부모를 잘 만난 금수저를 우리는 원하는가? 아니면 그보다 좀 부족한 은수저? 아니면 빽도 돈도 줄도 아무 것도 없는 흙수저? 흙수저에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피나는 노력으로 금수저의 반열에 오르길 희망하는가?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모두 아니다. 이 세상에 필요한 것은 깨끗한 수저이다. 그 수저가 세상에,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 깨끗한 수저만이 누구에게나 사용되고 필요한 존재이다.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존재로 살아남길 소망한다. 날것 그대로이나 부끄럽지 않은 그런 존재 말이다. 그런 존재가 결국 이 사회에서 사용되어 지고 살아남는 그런 사회가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