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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니스타 Jul 26. 2024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아가는 나를 칭찬해

프리랜서 일상


월화수목목목...

프리하게 일하고 싶어서 프리랜서를 선택한 게 아니었던가.

이번 한 주는 내가 만든 스케줄에 내가 옥죄인 한 주였다.

월화수목 4일을 빠듯하게 보내고, 하루에 2~3개 스케줄이 있던 날은 집에 들어가자마자 기절했다.


그렇게 바쁜 한 주를 보내고 목요일 저녁, 집에 왔는데 거실에 빨래가 널브러져 있다.

남편은 출장 갔고 나 밖에 할 사람이 없다는 걸 안 순간 피로와 함께 짜증이 몰려왔다.

'그냥 두면 되지 않나'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 들어 정리가 안 된 상태를 보고 있으면 내 정신도 어지러워지는 것 같아서 바로바로 치우는 편이다.

순간 짜증이 나서 거실 바닥에 철퍼덕 앉아서 수건을 한 장 한 장 개키는데 '아 맞다. 나 내일 쉬지?' 라는 생각이 들며 거짓말처럼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1초 만에 뒤바뀌는 내 감정에 '참 단순하다' 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빨래를 개키는 내내 상상했다. 내일의 내 모습을.


넓은 통창이 있는 카페에 앉아
여유롭게 책을 읽으며 시원한 카페라테를 마시는 내 모습



프리랜서가 된 이후 혼자 스케줄을 계획할 때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온전히 쉬는 날로 비워놓자고 생각했지만 쉽지 않았다.

일과 미팅이 몰아닥치면 분산이 어려워져 한 주가 꽉꽉 채워지고, 주말에 가족모임이라도 있을 땐 한 주간 휴식이 없었다. 노는 것도 힘들다는 어른들 말이 맞는 말이다.


 한 주가 바쁠 땐 주말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남편과 집 근처 마트에서 장 보고 집에서 맛있는 거 해 먹으며 넷플릭스 보는 게 진짜 휴식이다. 언제부터 내가 이런 휴식을 좋아했었나 싶지만 부부는 닮아간다고 나도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불안하고, 게으르다는 생각이 들며 한심하게 느꼈던 과거의 나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마흔이 넘고 어느 순간부터 진짜 휴식은 소파에 누워 사랑하는 사람과 넷플릭스만 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에너지가 채워진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애니웨이,

이번 주 금요일은 여유 있는 나만의 시간으로 저녁 요가 스케줄 외에는 비워둔 상태이다. 평소보다 2시간 늦게 일어나서 집 정리를 마치고 카페 오픈 시간에 맞춰 9시에 들어왔다.


어제 상상했던 그대로다.


날이 좋아 하늘에 구름이 선명하게 보이고, 통창이 있어 개방감이 있으니 휴식하는 기분이 든다.

이른 아침이라 아직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 적은 인원으로 시끄럽지 않은 공간 분위기도 좋다. 나는 좋아하는 카페라테를 주문하고, 북서포터즈 활동으로 플랜비디자인 도서를 챙겨 와서 읽고 있다.

그 어떤 휴가보다 더 휴가 같은 기분이 드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좋다.



요즘 맡고 있는 조직에 대해 여러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떠올라서 끄적끄적 대며 사색을 하기도 하며 내가 만들어놓은 시간 속에서 즐겁게 널뛰고 있다.


시간도 생각도 자유로울 수 있는 이 순간이 좋고, 이렇게 하루를 비운 나를 칭찬한다.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일을 습관처럼 하려고 노력하면 하루하루 감사하지 않을 날이 있을까.

오늘이 이토록 행복한 감정이 드는 이유는 아마도 월화수목 4일간 엄청나게 바쁜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나를 믿고 일을 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한 마음을 가진 나에게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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