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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 Apr 11. 2023

벚꽃이 지더라도 우리에겐  더 많은 날이 남아있다.

4월의 해피엔딩

 일주일 간의  짧은 봄꽃 소풍이 스치듯 지나갔다.  아직은 쌀쌀하기만 한 아침 날씨와 매년 3월이면 찾아오는 학기 초 증후군인  만성피로로 하얗게 차오른 4월 이야기를 나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곧 간판을 내린다니.  이렇게 억울할 수가... 올해는 더욱이 벚꽃의 만개 시기도 빨라져 4월 나들이를 채 계획하기도 전에 벚꽃엔딩이 되어 조금 아쉽긴 하다.

나의 성향상 유난스럽게 사람들 복작복작한 핫스팟으로 정성스럽게 꽃구경을 다닐 생각은 추호도 없고, 날씨 좋은 어느 새벽, 조용한 아침 운동 길에 흩날리는 벚꽃 잎에  좋은 노래 한 곡 감상하며 커피 한 잔하고 들어오면 그걸로 충분.


매년 짧게 지나가는 이 시간을 나만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고 투덜 되지 말자.  오래전 내 기억 속의 다양한 벚꽃 추억의 유통기한은 여전히 유효하니까.


벚꽃 잎이 모두 떨어질 때쯤 우리의 낭만을 채워줄 또 다른 것들을 찾아 부지런해지길 나와 그대를 알기에 나 역시 2023년의 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일상 속 내가 걷는 길 위에 작고 이름 모를 것들의 '예쁨'을 알아가는 중이다. 예전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작은 꽃들도, 평화로운 풍경도 이제 조금 더 친해지고 싶다. 습관적으로  불안과 우울과 초조함을 잊기 위해  손에서 놓지 못하던 휴대전화가  내 일상의 사유와 평화를 해치는 것 같다.


조용히 혼자 걸으며 눈으로 바라보고. 마음으로 사유하고. 내 현실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의미 있게 바라보려고 노력한던 그 시간이 소중하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마음에 조바심만 가득 채우며

수 초의 찰나...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을 수십 번 상기하지 말고, 따뜻한 햇살에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쌉싸름한 커피 한 잔과 4월을 즐겨보자.  4월의 해피엔딩이 얼마남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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