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라는 소설이 요즘 인기다. 저자 이미예 작가의 인터뷰를 먼저 보고 호기심이 들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작가는 이공계 출신이다. 엔지니어로 일 하다가 소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직접 크라우딩 펀딩을 시도했다. 펀딩 액 목표의 무려 1812%를 초과하며 펀딩에 성공하여 이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
작가는 그전에 웹소설 플랫폼 글을 올려 보았으나 조회수가 10도 안 나오는 굴욕을 맛보았다고 했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에 언제나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구상했고, 드라마나 영화 등을 보며 왜 재미있는지를 분석했다고 한다. 그 결과가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라는 책이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현재까지 11만 부나 판매되었다. 정식 등단을 한 것도 아니고, 웹소설 플랫폼에서 처참한 결과를 맛보았던 작가가 지금은 최고의 베스트셀러 소설 작가가 되었다. 판타지를 쓴 작가처럼, 작가의 과정 또한 판타지 한 셈이다.
사실 나는 판타지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해리포터도 늘 읽어야지 하면서도 아직 읽지 못했고 영화로만 보았다. 그런데 작가의 독특한 이력에 호기심이 생겼고, 단행본이기에 수월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책장을 펼치게 되었다.
꿈 백화점이라는 책 제목처럼, 꿈을 파는 상점을 통해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담은 책이다. 꿈을 산다. 그리고 그 꿈을 꾼다. 독특한 발상임에 틀림없다.
사람들은 이루지 못한 자신의 바람을, 자는 동안 꿈에서라도 맛보고 싶어 하고, 그리워하는 가족, 연인 등을 꿈에서라도 만나보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꿈이 만족스러우면 그제서 야 꿈에 대한 가격을 지불한다.
페니라는 주인공은 달러구트가 운영하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입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들 페니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어찌 보면 어른들을 위한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다.
사실 보통의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서사의 구조는 없다. 위기가 생겨나고 그것을 해결하려 노력하고 고군분투하며, 결국 갈등을 벗어나게 되는 그런 식의 구조로 전개되지 않는다.
이야기는 평이하고 잔잔하게 흘러간다. 자극적이고 파격적인 이야기에 익숙해져 있는 요즘의 우리는 더욱 그렇게 느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평온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를 읽으며 느낄 수 있는 힐링이 있다. 자극적인 요리가 아닌, 담백하면서 건강한 맛이 나는 요리라고나 할까.
외국 소설을 읽는 듯한 번역체의 문장과 대사. 해외로 수출되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몇몇 나라와 판권 계약을 했다고 한다.
위에서 말했듯 작가 역시 과거에는 아무도 자신의 글을 봐주지 않는 굴욕을 겪었다. 하지만 지금은 첫 데뷔작이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는 작가가 되었다. 판타지 하다.
어쩌면 책의 이야기보다, 작가의 이야기가 더욱 판타지스럽다.
오랜 시간 동안 창작에 대한 작가의 갈망과 직접 크라우딩 펀딩을 시도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려는 노력이 드디어 빛을 발한 것이다. 작가의 집념과 용기 있는 행동에 존중을 표한다.
현재 달러구트 꿈 백화점 속편을 쓰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작가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