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겠지'라는 말은 절대로 괜찮지 않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문제를 만난다. 문제는 파도처럼 온다. 이 문제가 끝났나 싶으면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난다. 그래서 인생은 문제 해결(trouble shooting) 과정이고 나는 문제 해결자(trouble shooter)다. 내 앞에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느냐에 따라 내 인생은 성공과 실패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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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심지어 거액의 비용을 지불하기도 한다. 수많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 때로는 변호사를 고용해야 하고 때로는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 어쨌든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제가 생길 소지를 아예 없애는 거다. 소위 유비무환(有備無患)이고 거안사위(居安思危)다. 왜 내 인생에 원치 않는 문제가 생기는 걸까. 사실은 내가 문제를 만들고 있다. ‘괜찮겠지 뭐'. '뭐 별일 있겠어?'라는 문제 불감증 때문이다. ‘괜찮겠지 뭐~’라고 생각하는 순간 뱃살은 점점 늘어나고, 통장 잔고는 점점 줄어들고, 어느새 시험 날짜는 다가온다. 평소 건강관리에 힘쓰지 않으면 병이 생길 수 있는 데도 식이요법이나 운동 습관을 갖지 않는다. 또 저축을 하고 재테크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후일 경제적 곤란을 겪으리라는 게 쉽게 예상이 되는데도 흥청망청 살아간다.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시절 공부를 소홀히 했다면 사회가 원하는 지적 능력을 갖추지 못해 양질의 일자리를 갖지 못할 수 있는 데도 놀기 바쁘다.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도 마찬가지다. 큰 문제가 생기기 전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를 사전에 제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는 재앙(화이트 스완)으로 번질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같은 블랙 스완이야 어찌할 수 없지만 화이트 스완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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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이라고 들어봤을 것이다.

1931년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Herbert William Heinrich)가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밝힌 법칙이다. 하인리히 법칙은 1:29:300법칙이라고도 부르는데, 즉 큰 재해와 작은 재해 그리고 사소한 사고의 발생 비율이 1:29:300이라는 것이다.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힌 것으로,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 일정 기간 동안 여러 번의 경고성 징후와 전조들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다시 말하면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사소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이를 면밀히 살펴 그 원인을 파악하고 잘못된 점을 시정하면 대형사고나 실패를 방지할 수 있지만, 징후가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방치하면 돌이킬 수 없는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


하인리히 법칙은 원래 노동현장에서의 산업 재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사실이지만 지금은 각종 사고나 재난, 또는 사회적·경제적·개인적 위기나 실패와 관련된 법칙으로 확장되어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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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더 나아가 美 행동경제학자 댄 히스(Dan Heath)는 그의 저서 [업스트림]에서 "문제는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 것(수습)은 다운스트림 사고이고, 반복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것(해결)은 업스트림 사고라고 정의했다. 하류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여러 번 또는 반복적으로 노력을 해야 하니 몸도 마음도 피폐하고 성과도 낮지만 상류에 올라가서 보면 문제의 소지를 원천 봉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중견기업 임원으로 재직 시 영업본부장으로 오래 근무했다. 그때는 어음 거래란 걸 많이 했는데 이게 부도가 나서 기업의 손실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내가 영업본부장을 맡았을 때 전 영업사원에게 모든 거래처의 채권관리를 재점검하게 했다. 원칙은 딱 하나였다. 해당 거래처가 부도가 난다면 어떻게 채권을 회수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부도를 전제로 채권회수 대책을 세우는 거였다. 이후 직원들이 부산하게 대책을 세우게 됐고 그 결과 부도율이 종전보다 3분의 1로 줄었던 경험을 했다. 처음에 내 지시가 있었을 때 많은 영업사원들이 불만을 제기했다. 이랬다가는 거래처 다 떨어져 나간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1년 정도 지나 부도율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을 경험하면서 그들도 내 생각에 동의하게 됐다. 그렇다. 선제적, 예방적 대응이란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다. 사고가 터진 다음에 뒤따라 수습하는 후행적 대응이 아니라 만약 대형 사고가 터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가설을 세워놓고 미리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 위기 대응은 지나친 것이 아니 함보다 낫다.


'괜찮겠지'라는 말은 절대로 괜찮지 않다. 이 단어는 머리에서 지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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