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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Nov 26. 2024

어떤 놈이 69시간을 이야기해서 욕을 했었는데

[천상잡부] 지금 이럴 때인가 아닌가?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69시간 웃기고 있다는 소리를 한 적이 있다. 제목이 생각이 안 나서 찾는데 한참 시간이 걸렸다. 한참 오래전 나의 옛날을 떠올리는 기억으로 보면 이건 아니다 싶다. Worl & Balance는 기준이 없고, 각자 나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니 이런 논쟁은 더욱 하고 싶지 않다.


https://brunch.co.kr/@khorikim/1105


 그런데 아침부터 사무실에 갔다가, 베이비 시터답게 얼라들 해야 할 것들을 아침부터 정리하고 미팅에 갔다. 아니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에 출몰하자마자 비인가 우박인가가 막 떨어진다. 얼른 편의점에 가서 우산을 샀다. 올해 몇 개를 샀는지 편의점 우산 장사를 나갈 판이다. 주인님이 그동안 많이 버리고 다니더니 이젠 편의점 우산을 모으냐고 타박이 심하다. 6-7개를 보면 나도 한심하지만 추운데 비를 맞을 수는 없지. 우산을 사서 걷는데 이젠 강풍이 몰아친다. 우산으로 비를 막으면 전진이 어렵도다. 그렇게 어렵게 미팅 장소에 도착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즐거운 소식도 있고, 답답한 소리도 나온다. 


 팀장 녀석이랑 지난주 이야기를 하다 보니 지난주 연차낼 때 일처리를 다해서 한가할 줄 알았는데 연차내고 죽는 줄 알았다고 푸념을 한다. "야~ 너도 나랑 똑같더구먼. 사무실만 나가면 없던 일이 마구 몰려온다"라고 했다가 오히려 잔소리만 바가지로 먹었다. 췟.. 나 보고는 그러니까 밖으로 나가라고 잔소리할 때는 언제고. 사람은 상황이 바뀌면 생각이 바뀌기 마련이다. 말해 뭐 해.


 조금 일찍 집에 보내고 메일을 봤더니.. 할 말이 없다. 오늘 내 생일인가? 연락도 잘 안 하던 것들까지 싹 다 모여서 메일을 잔뜩 보내왔다. 하나하나가 쉽게쉽게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 본사 베이비는 완료했다고 좋아하더니 시험지로 치면 앞장만 풀어왔다. 뒷장은 어쩌라는 거야??? 그래도 전화하면 참 씩씩하다. 짜증이 나다가도, 나이에 애들하고 일하는 것도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해봐야 늙는 속도만 빨라진다. 인생의 시계는 손목시계처럼 일정하게 흐르지 않는다. 양자역학 개뿔 동시에 미래, 현재, 과거에도 존재할 거 같지만 개뿔이다.


 톡방에 "삼촌 죽었다"라고 남기고 집에 가서 쉬기로 했다. 11월 출장부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난주도 근무시간이 70시간이 넘는 거 같다. 예전 같으면 '아이고 죽겠다'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앞선다니까. 이 나이에 이럴 때가 아니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메일 정리를 다 했다는 거지. 이번주도.. 하여튼 거시기하다. 


 이 와중에 우리 훼장님 엉아는 전화가 와서 "야!! 내가 오늘 스님한테 물어봤는데 너네 엄청 잘된다다 ㅎㅎㅎㅎ".. 아이고 쒼이 나셨네.. 요즘 역술, 무속, 종교 대통합시대도 아니고.. 일 끝냈으니 자야겠다. 하여튼 일만 하는 것은 별로다.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고 다른 것도 해야 한다. 그렇다가도 인생은 해도 지랄, 안 해도 지랄, 하면 더 지랄이지.. 에잇 잠이나 자야겠다.


#넋두리 #근무시간 #천상잡부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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