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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madrid Jul 04. 2021

아이의 뇌도 빈익빈 부익부.


불과 2주 전에 태어난 아이의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너무 이른 거 아닐까? 응 아니다.


나의 어린 시절과 비교하면, 이 시대의 교육 환경은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이다.



 나는 80년대 중반에 태어났고, 게다가 정말 시골(깡촌)에서 자랐다. 영유아 교육? 밥이나 잘 먹었으면 다행인 시절이었다.  


대부분의 부모님 세대가 먹고사는 게 너무나 힘들었기 때문에, 자녀들의 영유아 교육? 은 꿈도 못 꿨을 것이다. (그땐 누구나 그랬겠지만? 설마 우리 집만 그랬던 건가?)


요즘과 같은 체계적인 조기교육은 소수 엘리트들만이 접할 수 있었으리라 짐작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2021년도 지금은 예전의 엘리트들이 받던 교육보다 훨씬 고퀄로, 더 저렴하게 아이에게 제공할 수 있다. (부모의 노력만 있다면 말이다.)


물론, 우리의 뇌는 타고난다. 때문에 세상에는 천재가 있는 것 아니겠나?

그들과 나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으므로, 부럽진 않다. (사실 조금은 부럽다.)


우리 인간의 뇌는 각기 독특한 특징들을 보인다.
우리의 피질 주름들은 지문과 마찬가지로 태어나기도 전에 만들어지며, 개인마다 달라 일란성 쌍둥이 간에도 다르다.
마찬가지로 피질 연결들의 강도와 밀도는 물론 정확한 궤적들까지 다달라 커넥톰(Connectome : 유전자 지도처럼 생명체의 신경망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규명해 이를 도식화한 것)' 또한 다 독특하다.



그렇다면 주어진 카드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뇌는 생후 1년간 엄청난 변화를 겪는다. 이때 아이들의 감각을 일깨워주는 다양한 학습이 필요한데, 이때 부모의 관심이 타고난 뇌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많은 뇌 영역 안에서 제한된 시간 간격에만 가소성이 최고조에 달하는데, 그 기간이 민감기(sensitive period)이다. 어린 시절에 시작되어 이후 절정에 달하며, 나이가 들면서 점차 준다.

전체 과정을 마치는 데는 여러 해가 걸리며, 기간은 뇌 영역에 따라 다르다. 감각 영역은 한두 살 때쯤 가소성이 절정에 이르지만, 전두엽 피질처럼 보다 높은 수준의 영역은 유아 시절의 훨씬 늦은 시기 또는 청소년기 초에 절정에 이른다.

아기들의 뇌는 생후 1년간 왕성한 시냅스 가소성을 보인다. 아기들의 신경세포 수상돌기들은 아주 빠른 속도로 증가한다.

막 태어났을 때 유아의 피질은 허리케인이 휩쓸고 지나간 숲 같아서 여기저기 듬성듬성 앙상한 나무들만 서 있다. 그러나 6개월쯤 지나면 뇌는 문자 그대로 봄날을 맞은 것 같아진다. 시냅스 연결과 신경세포 가지가 크게 늘면서 울창한 정글처럼 변한다.  



빈익빈 부익부


나는 부의 세습보다 더 무서운 건 교육의 세습이라고 생각하는데, 교육의 세습엔 세금이 없기 때문이다.


부의 세습은 세금 폭탄으로 인해 생각만큼 세습이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형제라도 많다면, 세금으로 반 토막이 난 부모의 재산을 형제와도 나눠야 하니 말이다.


(그래서 부모로부터 받은 부를 지키려면, 그 자녀들 역시 엄청난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래서 부자들이 더 열심히 사는 거다.)


교육의 세습에는 세금이 매길 수가 없는데, 부모로부터 받은 교육은 무형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교육은 값비싼 사교육이 아니다.)

특히 언어와 감각에 대한 교육은 아이가 어릴 때일수록 좋다.


제2외국어

과학자들은 10세가 되기 훨씬 전에 학습을 시작할 것을 권한다. 또한 관심 있는 언어를 쓰는 국가에 머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회적 교감보다 중요한 건 없기 때문이다. 언어학습은 이를수록 좋다. 문법 학습을 위한 뇌 가소성이 사춘기가 끝날 때쯤이면 현저히 줄어든다.


나는 알파벳도 중학생이 되어서야 겨우 쓸 수 있었고, 안되는 머리로 시골에서 인강을 들으며, 겨우겨우 영어 문법과 단어, 읽기, 듣기를 수능을 목표로  공부할 수 있었던 수준이었다.


운이 좋게도 20대 중반에 영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고, 다행히 현재는 영어로 미팅을 하고 그 외 업무를 진행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우리 세대는 너무나 오랜 시간과 자원을 '영어'를 익히는데 쏟아부었다.


내 나이 또래 누군가의 가족은 할아버지 세대 때부터 제2외국어를 구사했다. 그 자녀들 역시 좋은 교육 아래 제2,3의 언어를 습득했을 확률이 높다면, 도대체 나와는 몇 년에 걸친 교육의 차이가 있는 것인가.


나는 최근 태어난 아이들의 상당수가 2,3개국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올바른 교육관을 가지고 적절한 시기에 아이들에게 물적 지원과 정신적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부모에 한해서 말이다.


우리 부부는 잘 준비해두었냐고? 우리가 여러모로 준비가 되었을 때 아이가 찾아왔으므로..

그리고 우리 부부는 아이에게 다양한 자극을 주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실천만이 남은 것 같다.  



모든 연구 결과가 놀랍게도 한 가지 사실로 귀결된다. 즉 어린아이의 환경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면, 그 아이가 더 나은 뇌를 가진다는 것이다.

발달 중인 아이의 뇌에 뭔가 자극을 주는 환경에 노출시키면 그 뇌가 더 많은 시냅스, 더 큰 수상돌기 그리고 더 유연한 뇌 회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우리 아이들의 초기 학습능력을 다양화시켜 주자. 아이의 뇌가 얼마나 멋지게 꽃피우는가 하는 것은 주변 환경으로부터 얼마나 풍부한 자극을 받느냐에 달려있다.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 228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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