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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결정체를 보다

일본 크루즈 여행을 마치고...


'사랑의 결정체를 보다'


50년 지기 고교동창 4 부부가 5박 6일간(24.6.3~8) 크루즈를 타고 일본을 다녀왔다.


이번 크루즈 여행은 기항지(하코다테/아오모리)도 별로 알려진 곳도 아니고 배 안에서 온전히 4일을 보내야 해서 썩 내키지 않은 프로그램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나의 30년 여행 경력을 통틀어 그 어떤 여행보다도 감동적인 여행이었다.


이번 여행은 오랫동안 투병 중인 아내를 데리고 10년 넘게 1년에 한두 차례씩 해외여행을 다니는 친구가 기획했다. 휠체어를 타는 그녀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요양보호사와 운전기사도 동행해야 하고 이제는 비행기를 타고 다니기도 힘든 정도로 병이 깊어졌다.


처음에 친구가 이번 여행을 제안했을 때 이제 자기 아내는 더 이상 치료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하면서 절친인 우리들과 함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여행을 떠났으면 좋겠다고 하길래 그 자리에서 다들 오케이 했다. 프로그램이 좋고 나쁘고를 묻고 따질 입장이 아니었다. 각자 개인적인 사정도 있고 특히 나 같은 경우는 한 달 전에 열흘간 시드니 여행을 다녀온 뒤라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았지만 만사 제쳐놓고 가리라 결심했다.


막상 여행이 시작되자 그녀의 동선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힘들었다. 특히 일본은 버스 입구가 좁아 휠체어에서 그녀를 내려 업고서 계단을 오르내리며 의자에 앉히고 내리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 우리는 그들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지만 업어서 옮기는 사람은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이 보일 정도였다. 친구는 전혀 인지능력이 없는 아내에게 다가가 얼굴을 만지고 뺨을 부딪치며 큰 소리로 "잘했다" "수고했다"를 연발하였다. 친구의 모습에서 가슴 찡한 감동을 느끼면서 혼인 서약서를 떠올렸다.



"건강할 때나 병약할 때나, 부유할 때나 가난할 때나 부부로서 도리를 다하겠다"라고 서약했던 내용말이다. 부부 사이가 좋을 때, 건강할 때, 부유할 때 배우자에게 잘하기는 쉽다. 그러나 혼인 서약의 진정한 의미는 그렇지 않을 때 최선을 다하라는 약속이다. 그렇다. 친구는 혼인 서약을 너무도 충실하게 지키고 있었다. 우리는 고작 6일간 지켜봤지만 그 친구는 15년째 이렇게 하고 있었다.


남들은 내 친구가 돈이 많아서 그런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무리 돈이 많아도 나는 그렇게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내가 아는 몇몇 남편들이 아내가 아플 때 어떤 행동을 했는지 떠올랐다.


여행 마지막 날 각자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그 친구가 했던 얘기가 돌아오는 배 위에서 파도 소리와 함께 내 귓전에 계속 맴돌았다. 

"매일 사랑하라"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


내 인생 최고의 여행이었다^^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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