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독일 크리스마스 브레드 <슈톨렌>

진묵 김상곤은 그릇을 빚고 아내 한풍루는 음식을 담습니다




안녕하세요.

무주에 서식하는 한풍루입니다.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군요.

오늘 말씀드릴 음식은
독일인들이 크리스마스 한 달 전부터
그날을 기다리면서
한쪽씩 먹는다는 

슈톨렌 Stolle 에요.





지인께서
쿠킹수업을 듣고 가져오신
슈톨렌을 위의 사진처럼 꽁꽁 포장해서
보내주셨어요.

두 개 보내주셨는데 
하나는 정말 하루에 한두 쪽씩 
먹으면서 행복해했고

나머지 하나를 이렇게 올려요.






수중에 뭐 하나라도 들어오면
가족들을 제치고(?)
"작년에 슈톨렌 많이 묵었지? 
부쉬드노엘도 먹어 본 맛이지?"

이러시면서 주변에 퍼주는 언니,
잠꾸러기 리즈쿡님께서
정성껏 만들고 포장해서 보내주셨어요.






슈톨렌을 받고서
언냐, 나 한 번도 먹어 본 적 엄떠여~~

살짝 당황하는 온니 ㅋㅋㅋ

제가 무주에 내려온 지 5년 되었고
슈톨렌의 인기는 3년 즈음 되었을까요.

제게는 이름만으로도 신기한 브레드라
어학사전에서 독일어로 검색을 해 보고
숭내도 내 보았지요.






아, 뜯기 아까버라~ 그져..

그들의 크리스마스는

이렇게 달콤하고 정성 가득한 

브레드로 기다림을 채워가는가 봅니다.





힘든 일이 있어도
삶의 장벽 앞에 서서 두려움이 생겨도

우리 이번 주말은
조용히 속닥여 볼까요.


메리 크리스마스






포장을 풀고 나니
랩으로 이렇게 단단하게 싸신 것을
볼 수 있어요.

이 브레드가 12월 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먹는 빵이라서
건조해지지 말라고 그러신 듯하고

겉에 슈거파우더를 듬뿍 뿌리셨을 테니
흐트러지지 말라고 포장하신 듯해요.

정성이져~~ 그져^^







랩을 조심스럽게 풀고 또 풀고 나니
이렇게 큰 덩어리의 슈톨렌이라는
브레드가 들어 있었어요.

안녕, 처음 만나는구나.

네가 요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독일 크리스마스 브레드라지~~






요리보고 조리보고,

럼주에 충분히 절인 건과일이 듬뿍,
밀가루와 견과류가 반반 들어간다는

게다가 마치판 mazipan 이 가운데 있어서
먹는 즐거움을 더한다는 브레드,

한국에서는 마지판이라고 하는데
독일사는 온니가 그거 

'마치판' 이라고 부르는 거양.

그러셨어요 ㅋㅋㅋ






참 단순한 모양의 
눈이 가득 덮인 듯한 모양의 브레드인데
왜 이리 설레지요.







칼로 얇게 썰어 보았어요.

슈톨렌 하나는 래핑이 되어 있는 상태로 
잘라서 단면을 다시 랩으로 잘 포장해서
조금씩 먹었어요.







빵 안쪽을 보시겠어요.

가운데 갈색이 마지판이라고 부르는데
유럽에서는 초콜릿만큼이나 사랑을 받는
아몬드 페이스트라고 해요.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는
이 마지판을 다양한 용도와 모양으로
만들어서 먹는다고 하는데요.

쫀득쫀득한 달콤함에 아몬드 향이 가득해서
아휴~~ 정말 마지판만 계속 먹으라 해도
감솨함다, 를 외칠 것 같아요.

아몬드 그리고 아몬드 기름,
설탕이 만나서 새로운 맛과 향이 나는 게
마치판이라고 해요.







그리고 빵 부분은요,

럼주에 충분히 절여진 건과일 덕분에
향기롭고 매혹적인 맛이 나며
일반 발효 빵보다는 살짝 단단한데

신기하게도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촉촉하고 쫀득하니 식감이 아주 좋아요.







술을 전혀 못 먹는 체질이라
알코올을 멀리하는데요

이렇게 럼주향이 독특하게 
입안에서 확~~ 퍼지는 빵을 먹으니
술을 먹지 못하는 서러움이 
모두 달래졌어요. 

히잇! 

맛만 럼주향이 나고 알콜이 날라가서
저 같은 분들도 드실 수 있어요^^






고맙습니다.

알라뷰 하트 뿅뿅이에요.
시골 아줌마 슈톨렌 처음 먹어 보고
<감동 + 감사 + 기다림>을
깊이 느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빵이 이렇게 
맛이 좋을 수 있다니 신기해요.

그리고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어서요.
아껴 먹기에 좋아요.







주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혼란스러움과 갈등,
그리고 힘듦이 있겠지요.


이번 주말만큼은 좋은 마음을 앞세워
행복한 시간을 함께 했으면 해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음식 담는 한풍루


그릇 빚는 진묵




매거진의 이전글 부쉬 드 노엘 Buche de Noel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