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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빈 Dec 25. 2018

포용한다,
나의 삶은 영원하지 않으므로


유튜브를 보면 다양한 주제의 반응 동영상이 있다. 영상은 대부분 출연자에게 생소한 무언가를 접하게 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중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의 경우, 대체로 자신이 속한 익숙한 문화의 잣대를 기준으로 새로운 음식, 문화를 판단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미로 만든 콘텐츠들이지만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다른 문화에 대한 호불호를 구분하는 인간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시라고 생각한다.





20대 초반의 나는 부정적 반응으로 새로움을 대했던 유튜브 영상 속 사람들과 다르지 않았다. 무의식적으로 내 경험을 잣대로 여러 가지 상황을 판단하고 생각했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기질을 바탕으로 다양한 성장배경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모든 생각이 일치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은 것이 당연했고 관계에서 자주 피로감을 느꼈다. 너무나도 명확했던 나의 기준 밖으로 벗어나는 생각을 접하면 불편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폐쇠적인 사고 습관이 내 삶의 행복도를 떨어트린다는 생각을 한 것에 정확한 계기는 없었다. 다만, 30대로 접어드는 문턱에서 자연스럽게 타인의 경험과 가치관을 인정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내 삶은 많은 부분에서 전보다 자유로움을 느낀다.  





나만의 경험 속에 갇힌 생각에서 벗어난 후, 대화를 통해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삶의 지혜를 얻는 순간이 많았다. 다양한 경험을 통한 성장은 어린 시절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성인이 된 후에도 유효했다.


한 사람이 마주할 수 있는 경험은 한정적이다. 만약 삶이 영원하다면 수많은 경험을 직접 하고 깨달음과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필요한 때에 필요한 경험과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의 책이나 영화, 다큐를 통해 간접적인 경험을 하고 지식과 지혜를 얻으려 한다. 쉽게 부정적인 마음을 갖게 하던 나만의 기준에서 벗어나 포용적인 삶의 자세를 택한 후 타인과의 대화 속에서 많은 배움을 얻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서로가 접하지 못한 경험의 역사가 있고
이를 통한 각자의 지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타인을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관점을 접하고
삶을 대하는 시야를 넓힐 수 있다.



더불어 이러한 포용적 삶의 방식은 타인의 가치관과 의견을 편견 없이 바라보고, 관계를 편안하게 대하는 여유 또한 갖게 해 주었다. 자신의 경험을 기준으로 판단하려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인간의 사고 흐름이다. 과거 서양 학자들이 유럽 사회를 기준 삼아 비유럽 사회를 과소평가하는 견해를 지속적으로 밝혀 온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우리가 그 자연스러운 사고의 흐름을 인식하느냐와 그렇지 않느냐가 중요하다. 이 차이는 앞으로 각자가 삶과 관계를 대하는 태도에 큰 차이를 가져올 것임을 확신한다.




보빈

Designer · Illustrator


Email : mia.bak03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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